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전, 신영철 대법관의 '부담되는 사건은 후임자에게 넘기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미덕이다. 항소부도 위헌 여부에 관해 고려할 것이므로, 구속사건이든 불구속 사건이든 적당한 절차에 따라 통상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어떠냐'는, 이 촛불시위 건으로 인한 국가혼란을 최소화 하기위해, 어떤 결론이든지 간에 빠른 결말의 도출을 바란다는 극히 원론적인 내용을, '촛불집회 참가자에게 유죄 판결을 하라는 내용'이라는 극단적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신 대법관의 사퇴를 주장했던 김형연 판사의 오버에 대해 비판적 반론을 적었었다.

그런데 이 건에 대해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경고 또는 주의 촉구' 권고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소위 소장파 판사들이라 불리우는 이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4.29 재보궐 선거에서의 완패와, 이와 연관된 김무성 원내대표 안의 무산 등으로, 더욱 계파간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쇄신특위라는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위원회가 어김없이 등장했고, 이 쇄신특위의 위원장에는 소장파의 일원인 원희룡 의원이 앉았다.

어느 한 계파에 올인하지 않는 모습이 원 의원이 위원장에 오른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간 원희룡 의원을 포함한 소장파로 지칭대는 이들의 과거 행태를 보건데, 한나라당 내부는 어떨런지 몰라도, 대다수 우파들은 그리 탐탁치않게 여기는 것이 사실이다.

이념이라는 정체성이고 뭐고간에 실용우선주의를 내세우는 이들이니, 그들로서는 최선의 모양새라는 생각에 뿌듯해 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어쨌든 한나라당의 예에서도 보는 소장파의 부각이 요즘 대세인지는 모르지만, 젊고 씩씩한 이들의 모임 정도로 해석되는 소장파(少壯派)라기 보다는, 젊음의 이면적 의미인 아무데나 나서는 진중함의 부족이란 행태를 보이며, 자신의 주장을 그럴 듯하게 꾸며 하소연으로 설을 풀어대는, 소장파(訴裝派) 판사라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혀대고 있다.

뉴스에서는 이옥형이란 이름이 자주 불리워지고 있다.

이옥형이라..

난 태진아의 부인(많은 이들이 이름이 옥경인줄 알고 있지만, 그녀의 본명은 이옥형이다. 태진아의 장모가 옥형이 발음이 안돼, 그 자신도 옥경이라고 알고 있었고, 혼인신고 할 즈음에야 알게 됐다는)에게 뭔 일이 있는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서울중앙지법의 이옥형 판사던데..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경고 또는 주의 촉구' 권고 결정에 대한 반발의 최일선에 선 이가 이옥형 판사(전남 신안 生)라고 보인다.

그의 신 대법관 사퇴주장의 변을 들어보자.

''그러면 그렇지'하는 냉소를 우리 스스로에게 보내고 있다. 이러한 냉소로 인한 신뢰상실이 두렵다. '재판을 신속히 하라'는 의미를 일반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법관 사회는 그것이 무엇을 주문하는지 듣는 순간 알고 있다. 대법관이란 자리는 법관 사회에서 최고로 명예롭고 존경받는 자리다.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대법관이 있다면, 그 존경을 철회하겠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냉소라고?

말머리에서도 언급한 통상적 수준의 발언에 대해, 그것으로 그럼 신영철 대법관이 물러나는게 정상적인 것인가?

그러면 그렇지라는 이같은 발언에서도 보듯, 이들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신영철 사퇴'를 기정사실화, 아니 궁극의 목적으로 삼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대한 불신을, 미리부터 머리에 각인시켜놓고 말이다.

사퇴 이외의 결정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뿐더러 용납하지 않겠다는 사고가 이옥형이란 판사를 지배함에, 내가 생각하는 것 이외는 모두 부당하다라는 그의 편협한 사상을 읽을 수 있겠다.   

또한 신뢰상실이 두렵다하는데, 특정 사고를 가진 판사들로서는 신뢰의 상실에서 오는 무력감이 있을지는 모르나, 이번 결정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보인다.

아니 어쩌면 이 '경고 또는 주의 촉구'라는 것 조차, 부당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않을 것이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거짓과 선동으로 점철된 불법 폭력 촛불집회가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고.

