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에 혼쭐난 북한군 “계속 날아와, 계속…꽝, 꽝”

北·러 군인들, 언어 문제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우크라 드론에 혼쭐난 북한군 “계속 날아와, 계속…꽝, 꽝”북한군으로 보이는 남자가 숙소에서 러시아군으로 보이는 남자들에게 전장에서 겪은 드론 공격 경험담을 말하고 있다.  / 텔레그램

 

앵커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전장에서 겪은 드론 공격에 놀라하며 경험담을 말하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친 우크라이나 국제시민단체 엑사일노바’(exilenova)는 지난 17일 인터넷사회관계망인 텔레그램에 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에는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으로 보이는 남자가 숙소에서 러시아군으로 보이는 남자들에게 전장에서 겪은 드론 공격 경험담을 한국말로 설명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북한군 추정 남자가 놀란 목소리로 “어 드론, 드론 계속 날아와 계속”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러시아군 추정 남자가 드론이 비행할 때 나는 소리를 입으로 내자 북한군은 “어.. 꽝 꽝”이라고 말합니다.

 

북한군 추정 남자는 이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러시아군 추정 남자 쪽에 있는 뭔가를 가리키며 “저걸로 저걸로 저걸로 넉대 넉대 체티레(러시아어로 4) 드론”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이 영상을 촬영하던 러시아군인 추정 남자가 이를 알아듣고 영어로 “four? four? 드론?” 즉 4개의 드론이냐고 질문하자 북한군은 총을 공중에 겨냥한 모습을 하고는 “땅땅땅땅땅땅땅이 땅땅땅땅 해 가지고 뜨리(three)” 즉 3개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러시아군 추정 남자가 영어로 “굳 가이”(Good Guy) 즉, ‘좋은 사람’이야라고 말합니다.

 

해당 대화를 볼 때 북한군 추정 남자는 우크라이나군 드론 3대를 총으로 격추했다고 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 영상의 진위 여부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COO)는 지난 17일 드론 공격으로 16일까지 사흘 동안에만 북한군 50여 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수부대는 당시 자신들의 인터넷사회관계망인 텔레그램에 드론을 이용해 북한군을 공격하는 관련 영상을 공개했는데, 영상에는 드론이 벌판을 걸어가거나 나무 뒤에 숨어 있는 북한 군인들을 향해 날아가고 군인들은 황급히 피하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겼습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에 출연하는 한국의 군사전문가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상에서 나오는 북한군 추정 남자는 드론 공격에 굉장히 놀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일우 국장] 이런 내용을 보면 사전에 (북한군에게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라는 것에 대한 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또한 의사소통이 안 되니까 드론이라는 위험이 있다는 것도 (북한군에제대로 전달이 안된 거 같습니다


이 영상에서도 북한군 추정 남자와 러시아군 추정 남자들 사이에는 언어문제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북한군 추정 남자는 한국말로 얘기하다 중간에 잠간 말을 멈추고 러시아어로 4를 말하는 체티레라고 말을 합니다이에 러시아군 추정 군사가 이 러시아어를 알아듣고 영어로 ‘four?’라고 묻자 북한군 추정 남자는 영어로 ‘Three’라고 답을 합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국방부는 지난 19일 러시아군와 북한군은 거의 확실히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양측은 공통 언어를 공유하지 않고 있고북한군이 러시아의 지휘 및 통제 구조에 통합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20일 RFA에 우리는 처음부터 러시아가 북한군을 침략전쟁에 갑자기 끌어드린 절박한 결정 때문에 언어 장벽을 포함한 상호운영성 문제들이 거의 확실히 발생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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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FPV 드론. /사진출처: 우크라이나군 (UKR 53rd Mechanized Brigade)


이일우 국장은 이런 의사소통 문제 때문에도 러시아군은 북한군을 대상으로 복잡한 작전 지휘 같은 것을 할 수 없어 단순히 보병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일우 국장] 러시아군이 공격할 때는 전차나 장갑차로 엄호하고 포병사격과 드론 지원을 하는데 영상을 보면 북한군이 돌격하는 모습에 이런 지원은 없고 그냥 병사들만 소규모로 하고 있습니다사실 이런 전술 외에는 복잡한 지휘 같은 것은 의사소통 문제 때문에 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DC) 센터장은 지난 16일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병력을 장갑차 없이 전투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일우 국장은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이런 장비들을 제공하기에는 사실 기간이 너무 짧아 기계화 보병이나 전문성을 요구하는 전투 병력으로 이용하기가 힘들다면서 북한군은 이른바 '총알받이(meat grinder, 고기분쇄기)' 보병으로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일우 국장]
 러시아군은 북한군을 정규군 부대에 정식으로 편입해서 이 인원들을 제대로 된 전투 인원으로 쓰려고 했다기보다는 그냥 20명씩 묶어서 보내서 우크라이나 탄약을 소진시키는 목적으로 쓰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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