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 성추행 사건은 쌍방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볼 필요가 있어 그동안 사태의 추이를 관망해 왔지만, 이제 어느 정도 진실은 드러난 것 같아 내 생각을 적어본다.

장경태가 지금 행하고 있는 짓은 전형적인 2차 가해이고, 스스로 자신의 죄를 가중시키고 있는 자해 행위이다. 그리고 자신이 말해 왔던 것과는 완전히 모순되는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장경태는 특별한 경력 없이 젊은 나이에 페미 이슈로 떴다. 민병두가 미투로 낙마하자 민병두 지역구인 동대문구를 이어 받아 국회의원이 되고 40의 나이에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장경태의 성추행 행위와 그 이후에 한 행위들은 민병두에 비해 훨씬 정도가 심하다. 민병두가 억울할 지경이다. 

장경태는 피해자 중심주의와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했고,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증거라고 했다. 윤석열이 미국 방문 중 환영 행사에서 화동(花童)의 볼에 입맞춤을 한 행위에 대해, “아이의 동의 없이 신체에 키스하는 것은 ‘성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고 까지 했었다.

또 성범죄 무고죄 처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는 ‘꽃뱀론’적 인식과 편견이 깔린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장경태는 “성폭력 피해자의 신원 및 사생활 공개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바도 있다. 

지금의 장경태는 과거의 자신을 철저하게 부정하고 있다. 근래의 미투 사건이나 성범죄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자신의 성범죄 행위가 폭로되었을 때 대응했던 것들과도 너무나 다르다. 장경태는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사건의 본질을 회피하고자 “데이트 폭력 사건”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우고 마치 자신이 정치적 음모에 희생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피해자를 무고하고 피해자 남자친구의 신상까지 까발리는가 하면, 피해자와 그 남친을 협박까지 한 사실도 드러났다. 

장경태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가 나서서 고소인을 상대로 고발을 검토하자는 제안도 하고, 민주당 내 일부 의원 또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번 사건을 ‘정치공작’ 또는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며 장경태를 방어하려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심지어 이들은 문제의 동영상과 사진을 조작하여 장경태의 ‘외계인 손’을 삭제하여 대중들을 오도하기도 했다. 

장경태가 진짜 나쁜 것은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의외로 쉬운데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진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프레임 바꾸기, 사건과 무관한 문제를 부각해 그것이 본질인 양 사기를 친다는 것이다.

장경태는 당시 자신의 왼손이 피해자의 허벅지와 그 이외 부위를 만진 것인지 여부만 밝히면 된다. 그런데 장경태는 이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다. 만지지 않았으면 성추행은 없었던 것이고, 고소인은 무고로 처벌받아야 한다. 

하다못해 ‘외계인 손 증후군’이 있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손을 제어하지 못한다거나 피해자가 어깨를 당겨 중심을 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피해자의 허벅지에 순간적으로 손이 닿은 것 뿐이라는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간단하고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서 장경태나 장경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입을 닫고 있다. 

영상에서 왼손을 삭제하는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이들도 장경태가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진 것은 부인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반면에 피해자 측은 장경태의 왼손이 나쁜 짓을 했다는 증거와 증거를 계속 내놓고 있다.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장경태의 왼손이 피해자의 허벅지에 가 있었던 영상이 결정적이고, 피해자가 장경태에게 성추행에 대해 항의하는 음성, 피해자의 남친이 장경태의 뒷덜미를 잡고 장경태에게 소리친 음성과 영상, 당시 동석했던 사람들끼리 나누었던 카톡 대화들은 모두 장경태의 왼손이 한 짓을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장경태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피해자의 남친을 압박했던 것도 카톡으로 드러났다. 

피해자가 1년이 지난 지금 고소를 하게 된 이유와 배경을 들어보면 ‘정치적 공작’이라는 장경태의 주장이 무색해진다. 장경태는 1년 전의 일인데 왜 하필 지금에 와서 사건을 폭로하고 고소하느냐며 피해자를 국민의힘에서 부추긴 것처럼 기자회견을 했다. 장경태가 정청래의 최측근이라 정치상황이나 민주당 내 사정으로 보아 친명 측을 의심한다면 그나마 고개가 끄떡여지지만, 국민의힘에서 굳이 이 시점에 장경태를 공격할 이유가 없는데도 장경태는 국힘당을 배후로 지목했다. 

피해자는 민주당이 아닌 다른 정당의 국회의원 보좌관이고, 장경태를 문제의 술자리에 부른 사람도 그 당의 5급 비서관이었다. 장경태와 이 5급 비서관은 친한 사이였고, 문제의 사건이 발생하자 이 5급 비서관은 자신과 함께 일하는 피해자를 설득(압박?)해서 당시에는 고소를 막았다. 

이 사건 이후 이 5급 비서관도 이 피해자에게 준강간 행위를 했으며, 이에 피해자는 5급 비서관이 비서관직을 그만두는 조건으로 고소를 하지 않기로 했으나, 이 5급 비서관이 국회로부터 사직 처리되지 않자, 그 이유를 알아보고 생각을 바꿨다. 이 5급 비서관이 다른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국회 사무처에서 사직 처리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국회의원 비서관도 공무원 신분이라 공무원들은 형사 고발되었거나 재판 중일 경우는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직을 하지 못한다.(결과에 따라 연금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성범죄로 유죄 판결 받으면 연금 지급이 되지 않거나 삭감된다)

피해자는 5급 비서관이 성범죄 상습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장경태와 친한 사이였다는 점과 장경태 사건을 무마하려 압박했던 사실들을 반추하며 앞으로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 동안의 여의도의 성범죄 행각을 사법처리하려 했던 것이다. 

장경태의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만이 있는 보통의 성범죄 사건과 달리 증언과 증거가 넘쳐난다. 이 사건을 검찰이 기소하지 않거나 사법부가 유죄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면, 그동안 성범죄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재심 청구를 해야 할 것이다. 

장경태는 지금 매우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다. 오늘은 급기야 피해자가 TV조선에서 인터뷰한 것을 두고 ‘대본에 따라 연출된 듯하다‘고 공격을 했다. 차라리 가만히 있었으면 성추행만이 사법처리 대상이 되어 경우에 따라서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정도의 낮은 형량이 나올 수 있는데, 고소를 막기 위해 피해자 측에 압박, 무고, 2차 가해, 피해자측 신분 공개, 피해자 남친에 대한 감찰 압력, 2차 가해에 의한 피해자 상해(정신과 치료)로 가중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원 면직은 물론 정치인으로서의 생명도 끝날 수밖에 없다.

어차피 국회의원도 못할 것 같으니 저렇게 발악해서 민주당과 개딸을 등에 엎고 여론 반전을 기대하거나,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검찰과 사법부를 장악했으니 수사, 기소, 재판 과정에서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는 망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꿈 깨시라.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장경태의 황당한 꿈이 현실화되는 것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의 꿈이 현실이 되면 대한민국이 없거나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없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아마 후자가 되어 당신의 꿈은 일장춘몽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