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在俊 후보자는 2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015년으로 예정된 전작권 이양 문제를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南 후보자는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연합사는 존속돼야 한다”며 “연합사가 해체되면 북한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誤判(오판)하게 되고, 北의 오판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판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南 후보자의 이 같은 입장은 박근혜 정부의 ‘안보실세’로 불리는 金章洙(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견해와 배치된다. 노무현 정권 당시 국방장관으로 전작권 전환을 주도했던 金 실장은 최근 ‘전작권 전환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었다.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으로 불거진 국정원의 정치개입 논란도 청문회에서 제기됐다. 그는 해당 여직원이 소속되었던 對北(대북)심리전단 폐지를 요구하는 야당 측 주장에 대해 “운영이 잘못되었다면 바로 잡아야 하지만, 팀 자체를 없애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對北심리전단이) 정치에 개입한 일이 있다면 조직을 再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NLL, 반드시 死守(사수)해야”

南 후보자는 또 對北 휴민트(人的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수집)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휴민트와 관련된 정예요원 육성을 위한 교육 체계와 예산 규모 등을 면밀히 검토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핵심부에 접근할 수 있는 공작망을 확충하고 우수 인적 자원을 선발·교육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휴민트 능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저자세·퍼주기 정책으로 현재 거의 와해됐다는 게 定說(정설)이다.

그는 지난 해 논란이 된 서해 NLL(북방한계선)에 대한 확고한 입장도 피력했다. 南 후보자는 “NLL은 지금까지 先烈(선열)들이 피로 지켜낸 영토다. 반드시 死守(사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입장은 청문회 비공개 질의에서 나온 것으로,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윤상현 의원을 통해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와 마찰 빚었던 南 후보자

육사 25기인 南在俊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초대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인물로, ‘보수 軍心(군심)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그는 참모총장 재임 중이던 2004년 11월, 이른바 ‘육군 장성급 인사비리 파동’의 主役(주역)으로 지목됐었다. 그러나 1년 2개월 간의 재판에도 불구하고 그가 인사비리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지 않아 사건은 종결되었다. 이를 두고 노무현 정부가 보수적 색채가 짙은 南 후보자를 길들이기 위해 인사비리와 결부시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南 후보자는 主敵(주적)개념·국가보안법·연합사 존속 등의 입장을 견지, 노무현 정부와 마찰을 빚었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거기(국보법 폐지, 연합사 문제 등)에 대해 (노무현 정권 때) 내 소신을 분명히 밝혔었다’는 요지의 답변을 하기도 했다.

한편, 南在俊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경과보고서’는 여야 합의로 채택되었다. 보고서는 南 후보자를 <평소 청렴한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40여 년의 軍 복무기관과 경력을 보아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역량과 전문성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