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나는 억울하다”

1) 범행부인을 유언으로 남기기도

몇 년 전 공범 9명이 관련된 사건이 있었다. 이 가운데 5명은 사형확정이 되었다. 그 가운데 4명은 외국에서 구명운동을 벌여 무기로 감형됐다. 나머지 한 명은 그 얼마 뒤 서울구치소에서 처형당했다. 천주교를 믿었기 때문에 신부가 고해성사 등 집례를 해주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집례를 받으셔야죠.” 직원이 말을 했다. 그는 갑자기 태도를 표변, “이 세상에 절대자가 어디 있습니까? 예배 같은 형식은 필요 없어요!”하고 딱 잘라 집례를 거절하고 죽어갔다. 신부와 교화담당자가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사형수를 많이 겪어본 직원들은 평범한 인간처럼 사형수도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직원을 대하는 얼굴, 가족을 대하는 얼굴, 여신도를 대하는 얼굴, 목사를 대하는 얼굴, 그리고 형장에서 죽음을 대하는 얼굴이 각기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967년 우리쪽 수사관 2명을 사살하고 붙들린 송추 무장간첩 사건의 두 무장간첩은 천주교에 귀의했다고 한다. 그중 한명은 “하나님 만세!”를 외친 뒤 죽음을 맞았다.

유언 때 가끔 전율할 장면이 나타난다. 사형수가 “나는 억울하게 죽습니다”는 말을 남기는 경우다. 그런다고 해서 사형집행이 정지될 리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형수가 그런 말을 할 때 참석한 공무원, 성직자들을 거개가 그의 무고함을 믿게 된다고 한다. 서울구치소의 현장에서 억울하다는 유언을 남긴 사형수들은 거의가 기독교나 불교에 귀의한 사람들이었다. 기독교 담당들은 가끔 “형장에 나가서 억울하다고 해보았자 아무 쓸모없으니 하나님만 의지하여 깨끗이 가도록 하자”고 달래기도 한다. 사형수가 형장에서 항변하면 그동안의 교화가 잘못된 것임이 폭로된다고 걱정하는 직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많은 사형수들은 폐부를 찌르는 항변을 남기고 갔다. 천당과 극락을 목전에 두고, 스무 명도 안 되는 관중 앞에서 변명이나 하려고, 또는 그들을 속이려고, 그 귀중한 생의 마지막 몇 분을 쪼개서 그런 항변을 했다고 믿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2) “죽은 뒤에라도 누명을…”

죽으면서 남기는 말에 진실성이 있다고 믿게 되는 것은 그런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해서 이익이 적기 때문이다. 천당이나 극락을 약속받았다고 확신하고 있는 마당에 치사한 거짓말을 유언으로 남길 만큼 인간이 간교하다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거짓 유언은 신을 속이고 영생구원을 훔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너무나 복잡하다. 재판 때부터 억울하다, 억울하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보니 관성이 붙어 형장에서까지도 그런 거짓말을 하고 죽을 가능성은 비록 낮다고 해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유언이 무게를 갖게 되려면 수사와 재판, 그리고 교도소 생활에서 드러난 사실의 뒷받침을 받을 때다. 오판에 의한 사형, 즉 오살(誤殺)이 아닐까 하는 의문의 실마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그런 항변의 사례를 소개한다.

1979년 9월13일 서울구치소 사형집행장 위 돗자리에는 ‘치정살인범’ 오휘웅 씨(당시 34세 미혼)가 앉혀졌다. 통통하고 다부지게 생긴 오씨는 연출되어 구치감 문을 나설 때 낯익은 구치소 직원에게 “감사합니다,”“먼저갑니다”인사를 했었다. 이를 보고 직원들은 오씨가 아주 ‘양순하게 가 줄’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는 것이다. 사형수가 구치감 문을 나설 때 태도를 보면 그가 어떻게 죽을 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유언이 있으면 하십시오” 집행관의 말이 떨어지자 오씨는 차분한 말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경험많은 사형집행인들은 형장에서 사형수가 아무리 태연하려고 애써도 속일 수 없는 것은 목소리라고 말하고 있다. 이날 오씨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는 증언이 있다. 유언의 내용은 격했지만 말투는 담담했다는 것이다. “저는 절대로 죽이지 않았습니다. 저의 유언을 가족에게 꼭 전하여 제가 죽은 뒤에라도 누명을 벗도록 해주십시오. 여기 검사, 판사도 나와 있지만(검사는 집행장에 나오지만 판사는 안 나옴:필자) 저와 같이 억울하게 죽는 이가 없도록 해주십시오. 저는 기독교인으로 죽습니다. 천당가게 해주십시오.” 끝에 가서 오씨는 저주를 남겼다. 죽어 원혼이 되어서라도 누구누구에게 원수를 갚겠다는, 가슴 서늘한 이야기를 했다. 오씨의 이 유언은 그 집행장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충격을 주었다.

