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기록하며 역사를 만들어간
月刊朝鮮 300호(2005년3월호)의 50大 특종과 심층취재>

1. 1984년4월호: 심층취재/KAL에 칼을 댄다
2. 1984년6월호: 李龍文·朴正熙의 李承晩 제거 계획
3. 1984년7월호: 특종/安斗熙 인터뷰
4. 1984년8월호: 對北밀사 鄭洪鎭증언: '심야에 만난 金日成'
5. 1984년11월호: 한국 자동차 알고는 못탄다
6. 1985년5월호: 實錄·釜馬사태(상)-金載圭최후의 나날들(하.6월호)
7. 1985년7월호: 광주사태 특집
8. 1985년12월호: 「미스터리 인물」 李厚洛 연구
9. 1986년2월호: 한국내 미 CIA 연구
10. 1986년12월호: 李厚洛 최초 인터뷰
11. 1986년12월호: KAL007, 최후의 목격자
12. 1987년9월호: 鄭昇和 인터뷰-10·26에서 12·12까지
13. 1987년12월호: 12·12-장군들의 밤
14. 1988년3월호: 심층취재/국가안전기획부
15. 1988년5월호: 추적·全斗煥의 금맥과 인맥
15. 1988년7월호: 공수부대의 광주사태
16. 1988년11월호: 張世東 인터뷰
17. 1989년3월호: 李穗根은 간첩이 아니었다
18. 1989년6월호: 6·29선언은 全斗煥 작품이었다
19. 1990년4월호: 한반도의 핵게임
20. 1990년12월호: 목탄차로 달리는 공화국
21. 1992년1월호: 全斗煥 육성증언: 6·29선언 전야
22. 1992년10월호: 서울에 잠입한 북한공작지도부 수사 내막
23. 1993년1월호: 하나회 명단공개
24. 1993년3월호: 金泳三의 정치자금 내막
25. 1993년5월호: SBS의 위험한 오보-張俊河는 타살되지 않았다
26. 1994년3월호: 러시아를 유랑하는 탈북 벌목공 300명의 운명
27. 1994년6월호: 악마의 포식-북한 정치수 수용소 체험기
28. 1995년9월호: 12·12사건이 녹음되었다(부록 보안사 녹음테이프)
29. 1995년10월호: 金正日 육성고백 녹음테이프
30. 1995년12월호: 라빈 수상 최후의 인터뷰
31. 1996년3월호: 金正日 前妻 성혜림 일가 서방 탈출(녹음테이프)
32. 1996년7월호: 몽골 벨트를 가다
33. 1997년3월호: 黃長燁 망명 특종
34. 1998년3월호: 換亂사건 실록-대통령은 없었다!
35. 1998년8월호: 宋斗律은 북한노동당 정치국 비밀후보위원이다
36. 1998년10월호: 이승복 소년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는 있었다
36. 1998년11월호: 崔章集위원장의 충격적인 6·25觀
37. 1998년6월호: 盧泰愚 육성증언
38. 1999년7월호: 한 북한 가족의 멸망사-「아버지, 아 하세요」
39. 1999년8월호: 임철-소연이 자매의 탈북기(육성녹음테이프)
40. 2000년7월호: 납북어부 李在根 구출기
41. 2002년5월호: 현대그룹의 4억 달러 對北 비밀 송금설 추적
42. 2002년10월호: 허원근 일병은 타살되지 않았다
43. 2002년12월호: 현대상선이 200억원 비자금 조성, 정치권에 배포
44. 2003년3월호: 마카오의 對南공작기관 조광무역 계좌로 송금!
45. 2003년6월호: 북한, 윤정희 부부 납치 시인 문서 발견
47. 2003년9월호: 金正日 처제 고영숙 부부, 미국으로 망명
48. 2004년4월호: 국사교과서의 親北편향성
49. 2004년7월호: 김정일, 매제 張成澤 가택연금.
50. 2004년10월호: 김희선 의원의 독립군 가계 의혹 추적

月刊朝鮮의 역사적 역할: '역사를 기록하며 역사를 만들어가다'

=1980년대에는 남한의 정권과 1990년대 이후에는 북한의 정권과 맞서면서 사실의 힘, 독자의 힘, 市場의 힘으로 언론의 자유를 쟁취해간 月刊朝鮮의 사례를 중심으로=

<요약: 한국 사회의 지도층을 主독자층으로 하고 있는, 月刊朝鮮은 심층취재와 특종으로써 지난 25년의 한국 현대사에서 역사적 역할을 수행했으며 큰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1980년대의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月刊朝鮮은 政治秘話와 정부 비판 기사를 게재하면서 신문과 방송보다도 더 용기 있게 권력의 억압에 맞섰고, 대중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신문과 맞먹는 판매부수를 기록하였다. 월간조선과 신동아, 두 잡지의 경쟁적 보도와 판매부수의 확대는 언론자유의 확장을 가져온 動力源이 되었다. 1985년 2.12 총선 이후 민주화 운동이 한국 사회의 大勢가 되면서 두 잡지는 영향력과 판매부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드디어 야당과 여론의 지원을 배경으로 하여 정권의 불법적 판매금지 조치를 포기시키는 데에 도달했다. 1988년 이후의 민주화 시대에 月刊朝鮮은 북한 정권의 인권탄압을 새로운 취재 영역으로 삼아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정부의 탈북자 수용 정책을 유도하였고 기자가 탈북자 구출 활동가가 되기도 했다. 한국은 자주적 근대화에 실패하여 식민지가 된 역사적 경험에서 근대국민국가를 건설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족통일국가를 이룩한다는 역사적 진로를 선택하였다. 月刊朝鮮은 언론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한 언론자유를 활용하여 국가의 이런 進路 속에서 자유민주주의의 확립, 법치의 정착, 反국가 행위에 대한 경계, 교양 있는 시민 양성 등의 역사적 임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언론의 전통과 생리: 권력과의 긴장 관계

