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의 ‘연방제 통일’ 발언이 우파 진영을 중심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고 의원은 12일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디자인 코리아’ 창립총회에서 ‘2020년까지 연방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대한민국 헌법 제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 및 그 부속 도서’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휴전선 이북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반란집단’임을 암시하는 조항이며, 이로 인해 정식 국가가 아닌 북한과의 연방제 통일은 헌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예상대로 우파 성향 네티즌들은 고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실제로 좌파 성향이 강한 여당 의원들 중에서도 탈 헌법적인 ‘연방제 통일’ 제안을 한 의원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고 전 의원이 한나라당의 핵심 지지층인 우파 진영의 예상되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연방제’를 선동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4년 4월 17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진입한 고 의원은 그간 민주노동당 또는 열린우리당에 가까운 좌파적 행보로 일관해 왔다. 그는 사학법과 국가보안법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을 때 열린우리당의 편에 섰다. 또 한미연합사 해체 정국에서도 그는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과는 달리 노무현 정권에 힘을 실어줬다.
이념적으로 한나라당과 정반대 길을 걸어 온 고 의원에 대해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인 연세대학교 유석춘 교수는 ‘탈당’을 제안하기도 했으며, 우파 진영 인사들 및 논객들은 유 교수의 제안에 공감했다.
이처럼 정체성 논란 등으로 당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고진화 의원이 극좌세력을 자신의 지지층으로 결집시키기 위한 승부수로서 ‘연방제’ 제안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 이후 범여권이 이렇다할 대선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고 의원의 ‘연방제’선언은 현재 지지할 후보를 찾고 있는 친북좌파 세력에 희망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세력은 자신들과 이념적으로 유사한 인사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만이 진정한 의미의 ‘재집권’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중도 우파 성향의 정치세력이 차기 정권을 잡을 경우, 각종 이적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노 대통령과 극좌세력의 입지는 좁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 의원은 17대 국회 진입 이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으로 일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전략연구소 홍관희 박사는 13일 <프리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기를 원한다는 사람이 북한의 적화통일 전략인 ‘연방제’를 공공연히 언급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현재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하는 단계임에도 고 의원이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이런 경솔한 발언을 하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 우파 인사도 “골수 좌익들도 되도록이면 입에 담으려고 하지 않는 연방제 통일을 고진화 의원이 언급했다는 것은 이미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고 의원을 성토했다.
한편, 같은 당 이재오 의원은 12일 고 의원의 ‘디자인코리아’ 출범식에 참석해 “험난한 길에 뛰어 들었다”며 “앞으로 이 험난한 길을 가며 많이 얻어 맞을텐데 여러분이 그때마다 따뜻한 사랑을 달라”는 발언으로 고 의원을 두둔한 바 있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고진화 '연방제' 발언 진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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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14, 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