3) “하나님만은 아십니다”

오씨는 1974년 12월30일 인천에서 평소 간통 해온 두이분 씨(당시28세)란 유부녀의 교사를 받아 두씨의 남편과 두 아들을 목눌러 죽였다는 혐의로 기소돼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오씨는 재판정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변호사들은 두씨의 단독범행이며 두씨가 오씨를 물고 들어간 것이라는 쪽으로 변론을 했다. 오씨는 1976년 2월24일에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로 사형이 확정되고 말았다. 수사나 재판기록을 보면 오씨를 범인으로 찍지 않을 수 없는 지문등 물증은 없다. 정황이나 여러 증인들의 증언 및 오씨의 경찰, 검찰자백(오씨는 고문에 의한 것이라 주장)이 유죄 인정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의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두이분 씨의 증언이었다. 이 두씨는 1심 재판진행 중 교도소에서 자살하고 말았다. 오씨가 무고하다면 그의 무고함을 벗겨줄 결정적인 증인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재판의 목적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면 두씨란 유력증거의 상실은 진실 발견에 큰 장애가 됐을 것이다. 예컨대 오씨의 지문이 범행도구나 범행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는데, 경찰은 장갑을 끼고 범행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그 장갑을 찾아내지 못했다. 오씨는 사건 발생 바로 이틀 뒤에 붙들렸는데 그가 진실한 자백을 했더라면 장갑을 왜 못 찾앗을까. 허술한 수사와 두씨의 자살로 판단이 어렵게 됐다고 해서 재판을 중지할 수은 없다. 이런 상태에서 사형선고를 한 1심 재판장은 선고 뒤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2심 재판장을 찾아가 “2심에서는 잘 살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는 것이다. 사고이유서를 썼던 이범열 변호사는 kf11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형선고는 명백한 오판이었다고 말하고 있다(오씨의 유언을 전해 듣기 전부터). 오씨는 사형확정 뒤에도 세 차례 재심을 신청, 모두 기각됐다. 사형이 확정된 이후 구치소 생황을 할 때의 오씨에 대한 소감이나 기록은 많다.

교도소 직원, 목사, 그와 신앙의 자매관계를 맺었던 여집사, 그와 같은 감방에 있었던 재소자들은 입을 모아 그가 무고한 것 같더라고 말하고 있다. 서울구치소 내 교회를 이끌었던 김수진 목사는 오씨가 처음 만나자 자신의 억울함을 털어놓더라고 했다. “저는 살인범이 아닙니다. 제가 저지른 죄는 간통뿐입니다. 목사님 살려주세요. 하나님만은 아십니다.” “하나님만은 아십니다”톨스토이의 소설 제목 같은 이 말을 오씨는 되풀이 했다. 김목사는 “하나님이 알고 계신다면 무죄가 밝혀지겠지요”라고 달랠 수밖에 없었다. 1976년 3월 8일 오휘웅 씨는 상고기각 판결문을 교도소 직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상고기각 뒤에는 재심신청이란 방법이 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지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므로 상고기각 판결문은 사실상의 사형집행장이다. 이 판결문을 받으면서도 오씨는 억울하다면서 수사와 재판을 각본이니, 거짓이니 하는 말로 욕했다고 한다. 이즈음 오씨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고 해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직원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4) 2년 작정 기도도 효험 없고

