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총리 시절 "한미FTA는 노무현 균형외교의 결실" 예찬

민통당 대표 취임하자 180도 말바꾸며, 한미FTA 폐기 공약
한명숙 신임 민주통합당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한미 FTA는 굴욕적인 불평등 협상이라고 판단한다”며 “총선에서 승리하면 반드시 폐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러한 한명숙 대표는 노무현 정권 당시 총리를 재임하며 한미FTA 협상을 사실상 타결지은 당사자였다는 점에서, 말바꾸기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총리시절인 2007년 1월 2일 정부 시무식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미FTA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넓히는 일에도 힘을 쏟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한미FTA는 2007년 4월 2일 협상이 최종 타결되었으므로, 한명숙 대표가 총리시절 다 마무리지은 셈이나 마찬가지다.

1월 30일에는 한미FTA민간대책위원들과의 오찬에서는 '양국 정부 모두 협정 체결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특히 양국 기업인들의 바람이 절실한 만큼 반드시 성공적으로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명숙, “한미FTA는 우리 경제체제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어”

2월 5일 임시국회 연설에서도 “개방은 막을 수 없는 대세이며, 우리에게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한미 FTA는 개방을 통해 우리 경제체제를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과제입니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2월 20일 국무회의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7차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여 8차 협상에서 최종 타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한미FTA타결을 위해 전 부처를 독려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자, 한 전 총리는 사표를 제출한 이후인 2월 27일 국무회의에서도 “3월 8일부터 개최되는 한·미 FTA 8차 협상에서 한 양국의 이익이 균형있게 반영된 최종협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또한 “개방한 나라가 성공한 경우도 있고 실패한 경우도 있었지만, 문을 열지 않고 성공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며 “한·미 FTA 체결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한미FTA 예찬론을 지속했다.

이어 “개방과 경쟁을 통해 우리 경제시스템을 선진화하는 것만이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한·미 FTA 체결은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한 적극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총리 퇴임 이후인 3월 27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위험한 기회”라며 “위험하다고 모든 것을 놓아버리면 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미 FTA는 너무 과도한 이념적 접근을 해서는 안 되며 실사구시적으로, 경제협상론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피해 부분만 보고 반대를 하면 전체를 잃을 수 있다”고 한미FTA 반대세력을 비판했다.

한명숙 대표의 배후인물 이해찬 역시 한미FTA 일등 공신

4월 2일 한미FTA가 타결되자, 한명숙 대표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균형외교, 실리외교의 결실'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개방은 우리 경제를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이며 이번 협상 타결은 그 시작일 뿐'이라며 '이번 기회를 국가경쟁력 강화로 이어가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밝혔다. 이 당시 김근태, 천정배 등 같은 당의 다른 의원들이 한미FTA 반대 의견을 피력했던 것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행보였다.

한명숙 대표의 배후 인물로 지목되는 전임 이해찬 전 총리 역시, 한미FTA 협상 개시 당시에 총리로서 협상타결의 1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한미FTA 추진을 전담했던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FTA 성공의 공을 이해찬 전 총리에 돌렸을 정도였다.

이러한 한명숙 대표가 한미FTA 폐기를 총선공약으로 내걸은 것. 과연 한 대표가 총리시절 내뱉은 한미FTA 예찬론을 어떤 논리로 뒤집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디어워치 박주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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