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억울함이여)
농사를 짓고도 농민들은 1그램의 분배도 못 받는다. 가을이 되기 시작하면 군대가 들어와서 총을 쥐고 걷어간다.
땅을 치며 운다
땅을 가꾸고도
그 땅에서 쌀 한 알 못 털어낸 농민들이
근심에 운다
가을은 분명 가을인데
배 속에서 쪼르륵 쪼르륵
등가죽, 배가죽 말리는 소리
이렇게 온 한 해를
가족과 함께 버텨야 할 텐데
기가 막히다
봄부터 가을까지
허리 한번 펼 새 없었건만
농민이 가을하기 전
먼저 흩어가는
시퍼런 총 쥔 도둑떼여
사정이 없다 그 자들은
소출이 안난 땅에서
사서라도 그 쌀을 메우란다
하늘도 무심하지
기가 막히다 이 나라여
내 땅이 내 땅이 아닌 무자비한 나라여
농민의 억울함이여
차라리 농민이 되지 말고
논밭의 개구리가 되면 어떠랴
논밭에 달려든 송충이 같은 놈들은
혀 밑으로 싹싹 녹여내는
그래서 쌀 밭을 흐뭇하게 지켜 볼 수만 있다면
탈북여성의 고발詩㉖<농민의 억울함이여>봄부터 가을까지/허리 한번 펼 새 없었건만/농민이 가을하기 전/먼저 흩어가는/시퍼런 총 쥔 도둑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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