김수진 목사에 이어 서울구치소에 온 형목(刑牧) 김준영 씨도 오씨에 대한 기록을 ‘죽음에서 삶이로’란 책에 남겼다. 초췌한 모습으로 다가온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저는 절대로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밝힐 재간이 없습니다. 하나님만은 아실겁니다. 죽은 후에나마 이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가고 싶습니다. 목사님 도와주세요.”
1977년 4월 10일 구속된 지 1년 4개월, 사형이 확정된 지 1년여가 지난날 오씨는 김수진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이것은 오씨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그는 원래 일연정종의 포교사였기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는 인천 지역의 책임자이기도 하는 등 집안이 모두 독실한 일연정종 교도였다. 그런 오씨가 개종을 한 것은 전지전능하시다는 하느님께 의탁하여 누명을 벗어보려는 계산에서 출발한 것 같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오씨는 처형되기 두 달 전 1주일에 한번씩 그를 찾아와 예배를 함께 보아주던 여집사를 만나 불쑥 이런 말을 했다. “제가 그전부터 2년 기한을 잡고 작정기도를 해왔습니다. 저의 억울함을 밝혀달라고 말입니다. 그 기한이 막 지나갔습니다. 아무런 효과가 없는 기도였습니다. 교화할 마음이 나지 않습니다.” 그때는 재심신청이 대법원에서도 기각돼 모든 희망이 없어진 무렵이었는데 이 말을 남기고, 오씨는 그뒤 예배보러 나오지 않았다.

오씨는 집행 직전에 다시 나오게 됐는데 “인간은 어차피 죽을 목숨, 좀더 빨리가는 것뿐인데 누명 쓰고 가는 것이 분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자주하다가 사형집행일을 맞았던 것이다. 오씨의 유족들은 그의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 네 개를 아직 보관하고 있다. 면회 온 동생이나 아버지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여 구명운동을 해보라고 부탁하는 말이 녹음돼 있다. 처형 몇 달 전에 녹음된 그의 목소리는 다급하고 안타까와하는 마음 그대로다. 짧은 면회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따발총 쏘듯이 말을 급하게 뱉아내고 있는 중에 뚜―뚜―하는, 면회 시간 끝났음을 알리는 부저 소리가 섞여 들린다.
“이젠 아무리 재심을 신청해도 소용 없으니 신문사에 찾아가 호소하여 여론을 불러일으켜 주세요.”
“시간도 없고 희망도 없다.”
“나 죽는 건 괜찮지만 누명은 벗어야지…” 그의 유언을 기자로부터 전해들은 오씨와 같은 감방에 있었던 김모씨는 이렇게 내뱉았다. “무고한 놈이었어요. 밤에 잠 못 이뤄하던 일, 한밤에 신경이 예민해져서 우리가 못듣는 간수의 발자국 소리를 알아듣고 누가 온다고 중얼거리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하도 억울하다고 그러기에, 아무리 그래도 소용없으니가 형장에 서거든 그런 말 구지구질하게 하지 말고 깨끗이 가라고 했더랍니다. 그러겠다고 했는데 자식이 약속을 안 지켰군요.” 구치소나 형장에서 드러난 사실들은 압도적으로 오씨의 무고함을 시사하고 있지만 판결은 어디까지나 법정에 제출된 자료의 범위 안에서 하는 것이다. 선고 뒤에 나타나는 피고인의 행동이나 태도는 그 판결을 변경시키는 데는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확정선고 뒤의 사형수는 잊혀지면서 사라져갈 따름이다.

5) 유언에서 공범의 무고함 고백

「서울구치소」의 저자 고중열 씨는 이런 기억을 갖고 있다.
“60년대말 군산 근방의 전당포에서 강도살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붙들려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주범은 김정일(당시 28세), 종범은 김홍조(당시 35세)였어요. 김홍조는 집안 형편도 괜찮고 독자였는데 자기는 전당포 주인을 죽이지 않았고 절도를 하러 들어간 것이지 강도살인을 하러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고 해요. 김홍조는 바깥에서 망을 봤대요. 김정일이 들어갔다가 주인이 고함치자 찔렀다는 거예요. 김홍조는 고함소리를 듣고 달아나버렸는데 나중에 신문을 보고서야 김정일이 찔러 죽인 사실을 알았다는 겁니다.

