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철학에 대해 '대단한 견해' 있어"

'배운 무식자' 도올 김용옥의 '괴행(怪行) 시리즈-1

도올 김용옥은 2007년 노무현-김정일 회담(남북정상회담, 2007년 10월2일~10월4일)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다녀온 뒤 “김정일 위원장은 판단력이 있는 분이니 앞으로도 북한 사회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면서 북한 독재체제를 옹호했었다.

도올은 이후 같은 해 10월7일 KBS가 방영한 ‘남북정상회담 특별기획-도올의 평양이야기’에 출연해 “북한은 국민대중이 당(黨)의 지도를 받는 사회다. 黨의 지도는 수령의 지도를 받는 것이다. 이는 너무나 명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을 처음 봤다는 그는 “사상의학으로 본다면 金위원장은 태음인(太陰人)으로 보이는데, 太陰人과 포도주는 궁합이 잘 안 맞으니까 좀 절제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도올은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한 한의사이다.)

“아리랑 공연, 인간이 하는 쇼로서는 최상의 쇼”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증이 많다. 金위원장과 진지한 대화를 해봤으면 좋겠느냐”고 말한 뒤, 김정일의 ‘주체철학’ 저작을 소개하며 “나도 사상가고 그도 사상가다. 이 양반(김정일)도 철학에 대한 대단한 견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방북 당시 논란이 됐던 ‘아리랑’ 공연에 대해서도 “인간이 하는 쇼로서는 최상의 쇼다. 그러나 아리랑은 쇼가 아니다. 그 사람들의 삶이다. 이를 위해 매일매일 훈련할 것이고, 이런 참여를 통해 (북한 주민들은) 일체감을 얻고 가치관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전국 인민들이 모여서 아리랑을 보면서 ‘우리는 주체적·의식적·자발적·능동적으로 이 세계를 개혁해 나간다. 굶어죽어도 좋다. 우리는 도덕적으로 명예롭게 살자. 잘 사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느낀다”면서 “아리랑은 어마어마한 가치체계”라고 주장했다.

“보수다 진보다 ‘개똥’ 같은 말 없으면 좋겠다”

한편, 남북통일 문제와 관련해서는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20세기 제국주의와 냉전시대를 종식하는 세계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한 뒤, “과거는 더 이상 묻지 말고, 오늘을 원점(原點)으로 미래만을 설계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여기서 原點이란 양쪽 체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新羅가 낳은 대표적 승려인 원효(元曉) 대사의 ‘一心사상’을 인용, “이념의 세계에 집착하지 말고 우리 모두가 한마음, 큰마음으로 통일을 향해 남은 문제들을 풀어갔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보수다 진보다 ‘개똥’같은 말은 없으면 좋겠다”면서 “남북통일은 간단하다. 통일헌법 뭐가 필요한가. 남북한 간 체제인정하고 자유왕래하면 끝난다. 아리랑도 재미있게 보고와라. 여기에 이념적 훈수 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아리랑 공연은 혹독한 연습을 동반한 대규모 집단체조다. 북한은 지난 80년대부터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 당 창건 기념일, 공화국 창건일 등을 4대 명절로 정하고 수만 명을 동원한 집단체조를 거의 매년 실시해 왔다.

이 가운데 아리랑 공연은 2000년대 버전으로 ‘우리의 총대’, ‘선군 아리랑’ 등의 최근 작품 아리랑 공연은 순수 예술과는 거리가 먼 수령절대체제와 선군 노선(군사제일주의)을 찬양하는 선전극이다. 난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아리랑 공연은 연인원 10만여 명의 출연자 상당수가 유치원생과 청소년들이어서 아동학대로 악명이 높다. 연습 기간도 반년이 넘고, 정교한 동작의 완성은 1년이 걸리기 때문에 6개월 정도는 오전에 수업하고 오후에 연습하지만 행사를 보름 정도 앞두게 되면 종일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북자 “아리랑 공연 연습 도중 죽은 애들도 있어”

탈북자 마영애 씨는 미국의 RFA와의 인터뷰에서 “아리랑 공연은 북한 김일성과 김정일을 우상화하는 체제 선전용”이라며 “평양의 학생들은 이 공연을 위해 혹독한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연습 중에 어린 학생들이 죽거나 다치는 일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했다.

馬씨는 “일부 청소년들이 매스게임 하다가 죽은 애들도 있어요. 갑자기 내장이 파열되거나 맹장이 터져서 그 자리에서 쓰러지면서도 카드를 펴서 상도 받고 그런 애들도 있어요. 마스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병이 나도 그 자리를 빠져 나올 수가 없어요”라고 증언했다.

이와 함께 평양 출신 탈북자 이애란 씨는 “학생들은 집단공연을 위해 학교 수업도 몇 개월씩 빠지며 매일 연습한다”면서 “몇 개월씩 공부도 안하고 연습만 합니다. 화장실도 못가서 신장염도 걸리고...(중략) 햇볕에 앉아 있어서 졸도도 하고. 그래서 엄마들은 자기 자식이 안 뽑히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일 정권이 아리랑 공연을 통해 거둬들이는 외화는 1천만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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