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明博 대통령은 2일 국회 施政연설에서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대한 여야의 초당적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여러 경제 수치상으로 경기가 나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李 대통령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鄭雲燦 국무총리가 대독한 연설에서 “집권 중반기 들어서면서 정부와 공직자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자 한다”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을 섬기고 민의를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親서민정책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李 대통령은 “정부 출범 과 함께 약속드렸듯이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겠다”며 “서민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부족한 점이 없는지 꼼꼼하게 짚어볼 것”이라고도 했다.>(뉴데일리)

李 대통령이 국회에 나가지 않고 총리를 보내 중요한 연설문을 대신 읽도록 한 것은 국회와 국민을 輕視한다는 인상을 준다. 더구나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예산국회의 시정연설인데, 有故상태가 아닌 대통령이 총리를 대신 보낸단 말인가? 국회 施政연설보다 더 급한 國政이 있을 수 있나?

유럽에서 민주주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를 통하여 발전하여 왔다. 진정한 民意의 대변자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이다. 영국에선 국민이 아니라 국회가 주권자이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회안에서 깽판을 친다고 하여 국회의 권위를 대통령이 무시하면 민주주의의 根幹이 흔들린다. 국회는 대통령, 사법부와 함께 主權기관이다. 대통령이란 主權기관이 국회라는 다른 主權기관을 무시하는 일은 主權者인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국회의원뿐 아니라 국민 앞에 하는 것이다. 이를 총리가 대신 읽도록 한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궁금한 일은 李明博 대통령이 무슨 급한 일이 있기에 총리를 국회에 대신 보냈느냐 하는 것이다. '국회따위는 총리에게 맡기면 되고 나는 高次元의 國事를 챙기겠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한 것이라면 이는 자신을 帝王정도로 여긴다는 뜻이 된다. 이런 자세는 총리를 비참하게 만든다. 남의 연설을 代讀하는 총리를 과연 야당과 국민들이 존경하겠는가?

朴正熙 정부 시절, 특히 유신체제 시절에 代讀총리란 말이 유행하였다. 비록 한국의 민주주의는 나이가 61세로 어리지만 2009년의 대통령이 1970년대의 권위주의 시절로 30년 이상 후퇴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 민주투사들도 집권후에는 대통령職 수행의 모델을 박정희로 삼았는데, CEO 출신인 李 대통령까지 그렇게 권위주의적으로 행동할 줄은 미처 몰랐었다.

代讀총리로 유명하였던 崔圭夏씨는 10.26 사건 후 대통령이 되었으나 도무지 권위가 생기지 않아 상황을 주도하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었다. '代讀총리'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하였던 것이다. 鄭 총리가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려면 그를 代讀총리로 만들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