김홍조는 계속 억울하다면서 재심신청서나 진정서를 내곤 했어요. 김정일도 서울구치소에 와 있었는데, 그 살인은 다 내가 한 것이다. 그렇게 얘기하곤 했어요. 김홍조는 감방에서 중병에 걸렸어요. 거의 죽게됐어요. 치료도 포기한 상태였어요. 신부님을 불러 병자 성사도 받았지요. 그런데 김홍조는 죽어도 깨끗한 몸으로 죽고 싶다고 해요. 그 집념때문인지 기적적으로 회복이 됐어요. 얼마 뒤(1970년 봄) 사형장에 들어갔을 때는 건강한 몸이 돼 있었습니다. 깨끗하게 갔는데 억울하다는 유언은 안 하더군요. 그런데 그보다 30분 전에 주범 김정일이 처형됐는데. 그는 모든 것을 다 내가 한 것이다. 김홍조는 죄가 없다. 그의 사형을 면해 달라고 애절하게 유언을 하고 죽었죠.”

1974년 5월 15일에 서울구치소에서 처형된 경신고등학교 숙직실 강도살인 사건의 공범 백석기 씨(당시 31세)도 “나는 주범이 아닙니다. 죽이는 데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주님의 뜻이라 믿고 사형을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유언한 뒤 침착하게 죽음을 맞았다. 경신고교 청소부였던 백씨는 주범 김모씨와 함께 교정에 들어가긴 했으나. 자기는 벤치에서 술을 마시고 잠만 잤고. 김씨가 숙직실로 들어가 범행한 것이라고 줄곧 주장해왔었다. 당시 김씨는 지명수배중이었는데 백씨를 교화시켰던 이근섭 목사는 주범이 잡힐 때까지 집행을 보류해 달라고 당국에 진행을 했으나 김씨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백씨는 처형됐다.

6) 공범관계에서 ‘억울’주장 많아

1964년초 두 범인이 강도하러 들어갔다가 일가족 3명을 찔러죽인 사건이 서울에서 있었다. 두 범인 김완선 씨(당시 21세)와 유근창 씨(당시 46세)는 붙들려 둘다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둘은 다같이 항소했는데, 김씨는 유씨가, 유씨는 김씨가 세 명을 찔러 죽인 것이지 자기는 고함소리에 달아나 살인을 몰랐다고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었다. 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선 김씨가 2명, 유씨가 1명을 죽였다는 1심의 판결을 유지, 두 사람은 그대로 사형이 확정되었다. 유시는 확정 뒤에도 재심신청을 세 번했고 모두 기각당했다. 유씨는 같은 구치소에 있는 김씩가 이제는 그 자신이 세 명을 모두 죽였다는 실토를 한다고 재심 이유를 달았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사람도 같은 날짜에 사형됐다.

정기호 씨(1930년 생)는 이상옥 씨와 함께 승용차 운전수를 살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치소에서 연명하다가 집행을 당했다. 이 기간에 정씨는 범행 당시 자기는 술에 취하여 승용차 안에서 깊이 잠들어 있었고 죽인 것은 이씨란 내용의 재심신청을 세 번 했으나 모두 기각당했었다. 이 두 사람도 같은 날에 처형됐다. 이씨는 유언에서 정씨는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는 것이다(고중열 씨 전언). 고씨는 이외에도 방화살인범이 유언으로서, “나는 범인이 아닙니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다고 했다. 오휘웅 씨의 경우도 그렇지만 유언에서 억울하게 죽는다는 소리가 많이 나오는 것은 공범관계의 살인 또는 강도살인에서다.

공범관계에선 한쪽이 “저 친구와 같이 죽였다”고 하면 그 친구가 살인을 하지 않았더라도 결백을 입증하기가 엄청나게 어렵다.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는 공범뿐인데다가 인간의 허약한 심리라는 것이 사형이란 고독한 죽음의 길에 동반자를 원하는 면이 있고, 같이 끌고 들어가려는 유혹이 늘 있기에 더욱 그 ‘죽음의 깍지낌’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반대로 1심까지는 같이 죽였다고 하여 친구나 애인을 사형선고받게 했다가 2심에선 “혼자서 했다”고 실토, 친구가 무죄로 되거나 감형받게한 사례도 더러 있다. 이것은 주범의 말 여하에 따라 종범의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무고한 사형의 고전적인 사례가 되어 “나는 살고 싶다”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미국의 살인사건에서도 그 여자는 공범들의 “함께 했다”는 진술에 휘말려 가스실로 들어가고 만 것이다.

