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스스로 영리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세계에서 가장 잘 속는 민족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구 당 사기사건 건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데 양심을 아주 적게 느끼는 민족임도 인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거짓말을 예사로 하니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대통령을 뽑는다.

여기에 비밀이 있다. 정직하지 못하니 잘 속는 것이다. 정직한 사람은 잘 속지 않는다. 왜인가. 말장난에 속지 않기 때문이다. 말 뒤에 있는 실체를 보는 훈련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씨가 '행동하는 양심'이라 자화자찬했을 때 정직한 사람들은 '행동하는 욕심'을 감추기 위한 말장난임을 간파했다. 김정일 추종세력이 두 여중생 사망 교통사건을 '미군 살인'이라 해도 정직한 사람들은 피식 웃는다.

우리나라 최대의 사기극은 守舊의 극치인 김정일 추종 세력을 진보라고 불러주는 것이다. 그보다 더한 비극은 민족사 최고의 진보세력인 건국-호국-근대화 세력이 守舊라고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기는 명칭변경에서 시작된다. 위선자가 도덕군자연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사기꾼이 판을 친다. 주사파, 친북세력을 진보라고 불러주고 있는 언론, 정치인, 지식인들은 사기의 공범자들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노무현 후보는 청와대, 국회, 행정기능을 전부 충청권으로 옮기는 수도 이전을 '행정수도 이전'이라고 공약했다. 한나라당이 이 부정확한 언어를 지적, 수도이전이니 천도라고 이야기해도 어용방송 등 대부분의 언론은 '행정수도 이전'이라고 표현하여 노무현 후보의 '언어파괴'를 지원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은 방송에게 감사하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