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토론방에서 퍼온 것이다.
제목은 바꿨다.

이름:이주영 (00) (0, 남, 00)
2003-02-15 오후 5:00:00 68.85.43.189


우리는 다시 준비해야 한다.

해방후 신생 조국 시절 좌우로 패가 나뉘어 피터지게 싸움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이후 21세기를 맞이하는 이때 대한민국은 다시 그때 이상으로 좌우가 나뉘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때와 비교 차이가 있다면 물리적 폭력대신 방송 언론 매체나 사이버 공간에서의 패싸움으로 변질되었고 이번에는 우가 좌에 비해 열세에 있다는 점이 달라 보인다. 참 재미난 역사의 되풀이가 아닐 수 없다.

만약 대한민국이 예를 들어 미안 하지만 필리핀이나 미얀마 (그들은 우리 보다 잘살던 나라였다.) 정도의 국가 수준이 되어 아직 이런 식으로 싸우고 있다면 덜 억울하겠지만, 인류 역사 이래 최고의 성장 속도를 기록하며 폐허에서 이만한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국가를 이룩한 터에 정말 의미 없는 간혹 잘난 학자나 정치인들이나 가끔 인용할 용어들인 좌, 우, 보수,수구, 진보, 심지어 꼴통 운운으로 날을 지새고 있으니 과거 피비린내 나게 싸웠던 그때 처럼 국가의 명운을 다시 결정하여야 할 순간이 도래 했는지 모르겠다.

왜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목숨을 바쳐 혼신을 다해 싸우고 일하던 사람은 간곳 없고 오직 교언영색으로 세월을 지낸자들과 새파란 젊은이들이 설치는 세상이 되었을까? 신생 조국 시절 공산주의로 부터 민주주의를 사수한 그들, 한국동란시 목숨을 바쳤던 그들, 그때의 전상으로 아직도 수 많은 우리의 용사가 원호 병원 병상에서 남은 목숨을 부지하는 엄연한 현실, 서독 광부와 간호사들, 공순이 공돌이라 천대 받으면서도 밤낮으로 일하던 그들, 중동 열사에서 땀흘리던 그들, 수출 실적이라면 지옥이라도 뛰어들던 넥타이 부대들..... 그리고 잘살아 보자는 일념으로 국민을 독려하던 단구의 그 사나이와 그 주변에 포진한 충신들, 공무원, 과학자들은 다 어디가고 이 대한민국은 21세기를 맞이하여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거스르는가?

물론 그들의 과오가 있었다. 부패와 독재가 있었다. 그러나 지구상의 어느 국가나 민족의 역사에 어느 한순간도 그런 치부가 없었던 경우는 없는데, 왜 그 찬란한 역사를 이룬 그들은 오직 그 과오 만으로 수구 꼴통이란 이름으로 매도 되고 역사의 뒤안길에서 사라져야 하는가? 태어나서 조국이 없는 상태에서 전쟁을 두번씩이나 겪고서도 이런 찬란한 국가를 만든 그들, 오늘날 젊은이들의 할아버지 세대, 전쟁통에 '김미 쵸코렛', '김미 츄잉껌'하고 깡통 차던 그들이 주경야독하며 외골수로 이룩한 이 자랑스런 대한민국, 지금 젊은이들의 아버지 세대, 도대체 그들은 그토록 험한 역사의 굴레를 지고서도 어떻게 이런 훌륭한 국가를 이룰 수 있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오지 않는가? 왜 조국은 이들에게 이렇게 매몰찬지, 왜 젊은이들은 그런 자랑스런 앞세대에 침을 뱉는지? 앞세대의 잘못된 점은 유념하여 새시대의 거름을 만들고 잘된 점은 침소봉대하여 후손 대대로 자랑스레 물려주질 못할 망정 왜 그토록 집요하고 혹독한 것일까? 조국이 이들에게는 마땅히 연금이나 기초 사회보장 쯤은 해 주어야 마땅한 것 아닌가?

우리는 이런 슬픈 상황을 한탄만 할 겨를도 없는 것이, 지금 세상을 득하였다는 지도자가 인류 역사에 그 악명이 길이 남을 독재자에게는 금품을 더 주어서라도 전쟁을 일으킬 마음을 달래야 한다고 날이면 날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정작 그 독재자의 불장난을 막아주고 있는 친구한테는 삿대질을 서슴지 않는 착란의 시절을 맞이했고, 자기 백성을 굶겨 죽이고 고문하고 심지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악의 화신 앞에 가서 '만경대 정신' 운운하고 사진 찍고 손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 부르는 위선의 지식인들, 그들에 속아 뻔한 진실도 구별 못하는 이땅의 불쌍한 젊은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이대로 한탄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노벨상 탄 분이 통치한 5년 동안 무슨일이 벌어 지고 어떻게 이 국가가 변했는지는 새삼 말하지 않겠지만, 앞으로 5년을 이런식으로 더 간다면 대한민국은 그 발전의 동력을 잃고 통일의 기틀은 고사하고 다시 전쟁의 위험 속에서 외세에 춤추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때는 이나라를 이룩한 위대한 세대는 거지반 죽어 그들의 대 서사시는 그저 바람결에 들려 오는 흐느낌으로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다시 준비 해야 한다. 이제 기력이 쇠하고 싯푸른 기개는 꺾였지만 적어도 그들이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그들에 대해 그저 순수한 형제의 애로써 관대히 봐 주었지만, 이제 그들은 마치 정글 연못 속 피라나 처럼 엄청 큰 물소 한마리를 삽시간에 해치우듯 치명적이고 집단적으로 변한 만큼, 매초리가 필요하면 들어야 한다. 아마 이것이 역사의 멍에를 온통 진 이세대에 신이 부여한 마지막 임무일런지 모른다.

후세들아!
옛날 옛적에 아주 훌륭한 조상이 있었느니라.
그들은 찬란한 집을 짓고 하늘로 훨훨 올라 갔느니라.
물한 모금 주었으면 울지는 않지.
지나가다 생각나면 손 한번 흔들어 주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