7) ‘폭행치사’를 주장한 토막살해범

‘억울하다’는 유언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오휘웅 씨처럼 “나는 그 죄를 짓지 않았다”는 결백선언 외에 ‘토막살해범’이팔국 씨처럼 “조는 지었지만 죽을 죄는 짓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사형을 억울합니다”는 유언이 있다. 후자쪽이 전자보다는 더 많을 것이다. 이팔국 씨는 사형집행 바로 전날에도 사태를 낙관하는 듯한 이야기를 김수진 형목에 했다고 한다. 재심신청서를 또 썼는데, 이번에 자신의 정신감정을 요청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얼마 전에는 6-25 때 받은 금성무공훈장 이야기를 하면서 그것을 제출하면 사형만은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이씨는 “제가 사형만 면하면 평생토록 구치소에서 전도자로 일하겠습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했었다. 그의 목표는 무죄가 아니라 무기로 감형이었다. 합기더, 유도, 태권도를 합쳐 12단이란 이씨는 6척장신의 우람한 체격을 갖고 있었고 대학원 졸업의 학력을 가진 ‘토막살해범’이었다. 1977년 11월 이씨의 감방 앞으로 교도관이 들이닥쳤다.

“전방(轉房)입니다.”
“네, 전방이요.”
“그럼 사물을 챙기겠습니다.”
“그냥 놔두세요. 담당이 나르도록 할께요.”
이씨는 그때 우찌무라(內村) 전집을 읽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써놓고 제출도 못한 재심기각에 대한 항고장도 그대로 두고 교도관을 따라나섰다. ‘지옥 3정목’에서 비로소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된 그는 잠시 숨을 내쉬고 몇 차례 “주님, 주님, 저를 도와주소서!”라고 약하게 중얼거리더니 사형장을 향해서 총총걸음을 걸어갔다고 한다. 그는 돗자리에 앉자마자 단상의 집행관에게 “저는 재심청구중인데 집행할 수가 있습니까”고 항의하듯이 물었다. 집행관은 “재심청구만으로는 사형을 연기시키는 데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고 타이르듯이 말했다. 그의 유언은 그 취지가 대강 이런 것이었다. “저는 기독교에 귀의하여 하느님 앞으로 갑니다만 할 이야기는 하고 가야겠습니다. 나는 살인마도, 파렴치범도 아닙니다. 폭행치사를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형은 너무 한 것 아닙니까. 설사 경찰 주장대로 내가 토막을 냈다 해도 사체 손괴죄가 더 붙을 따름인데 사형은 억울합니다. 내 자식들에게 아버지는 살인마가 아니란 사실을 꼭 전해주십시오.”
이씨도 유언을 길게 했는데, 도중에 “물 한모금만 달라”고 했다. 집행관이 물심부름을 보냈는데, 이씨도 유언에 열중하고 집행관도 분위기에 압도당했는지 물에 대해선 잊어버린 채 진행됐다고 한다.

이팔국 씨처럼 끈질기게 사형을 면하려고 애쓴 사람도 드물 것이라고 한다. 이씨는 군납업으로 돈도 모은 사람이었다. 사건 나기 6년 전에 아내가 네 자녀를 두고 죽은 뒤 이씨는 1973년에 내연의 처와 동거하게 됐다. 1975년 6월 26일 이씨는 동대문경찰서에 구속됐는데 내연의 처를 죽이고 사체를 토막내버린 협의였다. ‘전례없는 극흉 살인극’이니 ‘일본 바라바라 사건보다 더 충격적’이란 표제로 보도된 사건이었다. 이씨는 법정에서 그런 보도와는 다른 설명을 했다. “처가 이혼을 하자고 해서 다투다가 혼내주려고 머리채를 잡아당겨 쓰러뜨렸는데 아내는 머리를 다치도 기절했다. 나는 아내 입에 물을 뿜어 넣어주면서 살리려고 했으나 되지 않고, 그 충격으로 나도 깜빡 정신을 잃었다. 얼마 뒤 정신이 들어서 보니 아내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동대문 경찰서의 아는 형사를 찾아가 자수한 것이다. 무술에 능한 내가 죽일 마음만 먹었다면 왜 집안에서 그랬겠는가?”

