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6일 열린 대선후보 3차 토론은 사회ㆍ교육ㆍ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날 토론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씨의 후보 사퇴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간의 兩者(양자)토론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후보는 기조 연설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또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며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국민행복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놓겠다”고 역설했다.

朴 후보는 3大 핵심과제로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경제민주화를 통해 투명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고,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또 ‘창조경제’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근로자 정년을 60세로 늘리겠다고 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제도’를 확립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朴, “민주당式 무상의료는 책임질 수 없는 엄청난 재정 소요”

문재인 후보는 “5년 동안 후회하지 않을 투표해달라. 투표를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결코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국민이 자랑스러워할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文 후보는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새 정치·새로운 시대’라는 비전의 출발이 소통과 동행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먼저 저출산ㆍ고령화 대책과 관련해 朴 후보는 “文 후보는 아동수당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12세까지 모든 아동에게 지급하면 연간 7조원이 투입된다”며 이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文 후보는 “아동수당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은 유럽의 프랑스 등 많은 국가에서 증명됐다”며 “장기적으로 가야될 방향이지 지금 당장 실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무상보육이 우선이다. 무상보육이 완전히 구현되면 다음 단계로 아동수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文 후보는 朴 후보가 내세운 4大 중증질환의 재정 규모 1조 5000억원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한해의 4대 중증질환 가운데 암환자가 부담한 의료비만 1조 5000억원이었다.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환자를 합치면 3조 6000억원”이라고 말했다.

朴 후보는 “모든걸 하면 좋지만,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는 중증질환에 대해 먼저 안심할 수 있도록 의료비를 건강보험에서 적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민주당이 내놓은 무상의료 정책에 대해서는 “책임질 수 없는 엄청난 재정이 소요된다”고 비판했다.

文, “전교조와의 관계가 특별한 문제가 되는 것이냐”

교육 부문에서는 ‘전교조 문제’로 舌戰(설전)을 벌였다. 朴 후보는 “文 후보는 전교조 해직교사 변호를 맡고 전교조 출신 인사들을 (캠프) 요직에 참여시켰으며, 이수호 서울시 교육감 후보와 손을 잡는 등 전교조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교조의 ▲이념교육 ▲시국선언 ▲민주노동당(現 통합진보당) 불법 가입 등을 예로 들며 “전교조가 학교현장을 혼란에 빠뜨린 것을 全국민이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文 후보는 “전교조와의 관계가 특별한 문제가 되는 것이냐. 朴 후보의 질문 취지는 전교조를 함께 해선 안 될 불순한 세력이라는게 내포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가리지 않는다. 전교조도 지나치게 이념적인 부분이 있다면 찬성하지 않는다”며 “朴 후보가 전교조를 일률적으로 상대하지 않겠다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朴 후보는 “전교조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념 편향적인 정치를 중단하고 처음 출범할 당시의 순수한 목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朴, “고의로 성폭행범이나 쓰는 수법으로 차를 받아…”

‘국정원 여직원 불법 감금 사건’에 대해 朴 후보는 민주당 측이 여직원의 오피스텔을 무단 방문하고, 차까지 고의로 사고를 낸 사실을 집중 추궁했다.

“국정원 여직원 사태에서 발생한 여성 인권침해에 대해 한마디 말씀도 없으시고 사과도 하지 않으셨다. 실제로 그 여직원이 댓글 달았느냐. 어떤 증거도 없다고 나왔지만 그건 뒤로 넘겨 놓더라도 집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성폭행범이나 쓰는 수법으로 차를 받아서…”

그러자 文 후보는 “왜 국정원 여직원을 변호하나”며 “국정원 여직원이 오히려 경찰이 문을 열어달라 요구했는데 문을 걸어 잠그고 응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朴 후보가 ‘감금이다’, ‘아무 증거없다’고 말하면 수사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文, 여직원이 문 걸어 잠근 채 ‘농성’했다고 표현

朴 후보는 이에 대해 “수사에 개입한다고 하는 건 너무 엉뚱한 말이다.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2박 3일동안 여직원을 밖에 나오지 못하게 하고 부모님도 못 만나게 하고, 물도 안주고, 밥도 못 먹게 하는게 인권침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증거주의, 영장주의, 무죄추정의 원칙, 기본적ㆍ절차적 민주주의의 실종”이라고 공격했다.

文 후보는 국정원 여직원이 문을 열어주지 않은 것을 ‘농성’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떳떳하다면 왜 문을 안 열어주고 안에서 농성을 하나. 본인 IP만 제출하면 SNS를 통해 불법 댓글 달았는지 아닌지 금방 확인하는데 그 자체도 불응했다”고 비판했다. 朴 후보는 “국정원 여직원은 오히려 증거가 될 만한 것 중 내놓으라는 것은 컴퓨터고 뭐고 다 내놨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두 후보는 ‘참여정부의 失政(실정)’과 ‘이명박 정부의 책임’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朴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대학 등록금이 국공립대는 57.1%, 사립대는 35.4%나 폭등한 사실을 언급하며 “文 후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文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무상보육 반대 ▲기초노령연금 동결 ▲저출산 고령사회 위원회 폐지 등을 언급하며 朴 후보의 책임을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