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모든 임금의 정실부인은 ‘OO왕후’

‘민비’나, ‘김비’라는 이름은 애당초 없었다 몇 주 전, 조선일보 주말판에 “고종 비 민씨는 문제적 인물이다. 그녀를 명성황후라고 부르면 민족적이라고 하고, 민비라고 부르면 친일적이라고 한다. 왕비 민씨는 존경을 받기도 했고 증오의 대상이기도 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필자는 기사를 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고종 비나 민비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明聖王后(명성왕후), 또는 明成皇后라고 써야한다”고 했더니 “요즘 세상에 누가 그런 걸 따지고 있습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선왕조에서 임금은 살아 있는 동안, 지칭으로 ‘上’ 또는 ‘上監(상감)’, ‘大殿(대전)’으로, 호칭으로는 ‘殿下(전하)’로 불렸다. 임금의 정실부인은 지칭 ‘中殿(중전)’, 또는 ‘坤殿(곤전)’, 호칭 “중전마마”였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太祖, 太宗 등은 廟號(묘호)라 하여, 다음 임금이 사망한 前王(大行大王이라 했다)에게 올리는 이름이다. 형식적으로 중국의 허락을 받아 결정했다. 사망한 왕의 정실부인은 ‘OO왕후’라 했다. 살아 있을 때는 ‘중전마마’, 또는 ‘내전마마’, 죽어서는 昭憲王后(소헌왕후 • 世宗의 부인), 仁顯王后(인현왕후•肅宗의 부인)같은 諡號(시호)로 불렸다. ‘민비’라든가, ‘김비’라는 이름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일본이 깔보아서 부른 이름이든 아니든, 있지도 않은 이름을 억지로 만들어서 부를 필요가 있을까? 없다면 몰라도 明聖王后(명성왕후)라는 諡號가 엄연히 있지 않은가.
  역사 속 인물의 호칭을 지금 뭐라고 하든 무슨 상관있냐고 하는데, 의미의 유무를 떠나,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서울의 옛 이름 '한양'을 '한음'이라고 하면 아니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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