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04년 10월4일 시청 앞에서 열린 「국보법사수(死守) 국민대회」 관련자들에 대해 「때늦은」 기소에 나섰다. 사건 발생 2년 9개월 만의 일이다.

검찰은 당시 국민대회를 주관한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운영위원장 서정갑氏, 사무총장 최인식氏 및 참가단체인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표 박찬성氏, 주권찾기시민모임 대표 이기권氏, 무한전진 회원 박은영氏에 대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12일 공소를 제기했다.

검찰의 「때늦은」 기소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의혹이 일고 있다.

우선 경찰은 국민대회 직후 몇 차례 수사과정에서 서정갑氏 등 관련자들에 대한 범법(犯法)사실 여부를 특별히 문제 삼지 않았었다. 집회 당일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대변인으로 있던 신혜식氏가 깃발로 쓰던 낚싯대를 경찰에 던졌다가 기소돼, 3개월간의 옥고를 치렀을 뿐이었다.

반핵·반김국민협의회의 主책임자인 공동대회장들은 배제하고, 서정갑氏 등 애국운동의 선봉에 서 온 인물들을 대거 기소한 것도 논란거리다. 노무현 정권이 정권 재창출을 앞두고, 「反정부 인사들」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는 의혹을 사는 부분이다.

집회당시 경찰은 행진을 시도하는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고, 방패와 워커로 가격하는 등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했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 대부분 60~70대 노인들인 20여명의 피해자들은 인근 백병원 및 강북삼성병원에 호송됐었다. 노인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행사에 항의해, 신혜식氏 등 몇몇 시민들이 낚싯대, 피켓, 물통 등을 던졌지만 산발적 저항에 그쳤었다.

그러나 검찰은 李 모 등 경찰관 7명이 전치 2주가량의 피해를 입었고, 경찰버스의 백미러 등이 파손됐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를 제기한 것이다.

서정갑氏(국민행동본부장)은 『집회를 평화적이고, 합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고, 실제 경찰의 일방적 폭력행사로 끝이 났던 당시 대회 관계자들에게 불법행위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특히 3년 가까이 문제 삼지 않던 일을 대선을 앞두고 기소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인식氏(국민행동본부장 사무총장)은 『검찰이 3년 만에 공소를 제기한 것은 좌파정권 연장에 방해된다고 생각되는 인물들에 대한 명백한 탄압행태로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이는 좌파정권의 우익인사들에 대한 逆공안, 신공안 통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