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길을 잃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폭주를 견제, 인기를 모아 당을 장악하고 대통령의 지지율은 폭락해도 당의 지지율은 유지했는데 지난 주 한국갤럽 조사에선 대통령과 국힘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엔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에선 일단 손을 떼고 이재명 공격 모드로 돌아선 듯하다.

윤 대통령에게 절망한 보수성향 사람들은 윤 대통령에게 굽히고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한동훈 대표를 밀어줄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한동훈 대표의 전략적 실수는 김건희 여사 문제에 집중하다가 더 중요한 의료대란 해결의 실마리를 놓친 점일 것이다. 醫政협의체가 출범했지만 의료대란을 일으킨 책임자들(총리, 복지부 및 교육부 장관)이 들어와 윤석열 주도의 회의체로 보이니 의료계가 협력할 것 같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의료대란 해결의 훈장을 한동훈 대표에게 줄 것 같지도 않다. 의료대란 해결 없이는 내일 이재명 대표가 당선무효형 이상의 선고를 받더라도 윤석열과 한동훈이 득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직계세력이 틈을 보인 한동훈을 공격하고 있다. 요사이 국회에서 의료대란과 동해 유전 대소동을 열심히 따지는 이들은 민주당 의원이다. 국민의힘은 정부 편을 들든지 구경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지른 2000명 증원으로 총선을 망친 국민의힘이 이 시한폭탄을 제거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껴 안고 가니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통령 선거는 사실상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

한동훈 대표가 살 길은 여전히 의료대란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다. 이 문제 해결에 전력투구하면 실패하더라도 윤석열 때문이지 국민의힘 때문이 아니란 정도의 변명은 만들 수 있다. 지금 식으로 무기력하게 대처하여 실패하면 의료대란은 윤석열, 한동훈 공동책임으로 남을 것이고 그의 정치적 야망도 대란의 소용돌이에서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