한국은 오랜 언론의 전통을 갖고 있다. 유교는 한국에 들어온 이래 많은 文民 지식인들을 만들어내었고 이 지식인들은 권력에 대해 바른 말을 한다는 것을 가장 큰 덕목이자 선비됨의 사명으로 삼았다. 주자학적 이념이 지배했던 朝鮮朝에선 史官이 왕의 모든 말과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했으며 사법기관인 司憲府, 언론기관인 司諫院, 학문기관인 弘文館이 公論을 주도함으로써 궁중정치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말과 글로 무장한 선비출신들이 5백년 이상 집권한 조선조에서는 在野 지식인들이 전국의 書院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士林 세력을 형성하여 중앙의 정치를 견제하였다. 문제는 이런 언론과 여론 기능의 제도화에도 불구하고 그 주장하는 바가 명분과 위선에 사로잡히고 폐쇄적이며 공리 공론에 바탕을 둔 끝없는 권력투쟁으로 흘러 국민과 국가의 발전에 역행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한국적 언론의 전통은 日帝 식민지 시대에도 이어졌다. 1920년에 창간된 朝鮮日報와 東亞日報는 나라 잃은 민족의 魂을 지켜내고 민족의식을 교육하는 중심 기관이 되었다. 當代의 대표적 지식인들이 두 民族紙를 중심으로 모여 들었다. 두 신문은 抗日운동과 민족교육의 센터 역할을 하였을 뿐 아니라 독립한 뒤 국민 국가를 세우고 이끌어갈 인재들을 양성하였다.

국민 교육과 권력 견제

대한민국을 건국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李承晩은 1898년 우리 나라 최초의 일간지 ‘매일신문’을 만들어 언론을 통해서 개화 운동을 펼쳤던 언론인이었다. 일간지를 중심으로 한 이런 언론의 역할-민족 교육과 권력 견제는 건국 후에도 계속되었다. 1960년 4월 학생 혁명은 李承晩 정권을 붕괴시켰는데 그 기폭제는 신문의 정권 비판이었다. 월간지 思想界는 사장 張俊河씨의 지도하에 지식인들의 광장 역할을 하면서 정부 비판과 민주주의 확산에 논리를 제공했다. 언론이 정부를 비판하는 논리의 근거는 미국에서 직수입한 자유민주주의 이념이었다.
1960년 여름 등장한 張勉 내각제 정부가 國政 운영에 실패한 것은 집권층의 新舊派 분렬과 언론의 무책임한 선동적 보도 때문이었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한때 한국의 언론은 주어진 자유를 남용하기도 했었다. 1961년 5월16일의 군사혁명으로 집권한 朴正熙 정권은 언론, 학생, 지식인들과 긴장 관계를 이어갔다. 朴정권은 남북무장대치 상황에서 안보와 경제발전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한국의 현실에 맞추어 정치적 자유를 다소 제한해서라도 조국 근대화와 富國强兵의 목표를 빨리 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언론과 지식인들은 자유민주주의는 신성 불가침이므로 어떤 제한이나 수정도 독재라고 비판했다.
朴정권은 1972년 10월17일 유신선포를 통해서 사실상 독재체제를 공식화하면서 언론자유를 억압하였으나 한국적 전통과 생리에 뿌리를 둔 언론, 특히 신문의 끈질긴 저항은 정치 민주화의 운동과 맞물려 계속되었다. 언론자유가 가장 크게 억압되었던 유신 시대에서조차도 대통령, 정보부, 군대를 제외한 정부와 정책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거의 간섭을 받지 않았다.
與野 대결에서 언론은 야당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당시 민주화 운동의 두 旗手 金泳三과 金大中의 생존과 역할은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언론, 그 가운데서도 신문에 의존한 바가 컸던 것이다. 언론과 야당 정치인의 對정부 비판은 체제를 부정하려는 비판이 아니라 헌법이 규정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강화하자는 방향으로의 비판이었다. 언론과 권력은 적어도 북한 정권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견일치를 보였다.
1979년 10월26일 朴正熙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金載圭에 의해 피살됨으로써 18년간의 朴正熙 시대가 끝났다. 이 대통령 살해 사건의 前奏曲이 된 釜馬사태와 金泳三 의원직 제명을 둘러싼 정치갈등 등 일련의 사태는 언론의 보도가 없었더라면 정권 붕괴의 도화선 역할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1960년의 4월 혁명 때처럼 朴正熙 정권의 종말에도 언론이 큰 역할을 하였다.
朴正熙 정권이 끝나면서 한국에서는 언론 및 정치적 자유가 부분적으로 회복되었다. 한국 언론은 새로운 무대를 맞게 되었고 月刊朝鮮의 역사적 역할이 전개된다. 1971년에 기자생활을 시작했던 필자는, 1983년에 朝鮮日報 月刊朝鮮部에 입사하여 1991년에 편집장이 되었으며(1996년 10월~1998년 7월호 사이에 미국 유학 등으로 편집장이 아니었음) 2001년 2월호부터는 주식회사로 독립한 月刊朝鮮의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필자는 지금부터 月刊朝鮮을 중심으로 하여 시사 잡지의 역사적 역할을 설명하려고 한다.