이씨는 자신이 6-25 때의 부상으로 정신착란증을 일으켜 입원한 병력이 있음을 들어 정신감정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씨는 또 자신의 자수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테이프(경찰관과 이씨의 대화가 수록된)의 제출을 요청했으나, 경찰에서 그 테이프를 잃어버렸다고 했다고 한다. 이씨는 또 토막내는 데 사용했다는 칼, 톱, 그리고 피살자의 뼈 등 검찰이 제시한 증거물의 감정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씨는 또 현장검증 사진에서 아내를 살리려고 자신의 입으로 기절한 아내의 입에 물을 뿜어 넣는 장면이 ‘목을 조르는 장면’으로 설명이 조작돼 있다고 항변했다. 사형이 확정되자 이씨는 재심신청을 하면서 현장검증에 입회했던 경찰관과 자기를 고문했다는 경찰관, 그리고 테이프를 잃어버렸다는 경찰관을 위증, 적무유기 등으로 고소했다. 이렇게 버티던 이씨도 억울하다는 유언을 남기고는 장사의 몸이지만 고분고분히 처형됐다고 한다.

8) 구명운동중 사형집행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서울구치소 사형장에서 최후를 맞은 최은수 씨(30세)도 억울하다는 유언을 하고 갔다. 최씨는 지난 1980년 8월 11일 새벽 4시께 경기도 안성읍에 있는 안성군 농협사무실로 들어가 두 숙직원을 카빈총으로 쏴 죽이고, 금고를 털려다가 달아난 혐의로 1981년 9월 22일에 대법원에서 상고기각 판결을 받고 사형이 확정돼 있었다. 최씨는 경찰과 검찰에서는 범행을 시인했다. 1심에서부터는 부인했다. 확정 뒤에도 재심신청을 되풀이했었다. 1984년 12월에 서울변호사협회가 법률구조사업의 하나로 최씨에 대한 재심청구를 맡고 나섰던 사건이다. 기독교인들이 서명, 자체조사 등을 통해 구명운동도 벌였다. 사건 당시 안성경찰서 고삼지서 순경이었던 최씨는 정복차림으로 농협사무실로 갔었다. 최씨는 그 당시 농협숙직원 ㄱ 씨로부터 간첩용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공을 세울 욕심에서 윗사람에게는 알리지 않고 출동했다고 변명했었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안성군 농협의 고용원이며 ㄱ씨의 매형인 ㅂ 씨도 같이 숙직중에 있더란 것이다. 최씨는 카빈총을 풀어놓고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씨가 그 총을 빼앗아〉씨의 머리를 쏴 죽이고, 최씨에게까지 총구를 겨누자 격투가 벌여져 저절로 방아쇠가 당겨졌고, 『씨는 머리를 맞고 즉사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겁이나 현장을 도망쳐나와 며칠간 근무를 계속하다가 체포됐었다.

이 사건에는 현장에 있던 세 사람 가운데 생존자는 최씨뿐이다. 객관적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검찰에선 최씨가 먼저〉씨를 사살하고,『씨를 위협, 열쇠뭉치로 금고가 들어 있는 방문을 열게 하던 중에 『씨가 반항, 『씨까지 쏴 죽였다고 기소했었다. 최씨측에선 그 열쇠뭉치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고, 농협금고 열쇠는 숙직원이 보관하지 않으며, 최씨도 그것을 알고 있었고, 강도를 하러가면서 경찰관 정복차림으로 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모든 범죄사실은 경찰의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과 위증에 의한 날조라로 주장했었다. 최씨는 재심사유를 확보하려고, 고삼지서에서 그때 방위병으로 일했던 」씨를 위증죄로 고소하기도 했었다. 최씨는 그날 새벽 지서를 나설때 」씨에게 “간첩신고를 받고 간다”고 이야기했다는데도 ㄹ씨는 그런 사실을 들은 적이 없다고 재판정에서 위증했다는 것이었다. 최씨 가족은 또 검찰측 공소장이 범행동기라고 주장한 ‘윤모씨에게 진 빛 5백만 원’은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윤씨의 자인서(최씨가 그런 빛을 자기에게 진 적이 없다는 내용)을 받아 재심사유로 제출했으나 기각당했었다.

