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비대위가 黨名을 변경하려는 의도는 黨의 이미지가 손상될대로 손상된 한나라당의 당명으로는 차기 兩大선거에서 승산이 없다고 보고, 당의 이미지 一新의 차원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의미에서 새누리당 이라는 黨名을 고안해 낸듯 하다.


'새누리당' 이라는 당명에 관해서는 찬/반의 수많은 비판들이 쏟아져나왔으나 '누리' 라는 語感上의 문제 그리고 정당으로서의 비전을 담은 정체성의 不在 현상을 들어 대체로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은 듯하다.
그러나 나는 '새누리당' 이라는 당명에 대한 찬/반의 의견 보다는 당명을 변경하려는 저의가 장차 새누리당이 치루어야 할 兩大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박근혜를 주축으로 하는 비대위는, 사실상 지난 4년여 동안 계파투쟁으로 일관돼 오던 한나라당의 승자로 군림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그래서 말은 한나라당을 쇄신하기 위한 비대위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비대위란 계파투쟁의 승자가 갖는 점령군 사령부이고 박근혜는 점령군 사령관으로서의 입지를 굳혀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승자승 원칙에 집착하고 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한나라당이 비록 당의 혁신을 위해서 비대위에 全權을 맡겼다고는 하지만 이는 계파투쟁의 승자에게 주는 全權이 아니라 계파를 초월한 당 차원의 혁신에 주안점을 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계파투쟁에서의 敗者는 혁신정책에서 찬밥 신세 내지는 혁신의 대상이 되어 있는 반면에, 오직 승자 독식 하려는 현상이 뚜렸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비대위의 혁신정책은 여전히 계파 실세의 주객이 바뀐 상태로 한지붕 두 가족이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붕당질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상태가 계속되는 한 새누리당의 차기 양대선거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한나라당의 계파투쟁이란 게 각 계파의 정체성의 차이라든가 이념의 차이가 아니라 오직 헤게모니 쟁탈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당의 혁신의 주체가 李派가 되었건 朴派가 되었건 별반 차이가 없다는 데서 더욱 비관적이다.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파/박파 모두가 중도성향 내지는 좌클릭되어가는 과정에 있으면서 누가 누구를 무엇을 어떻게 좌파정당들과 차별화 되면서 당을 혁신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결국 한나라당이 차기 양대선거에서 좌파정당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종북좌익 성향의 야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보여 줘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좌익성향의 야당들의 뒤를 따라가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비근한 예로 당 강령에서 '보수' 라는 단어를 삭제하려다가 보수세력의 반발에 부딪쳐 무산 됐지만 결국은 무색 무취한 새누리당 이라는 당명을 취하므로써 실질적으로 '보수' 의 정체성을 버린 거나 다름없게 되었고, 실세에서 밀려난 계파를 따돌리는 효과만을 낳게 되었다.


게다가 한나라당의 두번째 약점인 계파 투쟁은 권력의 주/객이 바뀌었을 뿐 여전히 붕당질의 불씨는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의 혁신정책에서 소외된 계파측의 앙앙불락은 자칫 정당차원의 自害행위의 핵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의 비대위가 黨名을 바꾼 행위는 당내 권력에서 밀려난 세력에게 확인사살이나 마찬가지의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비칠 것이기 때문에 당내 파벌 싸움은 더욱 거세질지 모른다.


결국 한나라당의 자존심인 보수우익의 정체성을 버리고, 똘똘 뭉쳐도 시원치 않을 黨力을 분산시키고서 비대위가 제 아무리 날고 기는 혁신정책을 내 놓더라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려 놓을 수는 없을 것이므로 차기 양대선거에서 대부분의 언론매체를 장악한 좌익 정당들을 뛰어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당명 변경은 13일에 있을 全黨대회의 수임기관인 전국위원회에서 부결 또는 차후의 적당한 시기로 연기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고 비대위의 혁신 방향도 대폭 수정하는 쪽에 무게를 두어 양대선거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