朴正熙 정권 시절의 정치 秘史

月刊朝鮮은 朝鮮日報에 의해 1980년 4월호로 창간되었다. 그 한 달 뒤 全斗煥 장군의 신군부가 5.17 전국계엄확대 조치를 통해서 집권하여 언론자유를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취재와 편집의 자유가 크게 위축되었다. 정권에 불리한 기사는 쓸 수 없게 되었다. 月刊朝鮮은 오늘의 문제를 제대로 보도할 수 없다면 과거를 밝힘으로써 오늘을 드러내는 우회적 방법을 택하게 된다.
月刊朝鮮은 1982년 3월호에 ‘다큐멘터리 5.16 군사혁명’ 특집을 실었다. 1961년 5월 16일 朴正熙 소장이 주도한 군사 혁명 秘話였다. 이 기사로 해서 그달치 月刊朝鮮이 많이 팔렸다. 그 뒤 10여년간 5.16 군사혁명은 月刊朝鮮과 新東亞 등 시사잡지의 인기 메뉴가 되었다.
1980년 5월에 군사정변을 통해서 집권한 全斗煥 정권은 언론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에 朴正熙 정권 시대의 정치 秘史를 쓰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았지만 부분적으로 허용하였다. 당시 언론 규제는 국가안전기획부와 문공부에 의하여 이뤄졌다. 이 기관은 언론사마다 담당관을 두었는데 月刊朝鮮과 신동아는 주요 査察 대상이 되었다. 이 기관들의 개입으로 잡지의 인쇄를 중단하고 문제 기사를 들어낸다든지 부분 삭제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일단 서점에 배포된 잡지에서 문제 기사가 발견되면 회수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런 법률적 근거를 갖지 못한 이런 언론자유 억압은 정보기관의 권력남용에 의하여 이뤄졌다.
全斗煥 정권은 朴正熙 정권 시절의 秘話 가운데서 정보부, 군부, 朴대통령과 관련된 부정적 기사에 대해서는 게재 금지의 원칙을 정해놓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소재일수록 독자들의 관심이 많고 그런 기사가 실린 잡지는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한다는 것을 체험한 잡지 편집인들은 살금 살금 그 聖域으로 침범해가면서 서서히 규제 조치를 무력화시켜갔다.
1980년대 月刊朝鮮과 신동아 두 잡지가 많이 다룬 朴正熙 정권 시절의 權力秘史는 5.16 군사혁명, 10.26 朴대통령 피살 사건, 尹必鏞 장군 구속 사건, 金炯旭 실종 사건; 金大中 납치 사건 등이었다.

특종 경쟁과 판매 부수 증가가 언론자유 확대의 動力源

1985년 2월12일 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명 야당을 표방한 신민당이 민주화를 熱望하는 국민들의 支持에 힘입어 온순한 민한당을 누르고 제1야당이 된 사건은 한국 사회의 흐름을 민주화쪽으로 크게 돌려놓았다. 정치적 자유를 향한 국민들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한 全斗煥 정권은 정치와 언론에 대한 규제의 고삐를 다소 느슨하게 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변경을 재빠르게 이용한 것이 月刊朝鮮과 新東亞였다. 그때까지 禁忌로 되어 있었던 朴正熙 암살 사건을 기사화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민주화의 열기를 이용한 덕분이었다.
月刊朝鮮이 金載圭 정보부장에 의한 朴正熙 대통령 암살사건, 이른바 10.26 사건을 기사로 다룬 것은 1985년 5, 6월호였다. 안기부와 문공부는 이 기사의 게재를 막지 못했고 月刊朝鮮은 각 호에서 15만부를 넘는 발행부수를 기록했다. 1985년 2.12총선은 민주화를 시대의 대세로 만들었고 이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기자들에 의해서 언론의 자유폭도 확대되었다.
신동아도 한 달 늦게 10.26 사건 秘話를 다뤘다. 朴正熙 정권 심장부 秘話를 향해서 월간조선과 신동아의 筆鋒이 가까이 다가감에 따라 판매부수는 10만 부대에서 20만 부대를 향해 질주했다. 두 잡지는 경쟁적으로 정권이 그려놓은 금지선을 야금야금 먹어가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갔다. 독자들은 全斗煥 정권하에서 현실 정치가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 불만이 컸던 차에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권력투쟁 內幕을 읽으면서 일종의 代理 만족을 구했다. 두 잡지 중 어느 한 잡지가 먼저 聖域을 깨면 다른 잡지는 다음 호에서 그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특종경쟁으로써 언론자유를 넓혀나갔다. 특종경쟁과 시장에서의 판매부수 증가는 언론 자유를 확대시키는 큰 자극제요 동력이었다. 진실을 보도한다는 기자의 정의감과 사명감이 여기에 덧붙여졌다.

