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서현교 기자



학계가 여성 난자채취의 건강위험성을 경고한 가운데 실제로 작년에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논문을 위해 난자를 제공한 70여명 여성 중 10여명이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지난 29일 “미즈메디병원 등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황 교수의 2005년 논문에 난자를 제공한 70여명의 여성 중 10여명이 과배란증후군으로 입원하거나 외래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황 교수 측은 당초 18명의 여성이 난제제공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결과 이보다 훨씬 많은 70여 명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7명 중 1명이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난자채취 모습

“복수 차고 난소 부으면 입원해야”

의사들은 난포 여러 개를 한꺼번에 발달시켜 과배란을 유도하면 난소과자극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증후군의 증상으로 개인에 따라 복수가 차고 난소가 부어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

과학계*법조계*의료계*윤리계 등의 기독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독교윤리실천운동도 “과배란을 유도하는 배란촉진제는 여성에게 치명적인 고통과 심각한 후유증을 안기게 되며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위원회는 “황 교수팀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위해 70여 명의 여성으로부터 과배란을 유도해 총 1,200여개의 난자를 사용했고, 이 중 줄기세포 연구에 쓰일 수 있는 난자는 800개 정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황 교수 측의 당초 주장인 185개 난자 사용이 거짓이었음을 지적했다.

“난자제공자에 충분한 사전 설명 부족”

위원회는 윤리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황 교수팀이 해당 여성들로부터 난자를 채취하기 전에 충분한 설명이 있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고, 황 교수 연구팀의 윤리책임을 맡은 한양대 기관윤리심의위원회가 승인한 (난자기증)동의서 양식이 쓰이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난자 채취는 과배란 주사를 맞아 한번에 30여개 난자 채취를 시도하고 특히 긴 막대모양의주사침을 난자의 집이라 불리는 난포 속에 찌르는 과정이 있어 고통이 따른다.

더욱이 난포가 깊은 곳에 위치한 여성은 배꼽 밑에 수cm의 구멍을 뚫어 긴바늘로 난자를 채취하기 때문에 전신 또는 부분마취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시술 전에 난자기증자에게 후유증 및 시술 방법을 충분히 설명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황 교수팀과 관련된 윤리 논란은 난자 제공자들에게 돈을 주었다는 사실보다 난자 제공 여성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어졌는지가 더 큰 문제”라며 “난자 채취의 목적, 연구의 성격, 제공자에게 닥칠 수 있는 고통 등에 대한 인식 없이 난자 채취가 이뤄졌다면 그것은 여성의 육체를 실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