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없는 自主는 동네북 自主
아무한테나 얻어터지는 동네북이 되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동네 어린애도 치고, 동네 미치광이도 치고, 동네 술주정뱅이도 치고.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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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없는 자주는 동네북 자주
  나라꼴이 얼마나 한심했던지 동네 패싸움 정도의 전쟁도 못해 보고 2천만이 두 눈 뻔히 뜨고 고작 3천여 명의 일본군에게 나라를 고스란히 빼앗긴 후, 한민족은 ‘스스로 자(自)’ 자를 남몰래 짝사랑했다. 자주, 자립, 자조, 자위, 자강, 자생, 자력! 이런 말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올랐다. 목이 메고 콧날이 시큰해졌다. 절로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남몰래 눈물을 흘리며, 감옥에 갇힌 성춘향이 이몽룡을 기다리듯이 그저 하루하루 연명하면서 하릴없이 35년을 3류 인생으로 그렇게 죽어 지냈다. 꿈인가 생신가, 암행어사 출도! 멀리서 다짜고짜 크게 두 번 벼락을 내리치고 암행어사가 마패를 꺼내들자, 탐관오리는 훈도시 차림으로 줄행랑을 놓았다. 아뿔싸, 암행어사가 팔자걸음으로 지체하는 사이에 가짜 암행어사가 냉큼 들어와 재빨리 윗동네를 차지해 버렸다.
  
   무려 4만 명의 졸개를 거느린 스티코프란 시베리아 호랑이가 아베란 이리가 떠난 땅의 절반을 번개같이 무단점령하고 왕 노릇했다. 이 때 그가 꼭두각시로 내세운 자가 바로 입의 혀처럼 굴던 김일성이란 살쾡이다. 아니나 다를까, 살쾡이는 여우처럼 호랑이의 위세를 빌어 호랑이 행세를 했다(狐假虎威). 음험하고 잔인하고 교활한 호랑이는 사악하고 야비하고 무지몽매한 살쾡이에게 ‘또박또박 악랄하게’ 마교 주문을 일러 주었다.
   “완장에 이렇게 써 붙이고 다녀라--자주국방!
   이마에 이렇게 써 붙이고 다녀라--자립경제!
   가슴에 이렇게 써 붙이고 다녀라--자력갱생!
   깃발에 이렇게 써 붙이고 다녀라--자위자강!“
  
   식민지의 크기가 곧 국력이었던 1945년 이전에 제국주의 국가들은 GNP의 40%에서
  120%까지 국방예산으로 배정했었다. 공멸의 길로 치달았던 것이다. 전후에 세계가 크게 둘로 갈라지면서 한쪽은 여전히 제국주의를 사모하여 GNP의 30%~40%를 두 눈 질끈 감고 국방예산으로 뚝 떼어놓았다. 두 번의 화끈한 전쟁에서 비로소 제 정신이 든 다른 한쪽은 식민지가 너무 수지 안 맞는다는 것을 알고 차례차례 그들을 독립시켜 주었다. 대신에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팔기로 했다. 식민지를 넓히거나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니, 자연히 국방예산이 대폭 줄어들었다. GNP의 10%면 충분했다. 그것도 많아서 이윽고 3% 정도로 줄였다. 대신에 아직도 제국주의의 망상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자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이들은 제일 힘이 센 대장을 사이에 두고 손가락을 걸고 맹세를 했다.
   “저 미친 것들이 쳐들어오면 정신이 온전한 우리끼리 똘똘 뭉쳐 혼을 내 주자!”
  
   그렇게 해서 남은 돈은 교육과 경제와 복지에 썼다. 절로 인심이 살아나고 신뢰가 쌓였다. 일개 노동자들이 마침내 옛날의 왕후장상보다 잘살게 되었다. 집집마다 귀족의 화려한 쌍두마차보다 10배 좋은 자가용이요, 집집마다 상감마마의 거대한 일산(日傘)보다 10배 좋은 에어컨이다. 덕분에 똥배가 나오고 쓰레기가 나오는 것이 제일 큰 문제로 떠올랐다.
  
   성인 남자의 평균신장이 158cm로 짜부라진 땅에서 홀로 키높이 구두를 신은 배불뚝이가 아직도 제국주의의 망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자는 기어코 잘 먹고 잘사는 동족을 거짓과 폭력으로 집어삼키려고 갖은 술책을 다 부리고 있다. 그의 나팔수들이 60년 전 스티코프란 ‘별 3개’가 김일성이란 ‘밥풀 3개’에게 일러 준 마교 주문을 뜻은 아는지 모르는지 죽자 사자 외치고 있다. 300만이 굶어 죽어도 60년 쇠 채찍이 무서워 절대다수 무지랭이들은 꼼짝 못한다. 그들은 그렇다 치자.
  
   문제는 정작 아랫동네에 있다. 막 칠성판을 짊어지려던 춘향이 비몽사몽 장원급제한 거지 몽룡을 만나듯,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기적처럼 어벙하게 생긴 진짜 암행어사를 만나 목숨을 구하고 스스로 번 것은 고스란히 스스로 차지한 덕분에 성인 남자의 평균신장이 173cm로 치솟아 아시아의 거인국이 된 나라에서 호강에 겨운지, 넘치는 정력을 주체할 수 없는지, 잘생긴 가짜 암행어사를 못 만난 것을 평생의 한으로 여기며, 이젠 자기도 컸다며 알통이 엄청 커졌다며 능히 혼자서 누구든 상대할 수 있다며, 진짜 암행어사의 손을 뿌리치고 ‘또박또박 악랄하게’ 스티코프의 마교 주문을 외는 자들이 긴긴 장마에 강물이 불어나듯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아무한테나 얻어터지는 동네북이 되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동네 어린애도 치고, 동네 미치광이도 치고, 동네 술주정뱅이도 치고, 동네 깡패도 치고, 동네 거지도 치는 동네북이 되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국명을 거창하게 대한제국이라 개명하고 경제는 자립하고 국방은 자주한다며 사방의 담이 다 무너진 궁궐에서 찌그러진 대문 하나만 꼭 걸어 잠그고 긴 수염을 느릿느릿 쓰다듬던 어릿광대 황제가 다스리던 그 이상한 나라처럼 국제용 동네북이 되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또는 ‘공짜’로 감옥에서 빼 주고 ‘공짜’로 불구덩이에서 건져 주고 음으로 양으로 국제 거지를 국제 부자로 만들어 주고 국제 노예를 국제 귀족으로 데뷔시켜 준 진짜 암행어사를 가짜 암행어사라며 그 손을 매정하게 뿌리친 후, 이제부터 스티코프의 마법에 걸린 윗동네를 본받아 당당히 자주한다며 국방예산으로 GNP의 40%~120%를 쓰다가 윗동네와 사이좋게 쫄딱 망하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기아와 공포에 시달리다가 미친 개처럼 몽둥이에 맞아 비참하게 죽거나 용케 살아남아도 피골이 상접한 난쟁이 족속이 되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우리끼리, 코드가 같은 우리끼리! 우리는 하나, 코드가 같은 우리는 하나!”
  이렇게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외치며, 스티코프 마법사의 황홀한 피리 소리에 맞춰 쥐 떼처럼 공멸의 절벽을 향해 우르르 몰려갈 모양이다.
  
   (2006. 8. 27.)
[ 2006-08-28, 07:2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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