광주 사태 보도

1985년 여름 국회에서 야당이 1980년 5월에 광주사태에 대한 무력 진압을 문제삼았다. 이를 계기로 하여 月刊朝鮮과 新東亞는 이해 7월호에 광주사태 특집 기사를 실었다. 月刊朝鮮은 약 130페이지에 걸쳐서 조선일보 사회부의 취재일지, 관계자들의 證言, 취재 기자 좌담회, 의정단상의 광주사태 증언록을 실었다. 그때까지 광주사태에 대한 보도는 금지사항이었다.
큰 쟁점이었던 것은 광주사태의 민간인 사망자가 몇 명이냐 하는 것이었다. 그때 月刊朝鮮에는 광주사태를 현장에서 취재했던 기자가 세 사람 근무하고 있었다. MBC 사회부 기자로서 현장에 파견되었던 오효진 기자(그는 광주 사건을 취재한 직후 계엄사에 구속되고 해직당했다), 국제신문 사회부 기자로서 회사 지시 없이 현장에 갔던 趙甲濟 기자(그는 회사에 항명했다는 이유로 해직당했다), 조선일보 국방부 출입기자로서 현장에 갔던 趙南俊 기자. 이 세 기자가 참여한 좌담회에서는 '공수부대의 강경진압이 시민 봉기를 불렀다, 경상도 기자도 안전했다, 진압군인들이 경상도 군인들이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사망자는 일부 광주 시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2000명설이 아니고 정부 발표를 크게 넘어서지 않는 200명대일 것이다'는 말들도 나왔다. 광주의 일부 단체들이 사망자 숫자에 대한 月刊朝鮮의 내용을 문제삼아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으나 그 뒤의 정밀조사 결과 月刊朝鮮의 추정이 정확했음이 밝혀졌다.
광주사태를 다룬 월간조선과 신동아 7월호는 각각 사상최고의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신동아의 경우 기자와 편집 간부가 기사와 관련하여 군 수사기관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
月刊朝鮮과 신동아의 광주사태 특집은 당시 신문과 방송이 하지 못한 분량과 깊이를 가진 정밀 심층보도였다. 당시 언론자유를 先鋒에 서서 확장시켜나가고 있었던 것이 두 잡지였던 것이다. 독자들의 응원은 판매부수의 폭발적 증가로 나타났기 때문에 두 잡지 기자들은 정권과 맞서기도 하고 정권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면서 달마다 지뢰밭을 지나는 아찔한 쾌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秘話가 숨어 있는 聖域으로 다가갔던 것이다.
月刊朝鮮은 광주사태에 대해서 그 뒤에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1988년 7월호에 趙甲濟 기자가 쓴 ‘공수부대의 광주사태’는 진압부대원들의 심리와 논리를 입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이 사건의 진상을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이 기사는 그해 가을에 국회의 광주사태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인용한 자료가 되었다.

민주화의 熱氣 속에서 최고 판매 부수

月刊朝鮮과 신동아가 치열한 특종 경쟁을 벌였다는 것이 판매부수의 증가와 언론자유를 확대시키는 데 있어서 결정적 기여를 했다. 두 잡지 편집장들과 기자들은 다음 호에 상대 잡지가 무슨 기사를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 신경을 곤두세웠고 예상되는 相對紙의 특종을 앞서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이 강박관념은 기자들을 용감하게 만들어 정권의 억압조치에 저항하는 힘이 되었다. 특종경쟁-언론자유 확대-독자들의 呼應-판매부수 증가의 연쇄반응 속에서 잡지는 권위주의 정권하의 언론계에서도 가장 폭넓은 자유를 쟁취하고 있었다.
1986년2월호 月刊朝鮮에 실린 '한국내 美CIA'란 제목의 기사에 대해서 안기부는 국가안보에 위해를 주었다고 해서 필자인 趙甲濟 기자를 연행하여 이틀간 조사했고 배포된 잡지를 전부 회수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趙기자는 안기부의 압력으로 회사에서 강제퇴직당했다가 4개월 뒤 복직했다. 1984년 5월호의 申相玉-崔銀姬 납치관련 기사와 관련해서는 安鍾益 편집인과 許鉥 부장이 안기부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 이 밖에도 안기부에 의해서 잡지의 인쇄를 중단하고 기사를 삭제, 수정한 사례가 10여 건 있었다. 이럴 때도 월간조선 편집책임자들은 한 자, 한 줄도 죽이지 않으려고 안기부 직원과 신경전을 펼쳤다.
1987년 10월호 月刊朝鮮과 신동아는 똑 같이 李厚洛 전 중앙정보부장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월간조선 오효진 기자가 한 인터뷰에서 李厚洛씨는 金大中 납치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역할을 털어놓았다. 全斗煥 정권은 李厚洛 증언이 韓日 관계를 악화시키고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로 나오게 될 金大中씨의 인기를 올릴 것이라고 판단한 듯 두 잡지가 인쇄소에서 出庫되지 못하도록 막았다.
야당이 일제히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다른 언론이 가세하여 이 사건을 크게 키웠다. 6.29 민주화 선언을 통해 언론자유를 약속했던 全斗煥 정부는 1주일만에 굴복하여 기사를 삭제하지 않고 두 잡지의 판매를 허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잡지는 각각 기록적 판매부수를 보였다. 月刊朝鮮은 40만5천부를 찍어 한국 잡지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李厚洛 증언 기사 사건은 잡지가 선도한 언론자유의 확대 과정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이었을 뿐 아니라 권력이 언론을 더는 통제하기가 힘들게 되었음을 극적으로 보여주었다.
1987년은 6월 대시위, 6.29 민주화 선언, 12월 대통령 선거로 이어지는 격동의 세월이었고 월간조선 신동아 두 잡지로서는 판매부수나 영향력면에서 절정에 도달한 해였다. 이때 두 잡지는 서점을 벗어나 문방구에서도 팔렸으며 노점상도 月刊朝鮮을 펴놓고 읽고 있었다. 고급 시사 잡지의 이런 대중화와 상업적 성공은 기자들이 언론자유를 쟁취한 데 대한 報償이었다.

