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武鉉 전 대통령의 죽음을 逝去라고 해야 하나, 死亡이라고 해야 하나.
趙南俊 전 월간조선 이사
동양의 專制(전제) 왕조 시대에는 死者의 신분에 따라 죽음을 칭하는 이름이 정해져 있었다. 孔子는 四書 중 하나인 禮記에서 신분에 따른 죽음의 명칭을 정해놓았다. 皇帝가 죽으면 崩(붕), 王, 公, 侯, 伯 등 제후는 훙, 벼슬아치인 大夫는 卒(졸), 선비(士)는 不祿(불록 · 녹을 타지 못한다는 뜻), 일반 서민은 死라고 했다. 이 명칭은 절대불변의 엄한 규율로, 누구도 이를 어길 수 없었다.
민주주의 시대에는 이에 대한 규칙은 없다. 누가 어떤 호칭을 써도 상관없는 것이다. 다만 관행상, 비교적 명망 있는 사람이 죽었을 때, 逝去(서거)했다고 한다. 사전에는 死去(사거)의 높임말이라고 나와 있다. 또 別世(별세)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순수한 우리말로는 「돌아가셨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盧武鉉 전 대통령의 죽음은 뭐라고 칭해야 할까. 왕조시대는 아니지만 그가 전 국가원수였으니까 逝去라고 해도, 또는 別世라고 해도 전혀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만큼, 自殺, 또는 自盡했다는 점은 명시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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