그렇지 않은가?

'부담되는 사건은 후임자에게 넘기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미덕이다'라는 신 대법관의 발언은 쏙 빼먹고, 이를 '재판을 신속히 하라'라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축약된 문장으로 변형시켜, 극히 자의적인 해석으로 일반인들과 법관 사회의 수용 필링의 다름을 말하는 것에는, '그건 니 생각이고~'라는 어느 개그 프로의 유행어로 대신한다. 

대법관이라는 것은 최고로 명예롭고 존경받는 자리라는 한참이나 띄워주기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자격이 없는 이가 대법관에 있다면 존경을 철회하겠다는 매장시키기의 삽질에선, 그의 피폐한 인성마저 엿보인다.

과연 이옥형 판사는 이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을까?

또한 스스로에게 '나는 남들에게 존경받는 판사일까?'라는 물음을 던진 적이 있는가?  

그가 작년에 내린 한 판결을 살펴보자.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 이옥형 판사는, '아내가 내가 다니는 교회를 사이비 집단으로 매도하고 가출했다'며, 남편 이모씨가 아내 최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이혼 판결을 내렸다. 통상 법원은 이혼 소송이 들어오면, 부부 중 어느 한쪽에 책임이 있는지를 따져 이혼 또는 기각 판결을 한다. 그러나 이옥형 판사는 '혼인의 본질은 부부간의 애정인데, 유책주의는 국가가 이미 죽어버린 혼인에 인공호흡기를 달아놓고, '살아있다' 또는 '살아나라'고 강변하는 것과 같다'는 말로, 파탄주의의 손을 들어주었다.   

주)

파탄주의 : 혼인 관계가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 경지에 이르렀다면, 책임을 불문하고 이혼해야 한다는 것

유책주의 : 혼인 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이혼 제도를 악용할 수 있는 점을 들어, 상대방의 유책 사유를 입증할 것을 요구하는 것
 

그가 말하는 것처럼, 혼인의 본질이 부부간의 애정임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유에 대한 그 어떤 진중한 고심없이, '보아하니 당신들은 이미 쫑난 것같으니, 빨랑 도장이나 찍고 헤어져!'의, 극한 자의적 판단으로의 결론이라는 위험성은 왜 인지못하는가?

그리고 백인백색의 이유와 처해있는 환경은 무시하고, '이미 죽어버린 혼인'이라 자신함은, 마치 스스로를 타인의 인생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듯의, 오만함까지 느껴진다.

이제 마흔밖에는 안되어, 짙고 옅음이라는 인생의 농담(濃淡)을 알기에는 아직 서툰 이 판사라 하지만, 전후사정에 대한 최소한의 살핌도 없는 이런 판결이, 과연 이옥형 판사의 자부심으로 연결되었을지는 의문이다.

존경이란 단어도 포함해서 말이다.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부부들의 문제를 다루어, 시청자들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는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에서, 판사 역을 맡고 있는 신구의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말도, 이옥형 판사에게는 못마땅하게 들렸었겠고.. 

그러나 내가 정작 말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이옥형 판사는 이같은 파탄주의 판결을 내리고는, 내부 게시판을 통해 법정에서 조용한 혁명을 시도해보겠다는 말로, 대법원 판례를 뒤집는데 주변 판사들의 동조를 구했다는 점이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는 말이 딱이다.  

신영철 대법관의 통상적 수준으로의 이메일에는, 이리도 핏대를 세우며 강권이자 명령으로 몰아가며 비난해 대지만, 그 스스로는 자신의 판결을 '조용한 혁명'이란 말로 치장하며, 주변 판사들에게 대놓고 동조를 부탁하고 있으니, 이걸 어찌 이해해야 하는가 말이지.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격이요,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라는 모습이니, 한심하다 할 밖에..

여기에 '진보적 판사 모임'이라는, 아무데나 갖다붙인 진보에 속한 부장판사를 포함해, 몇몇 판사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음은, 역시나 진보에 대한 인식을 더욱 뭐같이 여기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이옥형 판사.

자신의 굴곡된 사고에 맞지 않는다 투덜대지만 말고, 당신 스스로 과거 어떤 행태를 보였는지에 대한 자문자답과 반성이 우선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