마지막 禁忌 12·12 사건 보도

한국 언론의 맨 앞에 서서 독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었던 月刊朝鮮에 있어서 마지막으로 남은 聖域은 12.12 군사변란이었다. 全斗煥-盧泰愚 장군이 주도하여 당시 계엄사령관 鄭昇和 장군을 거세한 이 사건은 신군부가 권력을 잡는 길을 열어준 사건이었다. 全斗煥 정권은 이 사건의 진상을 숨기려 했던 데다가 사건이 군부내에서 발생하였으므로 기자들이 제대로 취재할 수가 없었다.
이 禁忌를 깬 것은 月刊朝鮮 1987년 9월호였다. 趙甲濟 기자는 鄭昇和 전 계엄사령관을 인터뷰하여 200자 원고지 약250장 분량의 기사를 실었다. 이 인터뷰에서 鄭씨는 자신이 역사의 패배자라는 평가를 받는 데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늙은 아버지가 젊은 아들에게 두들겨 맞았을 때 늙은 아버지를 패배자라고 욕한다면 욕하는 사람은 도대체 뭡니까. 나는 그들과 정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다가 패배자가 된 것이 아니라 군의 중립을 지키려다가 나의 임무가 중지된 것입니다. 그들과 같은 수법을 동원하여 대항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졌다면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 특종 인터뷰는 한국의 언론이 12.12 사건을 비밀스런 私談이 아니라 公論으로 다루게 하는 신호탄이 되었다. 鄭昇和씨는 몇 달 뒤 金泳三의 신민당에 부총재로 입당하여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12.12 사건이 가장 큰 쟁점이 되도록 만들었다.
月刊朝鮮은 그 뒤에도 12.12 사건을 추적하면서 그 진상에 육박하는 심층취재 보도를 게속했다. 趙甲濟 기자는 鄭昇和 장군이 녹음해둔 자신의 체험담을 정리하여 그해말 ‘12.12 사건 정승화는 말한다’는 책으로 출간하였다.
月刊朝鮮의 두 기자(禹鍾昌, 金基哲) 1995년 9월호에선 12.12 사건의 현장 중계와도 같은, 국군 保安사령부의 3군 사령관 전화 감청 테이프를 입수하여 이 테이프를 부록으로 발행하였다. 이 9월호는 30만부가 발행되었다. 군사반란의 물증이 된 이 녹음 테이프 공개는 12.12 사건을 검찰이 재수사함으로써 全斗煥, 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는 사태발전에서 하나의 기폭제가 되었다.

수사식 보도의 도입

1980년대에 月刊朝鮮과 신동아가 과거 政治秘史만을 다뤘던 것은 물론 아니다. 현재 진행형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는 항상 두 잡지의 기본 반찬이었다. 1985년의 2.12 총선,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 개헌을 둘러싼 與野 격돌, 시국사건과 권인숙 양 고문 사건, 공권력의 남용 폭로 등 민주화 운동은 月刊朝鮮의 주된 취재 대상이었다.
月刊朝鮮은 한국 언론에 본격적인 수사식 보도(Investigative Reporting)를 처음 도입한 매체로 평가 받을 것이다. 1983년 9월1일에 항로를 이탈하여 소련 영공으로 들어갔다가 소련 요격기에 의해 격추되어 269명 승객 全員이 사망한 KAL 007 사건에 대해서 월간조선은 10년에 걸친 추적 보도를 진행했다. 1984년 4월호 月刊朝鮮은 ‘KAL에 칼을 댄다’는 기사를 통해서 대한항공(KAL)의 안전 관리 문제를 심층 취재했다. 1986년 12월호 기사 ‘KAL 007, 최후의 목격자’는 007편을 뒤따라온 015편 조종사와의 심층인터뷰를 근거로 하여 사고기가 항로를 이탈한 원인은 관성항법장치(INS)를 끄고 나침반으로 비행했기 때문이라는, 과감한 주장을 제시햇다. 1991년 5월호 月刊朝鮮은 미국 방공망이 사고기가 항로를 이탈하여 소련 영공으로 들어가는 것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물증(航跡圖)의 존재를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가 007 블랙 박스 분석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007이 관성항법장치를 끄고 나침반으로 비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月刊朝鮮은 1983년 7월호 기사에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불랙 박스 최종분석으로 드러난 KAL 007의 항로 이탈 원인이 월간조선의 주장과 일치하고 있음을 보도함으로써 10년에 걸친 추적 보도를 마무리했다.