최씨도 오휘웅 씨와 비슷한 심리현상을 보이면서, 기독교를 믿고 전지전능의 신이 누명을 벗게 해주리라는 희망을 걸고 살았다는 것이다. 재심신청이 잇따라 기각되자, 최씨도 오씨처럼 한때 예배를 거부하기도 했었다. 어쨌든 현장에 있던 세 사람 중 유일한 생존자인 최씨에 대해서 수사관들은 구명운동을 비웃을 만큼 확신에 차 있었고, 최씨의 가족과 변호인 및 일부 기독교인들은 무죄를 확신하고 있었다. 수사진과 최씨를 다 만나 본 어느 여성자원봉사자는 “나도 갈피를 못잡겠다”고 할만큼 유, 무죄 어느 쪽을 택해도 납득할 수 없는 정황이 너무 많은 애매한 사건이었다. 이 최은수 씨가 처형자 명단에 실린 것을 본 서울구치소 간부들은 걱정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죽을 때 발악을 하진 않을까, 걱정을 했던 것이다.

9) “오판한 검사와 판사, 위증자의 용서를 빈다”

집행일 그는 오후에 처형됐다. 집행관인 구치소장은 그날의 사형수들에게 “오늘 유언한 내용은 꼭 가족에게 전해주겠다”고 약속했고, 녹음도 했다. 그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는 유언을 집행자에서 기록(또는 드물게 녹음)하긴 하지만, 가족에게 정확히 전달하지는 않았다. 특히 억울하다느니 누구을 원함하고 저주하는 내용의 유언은 가족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거개가 집례한 종교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유언을 전달받는다. 교도소나 구치소에선 유언전달 서식조차 갖고 있지 않다. 옛날엔 유언기록을 맡은 명적과 직원이 형장에 계속 머물러 있지고 않았다고 어느 고참 집행인(퇴직)은 말했다. 이날 최씨는 매우 차분하게 유언을 했다고 한다. 목사, 신앙자매, 구치소 직원, 아내 등에게 감사했고 “하느님께서 저를 받아주실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그리고 억울하게 죽는다고 했다. “판사와 검사들을 보살피시어 이런 오판이 다시는 없도록 해달라고”했다.

그때 집례를 한 문장식 목사는 간단한 설교를 했다. 평온한 최씨의 얼굴을 가리키며“영원한 구원의 확신을 증거하는 증인이 여기에 있다”고 했다. 문목사는 설교 뒤 최씨에게 기도를 시켰다. 최씨는 또 다시 자신은 오판에 의해 죽는다면서 “나를 오판한 검사와 판사님들, 그리고 위증한○○○도 용서해주십시오”라고 빌었다고 한다. 최씨는 목에 밧줄이 걸리고, 마루판이 “쾅”소리와 함께 꺼지면서 지하실로 떨어지는 바로 그 찰라에 “주여!”라고 소리쳤다. 지난 1968년부터 85년 사이 서울구치소 현장에서 “억울하다”는 유언을 남기고 죽은 사형수는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9명이다.

위에서 예로 든 오휘웅, 최은수, 이팔국, 백석기, 조경행, 김정일, 이상옥 이외에 이름이 확인 안 된 방화살인범과 강도살인범 등이 그들이다. 사상범은 제외했다. 9명중 2명은 자신의 억울함이 아니라 공번의 무고함을 유언했다. 9명 중 백, 오, 최, 그리고 성명미상의 방화살인범 및 강도살인범 등 5명은 살인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김정일, 이상옥 씨는 공범의 살인가담이나 살인모의를 부인했다. 이팔국 씨는 살인이 아니고 폭행치사라고 했고, 자수했음을 주장했다. 조경행 씨는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이들 9명중 8명은 결정적인 물증이 아닌 경찰 및 검찰에서 한 자백 및 정황증거로 사형이 선고된 경우였다. 고문, 위증, 증거조작 등을 피고인들이 주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판사의 자유심증주의에 근거한 ‘주관적 확신’이 사형선고로 나타났다. “억울하다”는 유언을 들은 사람들 중엔 그들의 ‘주관적 확신’에 따라 이들이 무고하게 죽었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많다. 이 상반된 ‘주관적 확신’가운데 어느 쪽이 진실인가, 그것은 하느님만 아시는가, 아셔도 기다리실 뿐인가.

