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全敬雄

KBS의 뉴스보도의 왜곡은 어제도 계속되었다.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9월 12일과 13일 새벽에 보도된 뉴스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제목: 美, 선제 핵무기 사용허용 검토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합동 핵작전 지침초안’은 적성국과 테러집단들이 미국이나 다국적군, 연합군을 표적으로 해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려 할 경우 미국의 야전 사령관들은 대통령에게 핵무기 사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초안은 단순히 가상적인 위협에 대비해 핵 선제공격을 주장하고 있고 그 대상목표 또한 모호해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으며 아직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결재를 받지 않은 상태여서 미 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워싱턴 포스트 9월 12일자에 실린, Walter Pincus 기자의 기사를 토대로 하고 있다. 원문에 따르면 말 그대로 개념을 만들고 있는 계획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핵공격지침은 테러집단이 미군 또는 연합군을 핵무기, 화학무기 등으로 공격하거나 할 뚜렷한 징후가 있다 하더라도 미군은 핵공격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 부분을 포괄적으로 수정하는 계획을 말하는 것이다. 최근 美국방성은 미군 전체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혁은 ‘새로운 전쟁 양상’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개념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개념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보통 수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의 보도 내용은 사실 부분을 맨 마지막에 배열함으로써 마치 지금이라도 미군 야전 사령관이 요청만 하면 선제 핵공격이 가능하게 바뀌었다는 듯이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실만으로 구성됐다 하더라도 그 배치와 강조 부분에 따라 사람들은 오해하기 쉬울 수도 있다.

제목: 고이즈미 ‘독주 시대’ 예고
“...고이즈미 총리는 이제 확실한 정국 주도권, 독주체제를 갖추게 됐습니다...”
“질문 3. 총선 이후 일본 외교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은데요....”
“...고이즈미 총리는 이런 미-일 관계를 토대로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과의 마찰도 피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한국, 중국 등 인접국과의 관계는 당장 개선되기 힘들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무엇보다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의지를 고이즈미 총리가 꺾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이즈미의 총선 승리는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이를 표현하면서 ‘독주체제’와 같이, 부정적인 의미가 강한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특파원에게 하는 질문도 마찬가지다. 총선 이후 일본 외교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을 가진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추구해 온 중국은 일본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KBS는 이런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다. 일본이 한국과의 마찰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그 전망의 출처는 과연 어디인가? KBS는 한-일 관계가 경색되는 것을 바라는 것일까? 지금까지 고이즈미 정권이 마찰을 피하지 않는 곳은 한국이 아니라 김정일 정권이었다고 보는 게 정확하지 않을까.

제목: “전세 대란은 없다.”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 강남과 신도시 일부지역의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대란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통계상으로 보면, 지금의 전세시장은 안정세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달 서울 지역 전셋값의 경우 지난 20년간 8월 평균과 비교할 때 오히려 상승폭이 낮았습니다. 또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평당 3만원 정도 오르는데 그쳤고, 수도권도 소폭 상승에 머물렀습니다. 신도시만 30만원 이상 올랐습니다...”
“...특히 정부 계획대로 중대형 평수 중심으로 수도권에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경우 전셋값은 더욱 안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8.31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과 신도시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뛰고 있다. 이에 전세大亂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서민들의 우려가 높았다. KBS는 “전세大亂은 없다”면서 진화하는 모습니다. 인용한 부분들을 보면 문제가 많다. 먼저 이번 부동산대책은 ‘강남 집값만 잡으면 부동산 투기대책은 성공한다’는 정부의 그릇된 시각에서 시작됐다.

그 결과는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교육을 위해 지방에서 강남과 신도시로 이주한 서민들이 거주하는 전세 가격이 급상승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부정하기 위한 교묘한 통계 비교의 사례는 이렇다. 먼저 문제가 되는 신도시와 강남의 평균을 인용하지 않고 서울 전체의 평균을 인용했다. 이번 부동산 대책의 대상 지역은 강남과 신도시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두 번째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20년 간의 평균치와 8월의 통계치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은 8월 31일에 발표됐다.

세 번째 상승폭의 체감율을 줄이기 위해 평당 상승가격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의 평균 전셋값이 평당 3만원 상승했다고 한다. 이 정도 상승할 경우 30평 대 아파트는 실제 수 백 만원이 오른다고 한다. 사실은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처럼 주제와 상관없는 통계수치를 통해 교묘하게 정부 변호를 하고 있다.

제목: 내신 조작 감사…내신 부풀리기 여전
“...또 일선 학교에서 내신 부풀리기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당국은 특감이니 장학지도니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학교 현장의 뿌리깊은 관행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성적 조작의 후속보도다. 그런데 여기서도 또 단정과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마치 일선 학교는 모두 내신을 조작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교육 당국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데 내신 조작이 일선 학교의 관행이라서 잘 고쳐지지 않는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내신 조작이 오래 전부터 있던 우리나라 학교들의 전통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이상한 상황까지 만들어 낸 것은 “평등한 교육”과 그 교육을 주장ㆍ실행한 자들에게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목: 현정은 회장 ‘대북사업 위기 정면대응’
“북측이 현대의 대북사업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가운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북측의 강경 대응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현 회장의 입장표명은 북측이 지난 3일 김 부회장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對北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한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玄 회장이 김윤규 부회장의 복귀는 없을 것임을 강력히 표명함으로써 이제 공은 다시 북측으로 넘어갔습니다. 북측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9일 현대아산의 對北사업을 총괄하던 김윤규 부회장이 물러났다. 그러자 북한은 금강산 관광 인원을 일방적으로 축소하는 등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을 협박했다. 북한의 협박 내용은 ‘김윤규를 복직시키지 않으면 대북사업은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북한의 협박은 계속됐고 이제는 대북 사업 자체까지 위협받게 된 것이다. 과연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계약서 내용에는 어떤 것이 적혀있는 것일까? 2000년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협박은 일방적이고 황당한 것들이었다. 이제는 민간기업에서 자기 직원을 인사조치한 것에 대해서까지 억지를 부리고 있다.
이 상황은 대화가 아니라, 조폭의 협박 수준인 것이다. KBS는 이것을 마치 북한과 현대그룹 간의 사업협상인 양 표현하고 있다. 이런 억지를 부리는 북한정권에 대해서는 오늘도 kbs는 비판 한 마디가 없다.
오늘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 엘리베이터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감사를 실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것도 북한의 눈치를 보는 현 정권의 지시라고 추측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盧정권이 워낙 김정일에게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왔가 때문이다. 자업자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