과거를 장악하면 오늘을 지배한다

月刊朝鮮과 신동아가 정치비화에 취재를 집중하여 한 시대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권위주의 정부의 언론탄압으로 다른 언론의 입이 막혀 있을 때 잡지의 특성을 살려 과거의 秘話와 非理로부터 시작하여 점점 오늘의 권력층을 건드리는 방향으로 전략적 접근을 했기 때문이다. 월간잡지는 한 달 이상의 장기 취재를 통해서 정밀하고 입체적인 사실 전달이 가능하며 신문, 방송에 비해 왜곡이나 과장이 덜하고 따라서 덜 자극적이라고 권력층은 판단하여 잡지에 대해서만은 신문, 방송보다 다소 더 넓은 언론자유를 허용하였고 잡지측에선 이 틈을 특종경쟁으로써 확장해갔던 것이다. 전통적으로 시사잡지의 주된 독자층은 학생, 지식인, 고위 관료들, 전문가 집단이었으나 흥미 있는 政治秘話를 많이 다루면서 독자층은 중산층, 자영업자들로 확대되었다.
한국 政治史의 한 원리는 과거를 장악하는 사람이 오늘을 장악하게 된다는 점이다. 과거의 정치사건에 대한 해석권을 장악하는 사람은 오늘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 論據를 확보하는 것이다. 12.12 사건이 惡이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세력은 12.12 사건의 主役들을 거세하고 권력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과거의 비밀을 파헤친 月刊朝鮮은 오늘의 정치를 해석, 평가, 재구성하는 데 있어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이다.
12.12 사건의 진실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한국 언론 중 가장 오래 가장 결정적인 자료를 발굴한 月刊朝鮮은 이 사건을 ‘救國의 결단’(盧泰愚의 주장)이 아닌 군사반란으로 해석하도록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월간조선은 全斗煥, 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을 김영삼 정부가 정치적으로 구속하고 재판에 넘긴 데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민주화 시대의 새로운 요구

198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盧泰愚 후보가 당선되어 민주화 시대가 열리자 月刊朝鮮도 새로운 환경 속에 놓이게 되었다. 언론자유의 程度 면에서 시사 잡지가 종전에 누렸던 신문, 방송에 대한 優位를 더 이상 享有할 수 없게 되었다. 민주화 시대에 언론자유는 滿開하였고 盧泰愚 정권은 언론 규제를 단념하였기 때문이다. 1988~89년은 全斗煥 정권 시절의 각종 非理가 폭로되고 국회 청문회가 그 폭로의 場이 된 시절이었다. 全斗煥 정권 시절의 비리를 파고드는 국회 청문회장에서 月刊朝鮮은 의원들의 가장 중요한 참고서가 되었다.
全斗煥 정권 시절의 非理 폭로가 독자들의 관심을 계속해서 붙들어두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月刊朝鮮과 신동아는 급격한 부수의 감소 없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게 되었다. 1990년부터는 판매부수가 다소 떨어지기 시작했다. 민주화 요구 시절에 두 시사 잡지가 담당했던 역할은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정되었으나 언론자유가 보장된 민주화 시대에는 그런 평가를 기대할 수 없었고 이런 환경변화는 두 잡지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였다.
1988년 월간조선에 게재된 ‘全斗煥의 금맥과 인맥’이란 기사는 全斗煥의 군부내 사조직 하나회의 실체와 정치비자금을 건드렸다. 월간조선은 한번 문제를 제기하면 추적조사를 몇 년간이나 계속하는 전통을 가졌는 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하나회와 비자금은 그 뒤에도 월간조선의 추적대상이 되었다. 金泳三 정권은 1993년 군내에서 하나회 출신 장성들을 거세하는 자료로서 그해 月刊朝鮮 1월호에 게재된 하나회 명단을 기준으로 하였다. 月刊朝鮮은 또 全斗煥, 盧泰愚, 金泳三, 金大中, 盧武鉉 다섯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에 대해서 일관된 취재를 계속하고 있는 유일한 언론매체이다.

