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토론방에서 퍼온 것이다.
제목은 여기서 바꾸었다.

이름:이선자 (horyung@shinbiro.com) (50, 여, 주부 )
2003-03-18 오후 8:58:00 61.102.25.124

안네 후랑크에게

안네
밤하늘에 있는 수많은 별중에 유난히 빛나는 별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별이 안네 당신의 별일거라고 믿기로했습니다
유난히 빛나는 작은별......
안네
내가 당신의 일기를 접한것은 내게도 어느듯 당신의 키만큼 자란 딸들을 곁에 두고 있을때의 어느날이었지요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까지도 내 놀라움과 흥분은 가라않지 않았고 머릿속은 온통 당신의 생각을 담은 채 집안을 서성거리며 쉽게 잠을 청할 수가 없었지요 그리곤 후회했습니다
왜 좀더 일찍 당신을 만날 수 없었는지 그러나 그것은 순전한 내 게으름의 소치였음을 정직하게 인정합니다
늦게에라도 그렇게 당신을 만났다는것은 내겐 너무도 소중한 일이기만 했으니까요
전쟁의 공포와 가까이 다가선 죽음 앞에서도 용기와 순결함과 정직함을 잃지않은 소녀여...
안네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렇듯 처절한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는것이 선듯 이해하기는 왠지 어려운 일이지만 세상은 그렇게 풀 수 없는 문제들로 인해 괴롭고 힘들고 서러운거라고 생각하면 되는걸까요?
감자 한개를 아껴먹고 나눠먹어야했던 당신의 은신처에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무덤과 같은 곳이였지요 그래도 당신은 책을 읽었고 일기를 썼고 공부를 했습니다
희망을 이야기했고 언제나 삶에대한 아름다운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끝내 죽음의 수용소로 이끌려가고만 당신은 캠프안에서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굳굳함을 보여주었고 많은 사람들을 감동케했습니다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위험속에서도 은신처 식구들을 도와 밖에서 갖가지 소식과 먹을 음식을 가져다주던 당신의 친구들입니다 그들은 재판을 받는 자리에서도 다음에 또 그런일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그일을 다시 하겠노라고 단호하게 말했다는것입니다
그런 친구들을 가지고있는 당신은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난 참으로 당신이 부럽습니다

안네
사람들은 당신을 20세기 최고의 작가로 뽑아주었습니다
그것으로 당신이 겪은 고통들을 보상해줄 수 없다는건 알고있지만 그모든 결과앞에 아무도 불만을 말하지 않았다는걸 알아주십시요
안네
21세기에도 아직 우리는 전쟁을 이야기하고 죽음을 이야기합니다
이 시간에도 세상 곳곳에는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그 전쟁을 막으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도처에있습니다
그 준비물은 실로 두렵고 엄청난 비극을 초래할 것들이지요
안네
우리는 이제 당신이 우리에게 남기고간 한권의 일기를 다시금 읽어야할것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전쟁과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당신이 그랬듯이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꿈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이야기 할것입니다

'모든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사람들 마음이 착하다는걸 믿는다'
고 당신이 말했듯이 나도 믿고싶습니다 이땅의 모든 사람들 모든 나라들에게도 언젠간 참된 평화가 오리라는것을 .......
이 저녁 난 당신이 몹시 그립습니다

당신을 오래도록 잊지않을 대한민국의 한모퉁이 어느 이름없는 아주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