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全敬雄

9월 21일 보도한 'KBS 뉴스9' 내용비판

KBS 뉴스는 북한에 대해서만은 사실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어려운가 보다. 정부는 북한이 6자 회담 공동 선언문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약속을 어기자 ‘북한도 어쩔 수 없었다’며 국민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BS는 이런 정부의 충실한 나팔수를 맡고 있다. 21일 방송된 ‘KBS 뉴스 9’의 내용들이다.

제목: 北核, ‘장외협상’ 사실상 시작 / 정치부 소현정 기자
“...공동성명 타결 하루만에 터져나온 경수로 제공 논란에 정부는 사실상 5차 회담을 앞둔 장외협상의 시작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공동성명 발표직후 북한을 제외한 5개 국가가 경수로 제공 시점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밝혔으며 이후 하루 뒤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미 협상을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설득할 전략을 마련 중임을 시사했습니다...”
“...미국은 그러나 오늘도 先경수로 제공은 없다며 공세를 계속했습니다...”
: 이 보도에서 기자는 북한 이외의 국가들이 모두 제각기 다른 의견을 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6자 회담 공동선언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 등을 완전히 포기하고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준수하는 것이다. 기자는 5개 국가들이 北의 핵프로그램 포기를 모두 환영했고 북한에게 이를 지키도록 종용했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다.
또, 기자는 미국이 북한에게 先경수로 지원 後핵폐기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을 ‘공세’라고 표현하고 있다. 기자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종용하는 것이 ‘공세’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제목: 北, 왜 경수로 고집하나? / 고영태 정치부 기자
“...경수로는...핵연료가 서서히 연소돼 불순물이 많아 플루토늄 추출이 사실상 어렵다는 게 정설입니다...”
“...북한이 경수로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보다 현재 수력, 화력 발전으로는 전력난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 기자는 북한이 경수로 지원을 핵포기의 조건으로 내건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보도는 기본 전제부터 잘못돼 있다. 바로 북한 전력난의 가장 큰 원인은 김정일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에너지 원료로 석유를 사용한다. 이 석유를 사오는 데는 硬貨(경화)가 필요하다. 김정일은 그 돈으로 무기구입과 자신의 사치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북한에서 김정일이 쓰는 돈만 아껴도 에너지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또한 기자는 경수로에서는 플루토늄 추출이 사실상 어렵다며 경수로의 핵개발 전용을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 중에는 기자의 ‘단정’과 다른 의견이 있다.
2002년 8월 8일자 프레시안에 기고한 강정민 박사의 글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KEDO 관련 전문가인 前 미 핵안전규제위원회 위원장 빅터 길린스키와 핵비확산정책교육센터 센터장 헨리 소콜스키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대북 제공 경수로에서도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대량 추출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 기사에 따르면 길린스키와 소콜스키는 일반 경수로에서도 첫 가동 후 다음 핵연료 장전까지 15개월 정도의 운전기간 동안에는 ‘핵무기급’에 가까운 품질의 플루토늄을 약 300kg 생산하며 이를 이용하면 수십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해외 전문가들은 경수로로 핵개발은 불가능하다는 점에 대해 장담을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자는 ‘북한이 경수로를 가져도 핵개발을 하지 못한다’고 단정짓고 있다. 북한이 핵시설을 가지고도 무기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기자의 믿음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제목: 개성공단 사업 청신호 / 경제부 이준희 기자
“...입주 업체는 시범단지 때와는 달리 의류와 가죽, 신발제조업체로만 한정됐습니다. 전략물자 반출문제로 공장가동이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첨단업종은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당장 전략물자 반출 문제로 제동이 걸려 있는 전화교환설비에 대한 미국의 승인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개성공단의 문제점에 대한 왜곡보도 비판은 지난번에도 했었다. 기자는 개성공단 사업이 부진한 이유를 미국에서만 찾으려 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관리규정(EAR)은 자국의 기술이 상대방에게 넘어갔을 경우, 자국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할 때에 수출금지를 요청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들이 고성능 중앙연산처리장치(CPU), 로켓 추진체 및 관련 부품, 고급 IT장비, 통신관련장비, 위험물 등이다. 기자는 개성공단에 노동집약적 산업만 입주하는 이유를 미국의 전화교환설비 반입제한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들은 미국의 전략물자제한 때문에 개성공단에 입주하지 않는 것일까.
통일부가 2005년 7월 11일 배포한 ‘개성공단 사업과 현황’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완료되는 ‘개성공단 1단계 개발계획’은 노동집약적 중소기업 공단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나와 있다. 이 계획에 따라 공단 건설이 현재 진행중인 것이다. 통신, 수도, 전기 등은 지금도 건설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미국 때문에 개성공단이 활성화되지 못한다고 말하는 기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개성공단의 개발이 부진한 실제 이유는 기업들에게는 별다른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대북 사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 등에 따라 건축비와 투자비 대출, 공단내 기업자산 담보인정, 20억원 범위 내에서 손실의 90%까지 보조해주는 등 각종지원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법인세율은 14%에 불과하다.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에는 단점이 많다. 먼저 토지비용을 보면 개성 공단의 분양가는 14만 9,000원/평으로 우리나라 국가산업단지의 최저 분양가 19만 5,000원/평이나 중국 심양의 12만원/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다음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직원들에게는 북한 사람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지말 것, 개인적으로 대화하지 말것, MP3, 카메라의 반입금지 등 제한사항이 대단히 많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북한 당국에 사과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이 북한에 가서 일할 것인가는 기업의 고민 중 하나다. 결국 기업들은 여러 가지 조건들 때문에 개성공단에 진출할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KBS 기자는 마치 미국의 전략물자수출 제한이 개성공단 활성화의 모든 문제처럼 보도하고 있다. KBS의 親北적인 사실 왜곡이 지나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6자 회담 공동선언문을 제 멋대로 해석한 북한에 대해 주변국가들은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공영방송인 KBS는 진실을 가리고 김정일 편을 드느라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 KBS는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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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보도된 'KBS 뉴스 9' 비판

다음은 22일에 보도된 ‘KBS 뉴스9’의 보도 내용들이다.