북한이란 새로운 地坪

권위주의 정권 시절 북한은 한국 언론의 취재 대상이 거의 되지 않았다. 기자들은 북한에 대한 정보를 독점하고 있던 정보기관과 군이 공급하는 것만 받아쓰면 된다는 생각에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가 적극적으로 북한에 대해서 취재하다가는 국가기밀을 건드린다고 하여 곤혹을 치르기 쉬워 기자들은 독자적인 북한 취재를 포기하고 있었다.
1988년에 개막된 민주화 시대는 북한에 대한 기자들의 시각을 바꿨다. 북한 보도에 대한 규제가 많이 제거되자 기자들은 북한문제를 객관적으로 취재하기 시작했다. 이즈음부터 한국 사회를 뒤흔들기 시작한 親北 좌익들의 反美, 反국가, 親김일성 운동은 기자들로 하여금 북한문제에 다가가도록 밀어붙였다. 月刊朝鮮은 1989년 5, 6, 7월호에 대한항공 폭파범 金賢姬가 전한 북한의 실상이 너무나 참혹한 데 충격을 받았다. 이런 충격이 계기가 되어 그 뒤 月刊朝鮮은 북한의 진실을 파고드는 사실적 취재에 열중하게 되었다.
1990년 12월호 月刊朝鮮 기사 ‘목탄차로 달리는 공화국-연변 보따리 장수의 북한 종횡기’는 북한 인민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조선족 여자의 눈을 통해서 전달한 내용이었다. 많은 독자들은 정말로 이렇게 살까하고 믿지 않으려 하였다.
1991년부터 북한문제에 대한 月刊朝鮮의 정확한 보도와 분석 및 세계적 특종들이 잇따라 나오기 시작했다. 月刊朝鮮은 1991년 1월호 별책부록으로서 ‘북한, 그 충격의 실상- 살아본 사람과 가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냈다. 탈북자들과 북한 여행가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북한 사회와 정권의 실상을 입체적으로 드러낸 이 책은 지금 읽어도 그 사실성과 정확한 분석 및 전망에 놀라게 된다. 이 부록은 月刊朝鮮의 북한 취재 방향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책을 만들면서 月刊朝鮮 구성원들의 對北觀은 그 大網이 잡혔던 것이다. 일본 講談社에서는 이 부록을 번역 출판하여 수십만 부를 팔았다. 이 책은 일본인들이 對北觀 형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북한 인권 문제 보도로 탈북자 정책을 바꾸게 해

月刊朝鮮의 북한 취재는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으며 金日成-金正日 정권의 본질은 무엇이냐에 초점을 맞추었다. 북한 사람들의 생활상이 정확하게 드러난다면 그 정권에 대한 善惡 판단은 저절로 될 것이다. 이념의 선입관에 얽매이지말고 사실을 사실대로 파악하자는 자세였다. 이렇게 하여 月刊朝鮮을 통해 축적된 북한에 대한 정보는 세계의 어떤 언론사도 따라올 수 없는 것이 되었다.
月刊朝鮮은 특히 탈북자, 납북어부, 정치수 수용소, 공개 처형 등 북한의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다루었다. 月刊朝鮮 기자는 사실 보도에 그치지 않고 탈북자들을 구출해오는 데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月刊朝鮮 金容三 金演光 두 기자는 2000년 여름과 2001년 가을에, 30여년 전에 납북되었다가 탈출하여 제3국에 숨어 있던 두 남한 어부를 구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1993년 4월호 月刊朝鮮은 ‘북한 탈출 벌목공 300명의 러시아 유랑’(필자 황성준)이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다른 언론에서도 인용보도됨으로써 金泳三 정부가 기존의 탈북자 수용 거부 정책을 수정하여 탈북자들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4년 6월호의 정치수 수용소 특집 기사는 유태인 수용소 아우슈비츠를 방불케 하는 인간도륙장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는 게기가 되었다. 그 뒤 月刊朝鮮은 정치수 수용소 탈출자들이 입국할 때마다 모두 인터뷰하여 그 실상을 알렸다. 이 자료는 국제적으로도 유통되어 북한의 강제수용소에 관한 가장 중요한 1차 자료가 되었다.
月刊朝鮮은 정치수 수용소, 탈북자 문제 등 큰 주제를 잡으면 추적-지속 보도를 해왔다. 일회성 보도는 별다른 힘을 발휘할 수 없지만 지속적 보도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月刊朝鮮은 1995년 11월호 부록으로서, 金正日의 지령에 의하여 납북되었던 申相玉-崔銀姬 부부가 탈출할 때 가져온 金正日과의 비밀 녹음 대화 테이프를 발행하였다. 미스터리의 인물 金正日의 육성이 공개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이 테이프는 金正日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자료가 되고 있다.
月刊朝鮮의 金容三 기자는 또 북한 노동당 전 비서 黃長燁씨가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으로 망명할 것이란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여 두 달 동안 취재해두었다가 1997년 1월 黃長燁씨가 북경에서 탈출, 망명을 결행하자 그 전말을 상세하게 보도하는 세계적 특종의 개가를 올렸다.
이런 연속된 북한 취재를 통해서 月刊朝鮮은 사실과 正義에 입각한 對北觀을 갖게 되었는 바 그 핵심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惡의 軸’이라 부른 것과 거의 일치한다. 즉, 金正日은 反인류, 反평화, 민족반역자, 전쟁범죄자이므로 이 정권과는 평화 교류, 긴장완화를 위한 대화 정도는 할 수 있으나 통일의 파트너란 전제하에서 통일을 위한 대화를 해선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월간조선은 또,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은 분리하여 보아야 한다, 즉 북한 정권은 제거되어야 할 악의 축이지만 북한 주민들은 구조되고 해방되어야 할 피해자들이며 인질이라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남북한 권력과의 긴장 관계

