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인간은 없다

엄상익(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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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 동네에 사는 칠십대의 기자 출신 대학 선배 한 분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불쑥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젊어서 사회부 기자로 경찰을 출입하는데 어느 날 내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이 경찰서에 있다는 거야. 그래서 도와드리려고 경찰서에 가서 담당 형사가 작성한 조서를 봤지. 조서에 그 목사님이 식모를 건드려서 잡혀 왔더라구.”
  
  몇십 년 전의 일인데도 그는 씁쓸한 표정이었다. 그가 말을 계속했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교회 청년부에서 정말 헌신하며 하나님을 찾았어. 목사님은 하나님 대리자쯤으로 인식하고 존경해 왔지. 그런데 그 조서 내용을 보니까 온몸에 찬물을 뒤집어 쓴 것 같은 느낌이더라구. 그 다음부터는 평생 교회에 다니면서도 깊이 믿지를 못하겠어. 목사 말도 잘 믿어지지 않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부정적이 되는 거야.”
  
  그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다. 성직자의 탈선행위는 많은 사람들의 영혼에 상처를 남기곤 했다.
  
  이천십구년 시월 광화문 광장에서 전광훈 목사가 구국 기도회를 이끌 때였다. 그는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쌍욕을 하기도 하고 거친 말을 쏟아내었다. 대중들 앞에서의 설교에서도 속된 말들을 했다. 우연히 유튜브 방송에서 그가 말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다. 진행자는 북한을 다녀온 목사들이 북한의 미인계 공작에 넘어갔을 것이라는 걸 전제로 묻고 있었다.
  
  “처음엔 거절했어도 나중엔 올라탔겠죠. 물론 내가 확인한 건 아니지만”
  
  그의 대답이었다. 그 한 마디에 나는 속으로 고개를 흔들었었다. 그는 무책임하고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 같았다. 그 이후로 그의 영웅적 행위를 칭찬하는 수많은 소리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성직자의 언행은 약한 믿음을 흔들기도 했다.
  
  성경을 보면 정말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지 않은 수많은 적나라한 장면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카인은 동생을 죽인 살인범이다. 롯의 경우 딸과 관계를 맺어 후손들을 낳는다. 근친상간이다. 성경 속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인 다윗은 부하의 아내가 목욕을 하는 것을 보고 겁탈을 한다. 그리고 그 남편인 부하를 모략으로 적의 칼에 죽게 한다. 부하의 여자를 아내로 삼고 그 사이에서 솔로몬 왕을 낳는다. 솔로몬은 지혜의 상징이다. 그런 솔로몬은 첩을 수백 명 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의 인물이라고 하는 야곱은 사기꾼이다. 신약성경을 보면 첫 페이지에 예수의 족보가 나온다. 인간적인 시각으로 평가하면 그런 재미없는 족보를 굳이 그렇게 맨 앞에 드러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떠오르곤 했다. 아브라함은 살기 위해 아내를 동생이라고 속이고 이집트의 왕에게 바쳤다. 믿음의 조상이라고 하면서 자기 꾀를 앞세웠던 사람이다.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에 태어난 아들들이 등장한다. 창녀인 라합이 나오고 이방인 여자가 족보에 끼기도 한다.
  
  다윗이 간통한 여성이 솔로몬을 낳았다. 그 생명의 가지 제일 끝에 예수가 등장한다. 성경 속에는 그 외에 수많은 비참한 일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헐벗고 굶주리고 얻어맞고 비참하게 죽는 일들이다. 다른 종교의 경전들은 그 교조나 제자들의 거룩하고 신비스러운 일 그리고 도덕적인 좋은 교훈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하고 고민을 하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예수의 족보나 태어난 환경을 보면 내가 아무리 미천한 집안에서 나도 위로받을 수 있다. 내가 살아가면서 욕망에 끌려 어떤 실수를 해도 성경 속 인물같이 무릎 꿇고 빌면 용서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어떤 위대한 인물들도 다 나름대로 흠이 있었다. 성경은 내게 완벽한 인간은 없다는 걸 알려주었다. 그런 시각은 변호사로서 죄인들을 보는 데 관대함을 가질 수 있는 기초가 되기도 했다. 오늘 아침 주님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저 사람이 이렇거나 저렇거나 또는 이 사람의 언행이 이렇거나 저렇거나 그대와 무슨 상관인가?
  
  
  
[ 2020-05-10, 16:3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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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16 오후 7:51
완전 무결한 인간은 하나님 한분이시고 전지 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시어 인간을 사랑하시는 꼭 인간에게 필요한 믿음의 존재입니다!!! 인간은 구부러진 철사같아서 주님의 용서로 바로 세워줘도 또 구부러지는 인간이기 때문에 꼭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항상 생각하며 또 가르침을 따라 살려고 애쓰는것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요? 엄상익 님! 오늘도 감사!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북한산   2020-05-12 오전 7:08
완벽한 인간은 없다는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성경 내부의 논리적 모순과 여호와에 의한 무모한 살인은 어떻게 해석하시는지요?
-성경내부의 모순: 족보에서 34대라고 했는데 33대인 경우,노아의 방주에 태운 동물의 숫자의 앞뒤의 불일치..
-과학과 불일치: 토끼가 되새김질 동물, 메뚜기의 다리 4개, 태양을 멈춘 경우, 창조시에 태양이 나중에 창조된 경우...
-여호와의 잔인성: 이방민족이나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여호와의 진멸,애굽사람이나 가나안 사람도 여호와가 창조한 똑같은 귀중한 생명아닙니까?
-역사와 불일치: 출애굽의 사실여부등

그러면서 성경의 무오류성을 주장하는 측과 성경을 문학으로 보고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주장하는 측도 있는 등...
  이중건   2020-05-11 오후 4:54
또 성경같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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