제목: “6자 회담 이행비용 6조 5천억 ~ 11조원” / 정치부 김건우 기자
“...최소 6조 5천억원, 최대 11조원...정부가 밝힌 6자 회담 이행비용입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오늘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습니다...”
“...우선 대북송전 선로비용에 1조 5천억원, 한해 송전비용을 8천억원으로 잡을 경우 최고 8조원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송전 시작 전까지 3년간의 중유비용과 새로운 경수로 건설분담비용 1조원을 더할 경우 최대 11조원이 든다는 것입니다...”
“...정 장관은 이행과정을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며 부가적인 경제효과로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또한 미래 통일에 대비한 평화투자비용으로 이해해달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 지난 7월 13일 이영석 기자는 대북송전 비용을 2조원 가량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약 2개월이 지난 어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송전비용이 약 8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 2개월 사이 다른 언론매체들에서는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기 보다는 나름대로의 조사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송전비용에 대해 보도했다. CBS 노컷뉴스는 7월 18일자에서는 ‘정부, 구체적인 송전비용 대책이 없다’는 후속보도를 냈었으며 조선일보는 7월 20일자에서 배전시설을 제외하고도 초기 비용 3조 5천억원에 매년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헤럴드 경제신문은 7월 25일 기사에서 송전비용이 정부추산보다 2배가 더 들것이라는 분석기사를 내기도 했다. 민간단체 중에서는 국민행동본부 등이 대북송전에 25조원이상의 血稅(혈세)가 소요될 것이라는 광고를 내 주목을 끌기도 했다.
6자 회담 공동선언문 채택 이후에도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 주요언론들은 6자 회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12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KBS는 이에 관한 기사가 없었다. 이렇게 다른 언론들은 대북송전비용에 대한 정부의 발표에 의구심을 가지고, 조사분석을 통해 집중취재를 했다. 반면 血稅(혈세)로 운영되는 KBS는 정부의 발표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제목: 힐 차관보, 訪北 의향 北에 전달 / 정치부 소현정 기자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통해 북한에 방북의사를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4차 6자 회담 하루 전인 지난 12일, 서울을 찾은 힐 차관보는 정동영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방북의사를 밝혔습니다...”
“...힐의 방북은 최근 공동성명을 둘러싼 北-美간 기싸움과 미국 내 강경파의 입김 등을 생각할 때 쉽지 않은 과제지만 우리정부의 기대와 그 파급력을 생각할 땐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입니다...”
: KBS는 힐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 근거는 정동영 장관의 발언이다. 하지만 23일 오전의 관련보도 내용을 보면 힐 차관보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다음은 23일 오전 KBS 뉴스광장에서 국제부 이광출 특파원의 보도 내용이다.

“...숀 메코맥 美국무부 대변인은 오늘 북핵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할 것인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아도 오늘 기자 브리핑에 들어오기 전에 자신이 직접 힐 차관보에게 직접 물어봤다면서 강한 부인은 하지 않았습니다...”
“메코맥 국무부 대변인: 지금으로선 오는 11월 예정된 북핵 6자회담 제5차 회담을 위해 베이징에 가는 계획 밖에 없다.”
: 이 보도 내용을 보면 힐 차관보를 보내기로 했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기자가 메코맥 美국무부 대변인에게 힐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할 것인가를 묻자 ‘강한 부인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힐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의 근거인 것이다.
그러나 메코맥 대변인은 기자의 질문에 ‘아직은 일정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기자의 보도 근거는 자의적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즉, 미국이 공식적으로 힐 차관보를 북한에 보내기로 예정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힐 차관보의 개인적 생각을 듣고선 기자에게 말한 것을 KBS는 마치 미국이 힐 차관보를 특사로 북한에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아직 대북 특사를 북한에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또 KBS 보도의 마지막 부분은 힐 차관보가 방북하지 못할 경우에는 미국 내의 강경파에 책임을 씌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도행태가 이래서인지 정부가 KBS를 생각해주는 마음은 대단하다.
22일자 독립신문에 따르면 기획예산처가 KBS에게 국고보조금 91억원과 방송발전기금 60억원을 내년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2004년 638억원이라는 사상최대의 적자를 냈던 KBS는 지난 5월, 25년간 수신료 동결 등의 이유를 내세워 총 527억원의 국고 보조금 지원을 신청한 바 있다. 데일리안은 23일 기사에서‘KBS의 도덕적 解弛(해이)’에 대해 보도했다. 이 기사에 소개된 ‘방송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경영 효율성’ 항목에서 0점을, 당기순이익은 2003년에 비해 926억원이 감소해 작년에 적자로 전환됐다고 한다. ‘재무구조 건전성’도 수능교재를 출판해 200여 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렸던 EBS와 함께 2.5점을 기록해 공동 36위를 기록했다. 유동비율,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들은 조사대상이 된 39개사 중 각각 38위와 37위를 기록해 역시 최하위 수준이었다고 한다. 반면 KBS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건비는 4,403억원에서 4,617억원으로 2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작년 10월 18일 국정감사에서 열린당 민병두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2003년말 KBS의 직원은 5,445명이었다.
혈세로 운영되는 KBS의 보도는 지금도 개선되는 부분이 별로 없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