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元淳 서울시장은 취임 후 전임 吳世勳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토건사업으로 몰아 사업을 백지화시켰다. 한강 자원을 활용하려는 서해 뱃길사업의 김포-용산 코스의 경우 ‘시민의 삶과 무관한 展示(전시)사업’이라며 중단했다. 그 결과 용산에 들어설 예정이던 ‘서울港(항)’ 사업이 백지화됐다. 호주의 시드니를 지향했던 ‘노들섬’과 ‘오페라하우스’도 백지화됐다.

朴 시장이 이처럼 ‘전임 시장 지우기’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2013년 2월 <한강개발사업에 의한 자연성 영향 검토>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간했다. 이 백서는 그동안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비판해온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등 6명의 전문가가 담당했다.

서울시, 3억6500만원 들여 한강 水中洑(수중보) 영향분석 연구용역 실시

문제의 백서에는 “서울을 지나는 한강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것은 신곡·잠실 水中洑(수중보)”라며 “이들을 해체해야만 한강의 자연성이 회복돼 모래톱이 살아나고 수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백서는 또 “水中洑를 철거하더라도 (수심저하 등에) 큰 영향이 없다”며 “洑를 철거해야 다양한 수생태계가 생겨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朴元淳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水中洑 철거 방침을 시사했다가 논란이 되자 “전문가 의견 청취일 뿐”이라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그러나 2012년 8월 한강에 녹조현상이 심해지자 “강물은 흘러야 하는데 댐이나 洑로 가둬놓으면 녹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洑를 철거하는 게 어떤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강 ‘신곡수중보’ 철거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신곡보 철거에 대해 영향 분석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朴 시장은 이에 대한 의사 표명을 보류했다.  朴 시장이 언급했던 문제의 서울시 ‘연구용역’은 2013년 7월~2014년 6월까지 11개월간 3억6500만원을 들여 추진한 <신곡수중보와 잠실보에 대한 영향분석 연구용역>이다.

이와 관련,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2013년 10월1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朴元淳 시장이 신곡수중보 관련 용역을 박창근 교수에게 맡긴 것은 洑 철거를 염두에 둔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토해양부 “수중보 철거시 수위저하 및 1조원 넘는 취수장 이전 비용 들어가”

박창근 교수는 앞서 <한강 개발사업에 의한 자연성 영향 검토> 백서 작성에 참여했던 학자로 학계에서 4대강 반대 주장을 해온 인물이다. 朴 교수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現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해 비례대표를 신청했던 인물이다. 이 같은 이유로 ‘사실상 수중보의 철거를 염두에 두고 용역을 준 것이 아니냐’는 것이 심재철 의원의 지적이었다. 

신곡수중보 철거 문제와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2014년 5월15일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국토교통위원회 소속)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한강 水中洑는 서울뿐만 아니라 김포․고양 등 주변 지역과의 이해관계가 얽힌 하천 시설물로 철거 시 여러 문제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의 경우 박창근 교수의 신곡수중보 관련 연구용역 시작 때부터 수위 저하와 1조원이 넘는 취수장 이전 비용 등을 지적하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 국토해양부는 “洑를 철거하면 수위 저하로 한강 상류 12개 취수장을 운영할 수 없고, 지하수 수위 저하로 주변 시설물이 내려앉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외에도 국토해양부는 “洑 건설 후 20여 년간 형성된 장항습지 등 생태계가 교란되고, 갈수기엔 수량이 감소해 하수처리수 등 영향을 받아 오염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水中洑는 ‘국유시설’로 市가 단독으로 철거 여부를 결정할 사안이 아니란 걸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서울시의 이러한 해명으로 박창근 교수의 신곡수중보 관련 연구용역은 서울시가 철거권한도 없으면서 사업을 추진해 용역비만 날린 꼴이 됐다.

軍은 신곡수중보가 철거되면 北 반잠수정이 한강하류의 다리까지 바로 접근할 수 있게 되며, 어뢰 공격으로 교각을 파괴하거나 공기부양정 등으로 단시일 내에 잠실까지 침투가 가능하다고 본다. (사진/미디어워치)

국방부 “신곡수중보 철거시 北 단시일 내에 잠실까지 침투”

현재 국방부는 한강의 수중보 철거 문제와 관련해 “水中洑 제거시 한강을 통한 敵(적) 은밀 침투의 조기 식별 및 격멸이 다소 제한되어 군사작전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인용: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 2013년 11월1일자 보도자료).

이노근 의원의 보도자료에 언급된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다.

<군사전문가들은 한강의 수중보는 자연성 회복에 앞서 안보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음.
▲신곡수중보가 철거되면 北 반잠수정이 한강하류의 다리까지 바로 접근할 수 있게 되며, 어뢰 공격으로 교각을 파괴하거나 공기부양정 등으로 단시일 내에 잠실까지 침투가 가능함. ▲또한 한강다리를 이용해야 하는 자주포, 탱크 등의 무게가 47톤~53톤에 달하는 상황에서 수중보의 철거는 다리의 교각을 약화시킴에 따라, 군용 장비의 이동에도 제한을 줄 수 있음.
▲수중보가 있음으로 해서 임진강을 경유, 한강을 거슬러 올라 서울로 수중 침투하는 간첩을 막는 것도 가능함. (참고로) 한강 남단에 水中洑가 설치된 이유는 지난 1978년 발생한 ‘감바위 사건’으로, 당시 3명의 북한 간첩이 남한의 민간인 5명을 사살한 뒤, 국군의 포위망을 뚫고 한강 하류를 경유해 북한으로 돌아감.
▲신곡수중보 제거 추진시 사전에 군과 충분한 협조 및 협의를 통해 대체 경계시설물 설치 또는 감시장비 보강 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막대한 수준의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될 소지가 다분함.>

서울시는 최근 ‘한강을 생명의 강으로 살리겠다’면서 2030년 한강의 미래상을 ‘두모포에 큰 고니 날아오르고, 아이들 멱을 감는 한강’에 두었다. 겉으로는 한강의 자연성을 지속적으로 회복해 나간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박원순 시장, 누구를 위해 ‘한강 수중보’ 철거 주장하나?

서울시는 ‘한강을 생명의 강으로 살리겠다’면서 이를 위한 8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자연하천 물길복원>을 삼았다. 여기에는 잠실·신곡수중보와 지천의 落差工(낙차공)을 개선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水中洑와 落差工은 물길의 연속성과 수생태계의 연결을 단절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그동안 생물서식처 복원 등을 위해 개선방안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水中洑와 落差工의 철거 또는 구조개선 방침이 결정된 것은 아니며, 앞으로 두 시설을 어떻게 하는 것이 한강의 자연성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인가를 연구용역 등을 통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안보상의 문제로 박원순 시장의 한강 水中洑 철거 문제는 현재 벽에 부딪혀 있는 상태다. 그러나 향후 안보문제를 등한시 하고 이른바 ‘자연성 회복을 위해 수중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左派 언론의 선전․선동으로 탄력을 받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율(비구니)의 ‘천성산 도룡뇽’ 사건, 문규현․문정현 신부의 ‘부안 방폐장’ 사건 및 ‘제주해군기지 건설반대’ 운동 등 左派세력은 ‘自然과 環境을 살린다’는 미명하에 국가 운영과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에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개입해왔다. 

水中洑 철거 문제에 대해 軍은 “한강을 통한 敵(적) 은밀 침투의 조기 식별 및 격멸이 제한되어 군사작전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한 상태다. 박원순 시장의 한강 水中洑 철거 주장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서울 시민인가, 아니면 敵인가?

<계속>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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