지난 22년간 月刊朝鮮은 남북한의 정권과 항상 긴장관계를 유지하여왔다. 남한에서는 항상 현존하는 정권의 부정과 부패, 권력 남용을 비판하는 입장을 취했으며 權座에서 물러난 前 정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보려고 애썼다. 현 정권과는 대결하고 前 정권과는 이해하는 관계, 이것은 월간조선의 正義 감각이 되었다. 현 정권에 대해서는 굴종하고 아부하던 언론이 그 정권이 물러나 정치적 시체가 된 뒤에는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자세를 경멸하는 것이 월간조선식의 정의감인 것이다. 이런 자세는 1998년 金大中 정부의 등장 이후, 특히 2000년 6월의 남북 頂上회담 이후 月刊朝鮮의 보도에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月刊朝鮮은 남북 頂上 회담 이후 남한에 불어닥친 위선적이고 선동적인 가짜 민족주의 바람과 좌익세력의 反美親北 책동을 비판하면서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에 대한 확신과 정의감을 상실한 金大中 정부의 對北 정책을 줄기차게 견제해왔다. 북한에 대한 정확한 사실 판단에 기초한 月刊朝鮮의 보도는 金大中 정권과 국내 좌익의 선동에 맞서는 논리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위험한 좌회전에 제동을 걸었다.
金大中 정권의 반역적 범죄인 對北불법송금사건도 2002년5월호에 金成東 기자가 쓴 '현대의 對北 4억 달러 송금설' 기사가 계기가 되어 드러났다. 宋承鎬 기자가 쓴 '현대상선 200억원 비자금 조성 살포'
특종은 金大中 측근들의 비리 수사로 확대되었다.
盧武鉉 정권 들어서도 월간조선의 사실 추적은 계속되고 있다. 자신의 家系를 독립군 집안으로 조작한 열린당의 金姬宣 의원 아버지가 일제하 만주국의 특무였음을 밝혀낸 것도 월간조선의 吳東龍 기자였다.

1980년대에 권력으로부터 탄압을 받던 월간조선은 1990년대에는 주로 좌익 세력으로부터 위협과 비방을 받았다. 그 이유는 월간조선이 대한민국적 가치, 즉 자유민주주의, 언론의 자유, 시장경제, 法治의 원칙을 수호하면서 북한 김정일 정권이 자행하는 인권 탄압을 집중적으로 보도해왔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남한의 권력과 싸우던 月刊朝鮮이 1990년대에는 국가의 안전, 자유의 수호, 북한주민의 인권을 위해서 북한의 정권과 그 정권을 추종하는 한국내 좌파와 싸우고 있는 것이다.
月刊朝鮮은 反대한민국, 反지성, 反사실적인 세력과 싸우는 데 있어서 진실을 무기로 삼았다. 철저한 사실 확인에 기초한 정확한 심층보도와 앞서가는 특종발굴이 月刊朝鮮의 유일한 무기였다. 月刊朝鮮은 주장보다는 사실을 더 중시하는 정통적 저널리즘의 원칙을 固守하고 있다.

권력에 맞선 진실과 권력을 업은 진실의 대결


한국 현대사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있는 盧武鉉 정권은 과거사 진상 규명이란 구호하에서 주로 朴正熙-全斗煥 정권 시절의 秘話캐기를 시도하고 있다. 규명 리스트에 올라 있는 대부분의 사건들은 월간조선이 심층취재로써 결론을 내린 것들이다. 月刊朝鮮은 권력과 맞서가면서 현대사의 진실을 캐내었지만 盧정권은 권력을 등에 업고 현대사의 진실을 밝히려고 하지만 그 의도로 미뤄 왜곡이나 조작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月刊朝鮮과 盧정권은 앞으로 현대사의 진실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될 것이다. 그것은 권력과 진실의 대결이고, 권력에 맞선 진실과 권력을 업은 선동의 대결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역사가 누구 손을 들어줄 것인가는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본다.

月刊朝鮮은 지난 25년간 한국 현대사가 만들어지는 흐름의 한복판에 있었다. 그 흐름의 방향을 파악하고 보도함으로써 그 흐름의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역사를 기록하면서 역사를 만들어간 月刊朝鮮의 힘은 사실과 열정의 힘이었다. 기자들은 경쟁지와 특종 경쟁을 벌이면서 감춰진 진실을 캐내었고 독자들은 기자들의 그런 작업을 응원하고 잡지를 많이 사주었다. 잡지 경영자는 독자 시장으로부터 오는 응원과 이익으로 해서 용기를 얻어 권력의 압력에 저항했다. 기자, 독자, 시장, 경영자의 이런 협력에 의해 언론자유는 확대되었다. 月刊朝鮮은 쟁취한 언론자유를 私用하지 않고 남북한 정권의 인권탄압을 비판함으로써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하는 방향으로 그 자유를 이용하였던 것이다. 月刊朝鮮은 사실의 힘, 특종의 힘, 독자들의 善意, 市場의 힘, 자유의 힘을 믿는 언론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