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중국측의 높은 평가
-“김정일은 개방은 할지 모르지만 개혁은 어렵다”

최근 일본내 북한전문가들의 硏究會 NK회가 편집한 [金正日의 哄笑 – 남북은 정말로 화해했는가]란 책(光文社)에는 일본 東洋학원대학 인문학부 교수인 朱建榮씨와의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朱교수는 올해 44세로서 중국 상해에서 났습니다. 1986년에 일본에 건너가 중국문제 전문가로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는 중국정부의 視覺에 서서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를 논하고 있는데 참고할 만한 대목이 있어 소개합니다.
그는 金正日이 중국을 방문하고 중국의 개방정책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했지만 “중국의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개방을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개혁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북한의 강고한 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대담한 개혁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김정일식 개방이란 것은 금강산 관광지역이나 중국의 심천 지구처럼 고립된 지역에서 시장경제를 실험하는 정도라는 것입니다.
朱교수는 또 “중국의 전문가들은 김대중 정권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첫째, 북한관의 관계 개선, 둘째, 일본과의 관계에서 역사문제를 정리하고 새로운 접근방법을 취한 점, 셋째, 중국과의 관계에서 진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북한과 군사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한국은 미국과 군사적 동맹관계를 갖고 있음에도 김대중 대통령은 중국과의 군사교류를 시작했고, 미국의 TMD개발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면서도 중국과도 관계를 강화하여 重層的으로 안보체제를 만들려고 합니다. 문제는 2년 후의 대통령 선거입니다.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과 여러가지 교류로써 軌道를 만들어두면 설사 정권이 반대측에 돌아가더라도 이제는 큰 궤도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朱교수는 이어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에게 너무 양보를 많이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거대한 스케일의 전략구상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외교 담당자들의 수준에선 타개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정치결착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일정한 양보를 함으로써 국면을 타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의 용어만 보고 북한이 주도했다고 결론을 내리기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둘째로 김대중 대통령은 경제, 군사 등 여러 부분에서 남북관계의 균형이 무너져 남한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위치에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으로 하여금 체면이 서게 만들어서 대내적으로 ‘우리는 대수확이 있었다. 대성공이다’고 선전하도록 하는 배려, 그런 것이 없으면 국면 타개는 불가능합니다.”
朱교수는 또 중국이 한반도를 향해서 갖고 있는 세 가지 원칙적인 입장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첫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 북한도 붕괴하지 않고 남한과도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이지요. 둘째, 만약 한반도에서 혼란이 발생하면 한민족이 주체적으로 통합할 수 있도록 기대한다는 자세입니다. 외부에서 이야기하는대로 중국이 한반도에서 패권을 잡으려고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세번째는 미국과 일본의 세력이 압록강까지 와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미국 세력이 남한에만 머물고 북으로는 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지요.
언젠가 한반도에서 혼란이 발생하여 통일의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한다면 그것은 한민족 자신이 주도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도 한국과 신뢰관계를 갖지 않으면 안됩니다. 중국은 한국과의 단순한 경제교류뿐 아니라 한국으로부터 일정한 이해와 신뢰관계를 확보하기 위하여 여러가지의 교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중국은, 한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을 계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일본이 국교정상화를 통해서 對北지원을 맡아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朱교수는 말했습니다.
朱建榮 교수뿐 아니라 많은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개방을 할지 몰라도 개혁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식 개방은 이미 진행중입니다. 매년 수억 달러의 외부원조(주로 식량, 비료, 의약품), 날로 확대되는 한국과의 交易, 금강산 개방, 나진-선봉지역의 실험, 외화벌이 독촉 등등. 이런 개방은 정상적인 상거래라기보다는 구걸, 공갈, 약탈식이기도 합니다. 마적단식 경제정책이지요. 마적단이 자체생산능력을 올리려 하지 않고 약탈과 공갈을 통해서 물자를 조달하는 식입니다.
국제사회를 통해서 앵벌이식으로 구걸하고, 남한을 상대로 “서울은 우리 방사포의 인질이다”고 공갈하면서 식량과 비료를 뺏아가고, 북송가족들을 인질로 잡힌 조총련으로부터 매년 수억 달러를 갈취해가는 식입니다. 이런 개방정책으로 북한은 이미 외부에 상당히 의존하는 경제체제를 갖게 되었습니다. 당장 외국기관이나 한국의 원조가 끊어지면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개방된 것이지요.
북한체제의 내부 개혁이 없는 김정일식 개방이 이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북한체제는 회복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개방으로 시작된 문호개방이 더욱 넓게 열려서 북한사회로 정보와 물자, 인간이 많이 몰려들게 될 때 김정일이 기도하지 않았던 밑으로부터의 개혁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고 그런 개혁은 통상 혁명적인 성격을 띠게 됩니다.
김정일이 내부적인 체제개혁을 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개방과 체제개혁은 정보의 교류와 유통을 활발하게 하는데 이럴 경우 허위의 조작으로 건설된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체제가 눈녹듯이 붕괴될 위험이 큽니다. 조작된 혁명의 전설-소련의 붉은 군대가 아니라 김일성이 북한을 해방했다, 남한이 북침했다, 김정일은 러시아가 아니라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 김정일은 오로지 인민들의 행복증진을 위해서 노심초사하고 있는 지도자이다 등등-이 무너지면 김정일은 세습권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김정일은 그러나 개혁의 길을 가려고 할지 모릅니다. 개혁, 개방할 지도력과 체제의 생산력이 약한 상태에서 오만과 자신감만 믿고 일을 벌이다가 보면 일대 혼란을 야기하고 이것이 체제붕괴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르바초프에 의한 소련해체가 그런 경우입니다. 고르바초프와 김정일의 차이는 고르비는 선량한 사람이고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힌 적이 없는 데 반해 김정일의 손은 피로 범벅되어 있다는 점이지요. 체제붕괴에 직면했을 때 김정일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살, 도피, 남침 등입니다. 히틀러는 비슷한 상황에서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김정일은 도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위스 은행에 숨겨둔 수십억 달러가 그를 유혹할 것입니다. 한반도의 가장 부패한 혼이 절체절명의 위기 때 자살이나 도발을 결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