<韓日 및 日中 정상회담 모두 성사>, <모두 불발>, <韓日 성사,
日中 불발>, <韓日 불발, 日中 성사> 중, 최악인 네 번째 상황이
이번 APEC에서 전개된다. 韓中정상회담은 빈번한 실시로 인해
이미 중요한 변수가 아닌 상태다.

평생 원수로 지낼 것 같았던 日本과 中國이, <양국관계 개선에
관한 문서>라는 것에 합의했다. 그 내용은 전부, <호혜관계
형성에 '노력한다'> <정치문제 해결에 '약간의 의견일치를 봤다'>
<돌발사태 예방에 '힘쓴다'> <지속적 신뢰형성에 '노력한다'>는
式으로 획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두 나라간 정상회담을 위한
명분을 하나 만들어 낸 것뿐이다. 中國이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평소 日本에 대해 강경하게 내걸었던 <센카쿠 제도의 분쟁지역
인정> 및 <야스쿠니 불참 약속> 관련 내용은 전혀 없다.

우리보다 크고 힘 센 中國도 이렇게, 아베 수상이 정상회담 한 번
하려는 것 때문에, 자신(中國)이 내건 두 가지 조건(센카쿠,
야스쿠니)을 日本內 국민여론 등을 무시한 채 들어주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점을 알고 타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韓國의 지금 같은 완고한 패러다임이 계속된다면, 韓日간 정상
회담은 평생 없을 것이다.

특사나 친서 등 여러 방법을 써가며 韓日정상회담을 원했던 日本
측의 자세는 앞으로 양상을 달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日中
정상회담이 이번에 성사가 안됐다면 상황은 이전 그대로겠지만,
일단, 이번에 日中정상회담이 확정된 상태이므로 日本에 있어
韓日 정상회담이 갖는 상대적 가치는 향후 확 낮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번에 물꼬를 튼 日中정상회담은 향후 다양한 형태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이미 大魚(日中정상회담)를
손에 넣은 日本 입장에서 韓日정상회담에 대한 미련은 사실상
소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뼈아픈 것은, 韓美日 공조 균열의 책임소재가 거의 가려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사나 친서 등 다양한 노력을 해 온 日本과,
온갖 이유들(위안부, '그냥 만나면 무의미' 논리 등)을 들이대며
거부하는 韓國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뻔한 답이 나오는
상황이다. 韓國을 보는 美國 행정부 등 우방의 시각이 급속히
싸늘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 또한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

大魚(日中정상회담)도 손에 넣고, 韓美日(한미일) 공조 균열의
책임으로부터도 자유로운 日本은, 향후 韓國에 대해, <관계개선
원한다>는 式의 단순한 레토릭 발신 정도의 태도만 보일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하고 싶으며 하고, 말고 싶으며 말라>는 式이 될
우려가 크다. 최악의 경우 남은 것은, 美國의 압력 등에 떠밀려
굴복하듯 韓日정상회담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의
전개다. 주도적으로 하는 것과, 밀려서 하는 것과의 차이는 크다.
이는 향후 韓國이 발휘할 외교적 영향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親中反日의 기치를 자신있게 내걸고 출발한 朴槿惠 정부의 현재
域內 외교 성적표는 이렇게 낙제 수준이다. 韓國은 韓日정상회담의
수락을 통해 얼마든지, <韓日中>이라는 메이저 리그格 외교를
전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日本에 대한 완고함
때문에 좋은 찬스를 다 무위로 돌린 나머지 현재의 안타까운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다. 韓國은, <韓日中>이라는 메이저리그로의
편입을 스스로 걷어차고, <日中>이라는 他人끼리의 메이저리그
형성(복원)을 허락해 주는 바람에, 이제 域內에서는 주로 <韓中>에
한정된 마이너리그格 외교를 해나갈 수밖에 없는 중대한 외교적
실패를 초래한 것이다.

日中간 합의문서 및 양국정상회담에 따라, 향후 中國이 이전같이
강경하게 日本을 역사문제로 몰아붙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역사문제로 中國과 공조하여 日本을 공격한다는 韓國의 철석 같은
믿음에 큰 차질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日中간 정상
회담을 계기로, 만약 기존의 韓國과 中國 간 공조에도 악영향이
생기면 韓國으로서는 매우 곤란한 국면을 맞을 수 밖에 없게 된다.

① 한국과 친하고, 북한과 보통이고, 일본과 좋아지는 <中國>
② 북한과 대화하고, 중국과 좋아지는 <日本>
③ 중국과 보통이고, 일본과 대화하는 <北韓>
④ 중국과 친한 <韓國>

이 넷 중, 누가 과연 域內에서 가장 큰 고립국면에 처해 있는 상
태냐 하는 것은 누구라도 금방 알수 있다. 日本에 대한 과도한
반감이 결국 大韓民國 전체의 위상을 이렇게 망가뜨려 놓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反日을 기치로 내건 朴槿惠 정부가 불과
2년도 안되는 사이에 만들어 놓은 韓國의 안타까운 모습이다. 우리
역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중요도나 비중이 극히 미미한 '위안부
이슈'에 국가 리더들이 非상식적으로 과도하게 집착한 결과 치고는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해 보인다.

외교 라인 등 리더들은, 주변 정세를 눈 똑바로 뜨고 잘 살펴,
속히 大韓民國이 헤쳐나갈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 리더라면
당연히 이러한 의무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무와
책임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의 리더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非이성적이고 상식에도 맞지 않는 집착(反日, 위안부 올인)부터
버려야 한다. '집착'이 '나라 발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