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 오늘 실린 기자수첩 '45일 걸려 성사된 회담, 독설로 끝나… 허탈한 국민들'(정우상 정치부 기자)은 제목부터가 왜곡이다. '허탈한 국민들'이란 표현이 그렇다. 어제 회담록을 읽고 통쾌해 하는 국민들도 많다. 과반수일지도 모른다. 기자가 자신의 주관을 일반화하여 모든 국민들이 '허탈해 했다'고 과장한 셈이다. '허탈한 나'라고 표기해야 맞다. 이 글은 박 대통령과 김 대표를 같이 비판하는 양비론이다. 兩非論은 기사에선 허용되지만 칼럼에서는 필요 없다. 요사이 언론은 기사를 논설처럼, 논설을 기사처럼 쓰는 경우가 많다.

정우상 기자는 양쪽을 싸잡아 '독설'이라고 매도했지만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 말은 논리적이고 차분하여 '독설'과는 거리가 멀었다.

<회담 이후 여야는 또 민심 타령이다. 새누리당은 "장외투쟁을 계속할 빌미로 3자회담을 이용했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민심과 심각한 괴리가 있다"고 했다. '대타협'은 아니라도 생산적 대화를 기대했던 국민의 허탈감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이런 하나마나한 글을 읽는 독자들이 정말 허탈해질 것 같다. 현실을 직시해야 할 정치부 기자가, 21명의 의원이 반공법-국보법 전과자인 정당을 상대로 '대타협'과 '생산적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하는 것은 자신과 국민들을 속이는 일이다.

이 기자수첩 밑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양우종: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멍청한 야당 대표와 진실을 바르게 전달 못하는 멍청한 기자 때문에 허탈해 하는 국민은 있어도 대통령의 명쾌한 답변에 허탈해 하는 국민은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