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보도 KBS뉴스9 평

[정치] [연속기획]2005한국-이념 갈등/ ⑤값진 다양성

<앵커 멘트>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의 실체를 집중 조명해봤습니다. 격렬한 이념 논쟁만큼 이에 대한 비판과 반성의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이런 뜨거운 논쟁을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조재익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광복 60주년, 분단 60주년. 올 8.15 서울 도심은 진보와 보수단체의 勢대결장으로 변했습니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처럼 이념논란이 갈등의 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나마 최근 학계에서 우리 사회 이념논쟁에 대한 반성과 사회 갈등 해결을 위해 논쟁이 어떻게 펼쳐져야하는지를 고민하는 움직임이 일어 희망섞인 기대를 갖게 합니다.
먼저, 다양성을 인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진보와 보수쪽 모두에서 나왔습니다.
적이냐 동지냐만 따지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자는 것입니다.
<인터뷰>박효종 (서울대 교수): '상대방도 나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이 점을 존중해야겠다고 하는 기본적인 선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논쟁을 색깔론으로 끌고가는 정치권의 정략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인터뷰>김호기 (연세대 교수): '지난 몇 년 동안은 이념논쟁, 다시 말해 색깔론이 일어나서 지지세력을 결집하는데에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된 것 같다.'
또 논쟁은 정서적, 감정적 차원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과 이해와 포용의 덕목을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인터뷰>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좌우의 패러다임, 그 틀을 벗어나서 정말 인간의 존엄성 각도에서 문제를 봐야 할 것입니다.'
학계에서는 우리 곁엔 진보와 보수도 아닌, 좌파와 우파도 아닌, 다양한 성향의 이웃들이 살고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조재익입니다.

10월 28일 방송된 기사는 겉으로만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한다면서 실제 방송 시간과 자료화면 편집 내용을 분석하면 보수쪽 보다는 소위 진보쪽에 유리하게 엮었다.
이 보도의 총 방송 시간은 2분 14초이다. 이중 앵커의 기사 소개가 23초, 기자의 설명이 15초, 좌익 성향 인사의 인터뷰 24초, 좌익단체의 평화 집회 설명 27초, 보수 성향 인사의 인터뷰 10초, 보수단체의 평화 집회 설명 10초, 보수단체의 충돌 장면 25초로 구성돼 있다. 자료 화면 또한 편향적이다. 좌익 단체들의 집회는 주로 평화적 행진을 보여준 반면, 보수 단체의 집회는 경찰과 충돌하는 장면을 주로 내보내 시청자들이 보수 단체를 과격한 집단으로 느끼도록 유도했다.
게다가 보도의 마지막에 마무리 발언을 한 사람이 한완상 적십자사 총재라는 것도 문제다. 한완상 現적십자사 총재는 김영삼 정부시절부터 대한민국의 정통성 흔들기를 시도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또 주한미군 철수시위와 맥아더 동상철거 시위를 주도했던 통일연대의 상임고문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한 총재의 말을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 넣어, 마치 사회원로가 좌우 대립을 보면서 조언하는 것처럼 보여준 것은 KBS 뉴스 보도의 편향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KBS가 10월 24일부터 10월 28일까지 5일간 내보낸 이 기획 보도들은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이 한 편도 없다.
1편에서는 강정구 사건의 본질을 정쟁에서 시작된 소모적 이념갈등으로 표현하고 있고, 2편에서는 사실로 확인된 이철우 前열린당 의원의 조선노동당 가입을 사실 확인이 안된 정쟁의 소재처럼 흐리고 있다. 강정구 사건 또한 ‘찻잔 속의 태풍이었는데도 정치권의 정쟁 때문에 커졌다’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3편에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체제와 헌법을 수호하자는 주장과 反국가세력들의 주장, 즉 합헌과 위헌의 논리를 等價視하여 흑백논리에 따른 소모적 대결이라고 표현했다. 4편에서는 선진국의 사례를 든다면서 우리 나라의 현실과는 전혀 다른 일본과 프랑스의 예를 들며 우익이 좌익의 주장을 수용했기 때문에 그들 나라가 안정을 되찾았다며 우리나라의 애국세력이 반역세력의 주장을 들어주는 것이 역사의 흐름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KBS는 시각이 한 쪽으로 치우친 사람들 위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1편에서는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의견으로 보도를 마무리하고 있고 3편에서는 진중권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의 의견을, 5편에서는 한완상 적십자사 총재의 의견을 내보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지낸 바 있으며 간행물윤리위원회 산하에서 청소년 권장도서를 선정하는 ‘서평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미래한국신문에 따르면 김 교수는 리영희 교수의 ‘대화’와 ‘한국의 빈곤과 불평등’을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했다고 한다. 그는 미래한국신문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화’라는 책은 민주화 운동을 했던 리영희 교수가 한국 현대사를 담담하게 풀어간 것이며 ‘빈곤과 불평등’ 역시 게임이론을 다룬 훌륭한 책이라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진중권 교수는 좌파 시사평론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각종 언론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독설을 쏟아냈다. ‘조선일보 밤의 주필’을 자칭하며 안티조선 활동을 한 바 있다. 한완상 총재 역시 앞서 말했듯 중립적인 인물이 아니다.
이렇게 시각이 한쪽으로 치우친 이들을 통해 좌우 갈등을 분석한다는 KBS의 의도는 강정구 사건에 의해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反국가적 세력들을 도와주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내용도 원론적 수준에 그쳐 이것이 과연 보도 프로그램에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kbs의 저널리즘 일탈행위는 항상 공정보도의 형식을 빌어 교묘한 편향적 내용전달을 한다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차리리 평양방송처럼 대어놓고 선전방송을 하는 것이 시청자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나을 것이다. 공정성을 가장하여 反국가, 反헌법세력을 지원하는 kbs의 기교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더 높인다. 그야말로 kbs는 국민의 정신건강에 毒이라는 실감을 할 수 있었다. 국민들이 건전한 시민으로 남아 있기 위해서는 이 정신적 독극물 섭취를 차단해야 하고, 그러려면 수신료 내기를 거부하고 일일이 항의전화를 하는 수밖에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