10) 사형과 무기는 삶과 죽음의 차이

살인이나 강도살인이 아니고 폭행치사, 또는 상해치사라고 주장하는 사형수들에 대해 일반인들 중에는 “그데 다 오십보, 백보지 않느냐. 다 죽일 놈들이지”하고 무시해버리려는 심리도 있는 것 같다. 이런 심리는 “무기나 사형이 뭐가 다른가,”“무기를 받으면 차라리 자살하지”라는 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단순화의 논리는 그 바탕에 생명이나 인간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이 깔려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는데, 특히 사형집행이나 사형수 교화에 관계했던 사람들이 그런 비판을 많이 하고 있다. 예컨대 이런 항변이다. “폭행치사와 살인은 무기와 사형의 차이입니다. 무기와 사형은 하늘과 땅의 차이, 삶과 죽음의 차이입니다. 오죽하면 사형수들은 거꾸로 매달려서라도 평생을 살아가라면 살겠다고 하겠습니까. 사형폐지를 마치 흉악범을 놓아주자는 운동쯤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 걸 보고 깜짝깜짝 놀라는데요. 사형폐지는 사형받을 사람을 무기나 종신형에 처하자는 것 아닙니까. 무기나 종신형이 어디 가벼운 벌입니까.”

사형수가 무기로 감면됐을 때 기뻐 날뛰던 이야기는 교도소마다 많이 전해온다. 그 자신이 처형 직전에 감형되어 생명을 건진 적이 있는 도드토예프스키는 「좌와 벌」에서 주인공 라스코리니코프의 입을 통해 이런 말을 했다.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은 처형당하기 직전에 생각한다. 설혹 겨우 서 있을 만한 여지밖에 없는 좁은 바위, 영원히 가시지 않을 암흑과 고독, 그리고 폭풍의 대해(大海)에 둘러싸인 그러한 바위에 선 채로 수천 년, 아니 영원한 세월 속에 파묻혀 산다 해도, 그렇게라도 사는 것이 지금 바로 죽는 것보다 낫다. 오직 사는 것, 살아나가고 살아 내는 것―그것이 어떤 인생인들 상관없다.”

11) 사형은 완벽한 증거인멸

앞에 예로 든 “억울하다”는 유언이나 재심신청 사유는 그들의 죽음을 막아주지는 못했다. 재심신청이 받아들여져 사형수가 살아난 예는 단 한 건도 없다. 너무나 엄격한 재심절차에 대해선 뒤에 따로 자세히 다룰 생각이지만 ‘억울한 사형’의 개연성은 우리 주변의 도처에 있다. 1심이나 2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다가 2심이나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사건이 많고 진범이 잡혀 억울한 살인누명이 벗겨지는 사건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 그 개연성을 입증하며, 수많은 유언과 재심신청서가 그런 개연성을 보강하고 있다. 그럼에도 억울한 사형집행이 입증된 예는 단 한 건도 없다. 그것은 억울한 사형이 없어서가 아니라, 억울한 사형임을 입증할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증거 중에서 가장 강력한 증거는 사형수 본인이다.

사형수란 존재하는 그 자체로서 유력한 증거물이다. 사형집행은 그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일 수가 있다. 억울한 사형수가 사라짐으로써 그 억울함을 증명할 방법도 함께 없어지는 것이다. 사형수가 “억울하게 죽는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것은 자수가 체포로 조작됐다는 주장이다. 이팔국 씨도 그런 주장을 내세웠었다. ㅎ이란 사형수는 절도를 하러 서울의 모 아파트로 들어갔다가 여주인에게 들켜 때려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 그는 어는 절로 피신했다가 거기서 전부터 알고 있던 여주인의 친척을 만나 근처 파출소로 함께 가서 자수를 했다. 그런데 공소장에는 그 친척(할머니)이 붙들어 파출소에 넘긴 것으로 돼 있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사형집행을 기다리다가 암에 걸려 옥사하고 말았는데 “할머니가 어떻게 장정을 붙들어넘길 수가 있습니까”라고 말하곤 했더란다.

특진이나 현상금이 걸린 범인에 대한 경찰관들의 집념은 지난해 학생운동의 주동 용의자, 그것도 자수해오는 용의자를 서로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벌인 장면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사형선고가 나올 만한 사건이면 거개가 특진이나 현상금이 약속돼 있다. 이런 사건에서 자수는 감형 사유가 되는데, 자수 의사를 밝힌 친척을 신고하여 현상금을 받은 일도 있으므로 “나는 자수했는데 사형은 억울하다”는 주장을 그저 살기 위한 발버둥이라고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