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7일 윤석열 대통령의 對국민담화에 “대통령의 정상적 직무수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조기 퇴진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조기퇴진’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하는 것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래서 한 대표가 말하는 ‘조기퇴진’이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질서있는 퇴진’을 뜻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對국민담화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에 대해서 당에게 일임한다고 말했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논의하고 고민할 시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 담화에서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라고 밝혔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이같은 뜻을 받아들여 여당에서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수용하는 대신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질서있는 퇴진’ 로드맵을 만들어가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당밖의 사정이 워낙 급하기 달려가고 있어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민주당은 오늘 탄핵안이 부결되면 오는 11일 또 탄핵안을 내겠다고 한다. 그 사이 광장과 거리가 소란스러워질 것이고, 국힘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특히 內亂首魁黨(내란수괴당)이란 공세에 대응할 용기와 전략은 기대하기 힘들다.
당 일각에서 ‘윤 대통령의 2선 후퇴와 책임총리를 통한 국정 운영’과 같은 대안이 나온 것에 대해 한 대표는 “(윤 대통령) 얘기 중에 그런 것도 있었다. 당과 정부가 책임지고 정국 운영하겠다는 말씀도 있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이어 “그 부분도 지금 제 말씀과 비슷한데 (대통령도 담화에서)총리와 당이 민생 상황과 중요 상황을 긴밀히 논의해 민생이 고통받고 대외 상황이 악화되는 일을 막도록 하겠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는 ‘임기 단축 개헌’ 논의도 병행되는지에 대한 물음에 “(윤 대통령이 언급한) 임기 포함해서 당에 일임하겠다, 제가 그 논의하겠다는 말씀드렸고 조기 퇴진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대표는 ‘탄핵만은 안 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對국민담화 직후 비상의원총회를 이어가면서 오후 5시로 예정된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의료대란 등 民生파괴를 지켜보기만 했던 국힘당이 뒤늦게 사태수습에 나서기엔 지지기반이 너무나 취약하고 내란죄라는 칼은 너무나 예리하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런 논평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엄석대의 작은 세상은 무너졌습니다. 아직도 그와 함께 하는 질서를 이야기하는 사람 모두가 담임 선생님 바뀐 줄 모르는 엄석대의 공범들입니다. 엄석대, 벌거숭이임금님, 돈키호테 이 모든 것을 합한 끔찍한 混種의 궁지에 몰린 담화에 호응하는 순간 국민의힘은 마사다 요새에 갇힌 狂信徒 꼴이 날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마지못해 '우리 당에 일임'이란 카드를 던졌지만 이는 자신이 上王 노릇하겠다는 뜻이다. 당정 협력이란 말은 좋지만 결국 한덕수 총리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내 친윤세력의 공조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배후의 윤석열 주도로 흘러갈 것이고 이에 따른 내분이 격화될 것이다. 이는 민주당 세력의 대공세에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국가운영을 제대로 할 순 없다. 위기 때 권력구조가 이중적으로 되어버리면 수습이 안 된다. 국힘당은 사실상 대구경북당인데 이들은 한동훈 대표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소외되는 것보다는 민주당이 집권한 상황에서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의료대란에서 구경꾼이 되어 한국전 이후 최대의 人命손실 위기를 부른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헤어지든지 운명공동체가 되는 수밖에 없다.
한동훈이 말한 '조기퇴진'이란 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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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07,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