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명량해전을 다룬 영화 ‘명량’이 관객 수 1100만을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자유경제원’이 이순신의 리더십을 경제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토론회을 열었다.

20일 자유경제원과 문화일보가 공동주최한 ‘명량에서 경제정책을 배운다’ 토론회에서 김영봉(경제학) 세종대 석좌교수 등 경제전문가들은 이순신 장군의 승리 요인을 ‘3인 3색’으로 분석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경제정책 운용의 덕목으로 배울 것을 주문했다.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이날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에 충실하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이순신이 명량 해전에서 승리한 요인으로 ▲가진 모든 것을 적절히 활용한 것 ▲자신이 처한 지형의 적극적 활용 한 것 ▲必死則生의 리더십으로 전투에 임한 것 등을 꼽았다.

金 교수는 과거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도 이순신의 리더십과 유사했다고 지적했다.

“첫째, 당시 가진 것, 즉 기업인을 최고로 이용했다. 기업인들을 믿고 밀어 주었다. 둘째, 당시 성장하던 세계 경제의 흐름을 적극 이용했다. 급속히 팽창하던 세계 시장, 특히 미국 시장을 공략하여 성공했다. 셋째, 박정희 대통령의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자’와 ‘우리도 할 수 있다’의 정신과 리더십으로 국민을 단결시켰고 위기를 극복하여 성공했다”

金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에게서 배워야 한다. 관료보다는 기업인들의 말을 경청하고 기업인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경제정책을 실천하여 위기를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박정희의 자신감 불어넣기 즉 ‘can do spirit’ 정신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과 적극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명량해전에 이르기까지 이순신 장군에게 우호적인 정치적 환경은 없었다”며 “명량해전의 성공요인은 지리적 환경을 이용한 전술과 훈련, 그리고 백성들의 협력이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경제정책에서도 합리적 정책 도구를 사용해 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며 “단기적 경제 정책 대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경제성장의 추세를 바꾸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를 향해 “세계와 경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물 안 개구리’식의 규제는 없는지 검증해야 한다”며 “필요한 규제는 합리화하고 검증되지 않는 규제는 철폐해야 시장이 살아난다. 정부는 시장이 살아나도록 시장의 힘을 돌려주고 정부는 정부가 해야 할 일만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순신이 신립과 원균보다 뛰어난 부분은 순리를 알고 전략을 세운 데에 있다”며 “각종 지원으로 무장한 경제 활성화 정책보다 시장의 힘을 키우는 규제완화 정책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양 교수는 덧붙였다.

김영봉 세종대 석좌교수는 “한국 대기업의 대졸초임은 대만의 3배, 금융-통신은 웬만한 산업에서 실무자의 급여가 미국-유럽 수준보다 높다”고 지적한 뒤, “강성노조에 의해 지난 2년간 30대 기업집단의 40%정도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되어 기업도산-파산 위기에 몰리게 됐다”면서 現 국가 경제 상황을 임란(壬亂)과 비교했다. 

金 교수는 “한국의 언론-교육은 좌파가 지배하고 특히 문화-예술계는 거의 100% 좌파가 장악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들이 “반기업-반시장-반자본주의 토양을 형성해 기업을 탐욕과 불공정과 청산의 대상으로 엮어내는 여론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은 ‘자유기업-자본주의를 지키는 전투’에 비겁해왔다”며 “지금부터라도 대한민국의 지식과 이념 풍토 조성에 장기적으로 과감히 투자하려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