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甲濟 월간조선 편집장 mongol@chosun.com

對北 송금 사건에 대한 수사를 특별검사에게 맡겨 수사하기로 한 특검법안이 14일에 盧武鉉 대통령에 의해 공포되었다. 여야 협상에 의해 수사일수는 120일에서 100일로 줄이고, 결과 발표시 북한정권의 관련자는 이름을 가리며 이 돈이 들어간 북한 계좌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의 역사적 의미는 크다.

1. 月刊朝鮮 작년 5월호 기사와 이를 본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의 조사에 의해서 터져나온 이 사건의 핵심은 권력이 사실의 힘에 굴복했다는 점이다. 민주화 시대에 사실은 여론을 움직이고 권력을 무력화시키기도 한다. 특검까지 오게 된 데는 언론과 야당의 사실규명, 이 사실에 분노한 국민 여론의 뒷받침이 컸다. 한국 사회가 민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면을 보여준 것이다.

2. 노무현 대통령이 金大中의 그늘에서 벗어나 김정일을 대하는 자세를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대중의 對北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 특검법안을 공포함으로써 독자적인 對北정책을 수립,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盧대통령은 최소한 김대중처럼 김정일에게 굴종하지는 않을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한다.

3. 이번 수사는 金大中의 반역혐의를 드러내게 될 것이다. 김대중 권력이 재벌과 공모하여 노태우 전두환 두 사람보다 더 많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국가정보기관을 통해서 김정일의 對南 정보기관에 보내고 이로 해서 한국의 최고사령관은 적의 수괴에게 약점 잡힌 바 되어 국가이익과 國富와 정보를 넘겨주었을지도 모른다. 김대중이 대통령이란 권력을 이용해서 대한민국에 대한 반역을 꾀했다는 의심은 이미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났고 범죄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4. 대통령의 반역행위는 혼자서 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국가기관을 반역의 심부름꾼으로 부리고 기관의 책임자들을 하수인으로 삼아야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간첩 잡는 것이 일인 국정원은 적의 간첩기관 앞으로 對南공작비로 쓰일 가능성이 거의 100%인 수억 달러의 비자금을 보냈다. 검찰은 이런 반역행위에 대한 수사를 거부함으로써 반역행위의 방패를 자원했다. 감사원, 금융감독원도 불법행위를 비호했다. 대통령이 반역자가 되니 국가기관이 무력화되거나 반역행위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를 철저히 수사하여 불법에 가담한 자들을 단죄해야 한국이 산다. 대통령이 시키니까 할 수 없이 따라서 했다는 식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헌법보다도, 법률보다도 대통령의 권력남용과 불법행위를 더 존중해준 공직자들은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5. 이번 기회가 김정일을 민족반역자, 평화의 적, 전쟁범죄자, 테러리스트, 부패한 독재자로 확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선 북한측 계좌와 이 자금의 사용처가 조사되어야 마땅하다. 한나라당이 또 기회주의적 처신으로써 이 부분에서 타협한다면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이 사건의 성격을 정확히 규정하기 위해서는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가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과연 북한주민들을 위해서 쓰였는가, 아니면 핵무기 개발 등 군사력 증강과 김정일 호화판 생활비, 그리고 對南공작비로 쓰였는가를 밝혀내려는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있다.

6. 對北불법송금사건은 김대중 김정일 정권의 부패상을 폭로할 가능성이 크다. 이 돈의 조성과정에서 이미 많은 부패가 이뤄졌을 것이다. 조성된 돈이 전액 김정일에게 갔는지도 의심스럽다. 김대중 정권이 현대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국부를 얼마나 희생시켰는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정몽헌의 현대그룹이 남북한의 지도층을 동시에 부패시키고 분식회계로써 이를 숨기는 과정에서 저질렀을 시장경제 교란 행위와 부정 의혹이 규명되어야 이 사건의 본질은 더욱 정확히 드러날 것이다.

7. 이 사건은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의 구성요소들이, 즉 국민 언론 국회 검찰 군대가 정치권력을 앞세운 명백한 반역을 진압하고 주모자들을 처단할 수 있는 저력을 보유하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시험대이다. 한국인들은 4.19를 통해서 李承晩 정권을, 1987년6월 대시위로써 全斗煥 정권을, 특별법으로써 全 盧 두 대통령의 군사반란을 심판한 경력이 있다. 金大중이 저지른 일들은 앞의 세 대통령이 한 일보다도 결코 작지 않은 위험을 대한민국에 끼쳤던 것이니, 국민들의 심판은 불가피한 것이다.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자유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