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 대부분이 휴학한 가운데 본과 4학년이 내년 1월 치르는 의사 국가시험 필기 시험에 304명만 접수했다. 이로서 매년 3000명 가량 배출되던 신규의사가 내년에는 10분의 1 수준만 배출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내년에 치러질 전문의 자격시험에는 566명이 원서를 접수했는데 이는 올해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 2782명의 20.3%에 불과한 수치다. 불합격자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 배출되는 전문의 수는 작년보다 약2000명이 줄어든 500명 안팎에 그쳐 신규의사 및 전문의 의사 배출이 작년보다 약5000명이 줄게 생겼다. 윤석열 대통령은 매년 의사 배출수를 2000명씩 추가로 늘려, 5년간 1만 명을 더 늘리겠다면서 이를 의료개혁이라고 포장, 밀어붙였는데 의사수 배출이 한 해에 5000명이 줄어드는 희한한 결과를 빚게 생겼다. 醫師增員엔 실패하고 醫師減員에 대성공한 것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는커녕 개혁이 성공적이라고 자랑한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접수를 마감한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에 304명만 신청했다. 올해 1월 제88회 필기시험에 3270명이 접수해 3212명이 응시한 것과 비교하면 지원자가 약 9%로 줄어든 것이다. 의사 국가시험은 매년 9, 10월 실기시험을 보고 이듬해 1월 필기시험을 치르는데 올 9월 제89회 실기시험에는 364명이 접수했고 이 가운데 347명이 응시했다. 응시자 중 전년도 불합격자 등을 제외한 올해 의대 본과 4학년생은 159명에 불과했다.

의사 국가시험은 임상실습 기간(2년간 총 52주, 주당 36시간)을 채운 의대 졸업생이나 6개월 이내 졸업 예정자가 응시할 수 있다. 내년 2월 졸업 예정인 본과 4학년생이 대부분 휴학해 실습기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면서 응시 자격을 얻지 못했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최창민 위원장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의사 배출 절벽이 현실화된 것”이라며 “2, 3년 뒤 레지던트를 해야 할 인원이 대부분 배출되지 않아 의료 현장에도 타격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도 올해 5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는 12일 오후 5시 마감된 내년도 제68차 전문의 자격시험에 566명이 원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 2782명의 20.3%에 불과하다. 불합격자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 배출되는 전문의 수는 500명 안팎에 그쳐 올해보다 약2000명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규의사 및 전문의 배출이 5000명이나 줄어들고 사직한 전공의 1만2000명은 계속 안 돌아오고, 휴학중인 1만8000명의 의대생들도 내년에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공의 및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실과 수술실 파행은 악화될 것이고 이로 인한 초과 사망자도 늘어날 것이다. 윤석열 한 사람의 고집으로 벌써 수천 명이 억울하게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 자국민을 죽음으로 몰고간 분야에서 김일성과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진 의원은 “의료 교육 시스템이 멈췄다. 후폭풍을 우선 점검하고 해결 가능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의료대란에 대하여는 주로 민주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구경꾼 노릇을 하거나 정부를 편들고 있다. 의료대란으로 정부와 여당이 동반 몰락하고 있는 모양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