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성 간첩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 중 자살 기도를 한 국정원 권 모 과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과 야당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닷컴> 24일字 보도에 따르면, 권 모 과장(駐선양 총영사관 부총영사·4급)은 자살 기도 전날인 21일 검찰의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검사와 언쟁이 벌어졌고 “더이상 조사를 받지 못하겠다”며 검찰청을 뛰쳐나왔다. 그는 오후 11시 반 경 서울 근교 모처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났다. 권 과장은 다음 날 오전 1시 반까지 2시간 여 동안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권 과장은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류자강·34) 씨에 대해 국정원이 內査(내사)에 착수했을 때 수사를 담당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검찰이 특정 방향으로 조사를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사의 눈엔 내가 공문서 위조범으로 보이는 모양인데 나는 27년간 對共(대공)활동을 하면서 국가를 위해 일해 왔다. 그런데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갖은 모욕을 다 당했다. 대공수사국 직원들은 처음 중국에 나가선 언제 잡혀갈지, 언제 감방에 갈지 무서워서 한동안 잠을 못 잔다. 외국 감방이라는 그 험한 데도 마다 않고 나가는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국가가 문서 위조범으로 몰아 감방에 넣을 수 있나.> (<동아닷컴> 보도 인용)
권 과장은 “지금 북한을 들여다보는 ‘망루’가 다 무너졌다. 간첩 조작 사건 이후 중국의 협조자들이 아무도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북한에서 일어나는 ‘경보음’이 사라졌고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주당 정청래 의원을 ‘이완용’에 빗대며 야당의 행태도 비판했다.
<사건 초기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駐선양 총영사관을 방문했고 국회에서 이 영사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 후 민주당 의원들 여러 명이 (이 영사 실명에 대해) 나발을 불어댔다. 정말 노출되면 안 될 은닉 요원인데,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한 행위다. 이 부분은 꼭 써 달라. ‘꼭 써 달라’고 했다는 것까지 써 달라.> (<동아닷컴> 보도 인용)
권 과장은 문서 위조 혐의에 대해 “김 과장이 협조자 김 씨에게 속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김 과장은 국정원 소속으로 중국에서 신분을 감추고 활동했던 ‘블랙요원’이며, 협조자 김 씨는 국정원 휴민트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과장은 2013년 12월, 김 씨로부터 중국 싼허(三合)변방검사참 명의의 답변서를 구해달라고 했고, 김 씨로부터 건네 받은 문서 위조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19일 검찰에 구속되었다.
권 과장은 “(국정원이 구한) 문서 3건의 실체는 ‘믿음’이다. 김 과장에 대한 믿음, ‘그 사람이 구했으니 진짜일 것’이라는 믿음”이라며 “재판에 가면 100% 무죄가 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인권도 중요하지만 간첩은 잡아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누군가는 우리가 성과에 급급해서 일을 이렇게 저질렀다고 한다. 우리는 그놈이 간첩이니까 잡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해 왔다. 간첩이 나라를 팔아먹고 기관은 쑥대밭을 만들어 버렸다. 20여 년 일한 사람들은 치욕을 겪고, 결국 남한이 북한에 진 것이다. 검사들은 정의의 눈으로 우리를 裁斷(재단)하는 것 같겠지만 결국 남한이 북한에 진 것이다.> (<동아닷컴> 보도 인용)
권 과장은 “27년 간 대공 활동을 해 왔지만 이제 나는 ‘용도 폐기’가 됐다. 이제 다 노출이 됐으니 더 활동을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제 할 수 있는 게 없다. 형사처벌 되면 나 같은 돈 없는 공무원들은 가족을 먹여 살릴 돈도 없다”는 말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