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난 두 친구들 역시 매우 독특한 경우였다. 이들은 인도 북부의 암리차르 출신이다. 이곳은 파키스탄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대개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나도 이곳을 거쳐(1996) 파키스탄으로 들어갔었다. 이 국경선에서 정오(正午)에 보여주는 인도 경비병들과 파키스탄 경비병들의 임무 교대 장면은 오늘날처럼 규모가 크고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놓칠 수 없는 웃음거리 만점의 쇼 무대였다. 또한, 이곳 암리차르의 명소 중 명소는 호수 위에 떠 있는 듯한 거대한 황금색의 사원 풍경이다. 이는 시크교 최대의 성지(聖地)다.
이들은 현재 ‘두바이’에서 근무한다. 이들은 대학 동창생들이다. 공교롭게도 소속 회사는 다르지만, 전산 업무를 관리하는 엔지니어로서 두바이의 자회사에 파견돼 근무하던 중 만났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인도 최고 명문 공과대학 20여 개 중 하나인 뭄바이 공과대학 출신이다. 한마디로 14억 인도인 중에 최고의 수재들이 모이는 곳이다. 나는 인도 여행 중(14개월) 직접 방문해 본 대학은 뉴델리의 네루 대학과 뭄바이 국립대학뿐이었다고 하자, 이들은 특히 내가 네루대학을 방문하게 동기를 물었다. 델리 여행 중 만난 네루대 대학원생의 초대를 받아 갔다는 얘기와 함께 그에 얽힌 많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 외 나는 이들과 내가 경험한 인도에 관한 얘기를 한참 나눴다.
이들은 각각 3일짜리 휴가를 얻어 인도를 건너뛰어 파타야까지 날아왔다. 평소 꼭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다고. 이곳 태국에 있는 바다와 섬, 원시림, 역사 유적지 등은 인도 전역에 다 있는 것인데 굳이 이곳까지 올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다. 답이 걸작이었다. 아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대개 인도 공대 입학에 성공하면 그 기념으로 가장 많이 갔던 곳 중 한 곳이 이곳 파타야였단다. 듣고 보니 이해가 되는 면도 있었다. 즉, 이곳에 오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확 풀 수 있다는 것. 종교를 포함 인도에선 쉽지 않은 것들이 이곳에선 모든 게 자유롭다는 것. 양쪽 문화를 다 경험한 나는 그들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곧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이들은 당시에 놓쳐버린 그 학창 시절의 기회를 지금 누리는 것이다. 나는 이 점에서 사람은 대개가 한때 자신이 꼭 하고 싶었던 것은 뒤늦게라도 꼭 그것을 하고야 만다는 속성(屬性)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도에 대한 나의 견해를 밝혔다. “오늘날 인도는 내가 경험한 인도와 많이 다르다. 모디 총리 집권 후 엄청난 경제성장을 했다. 모디 정부가 실제로 과학 분야에 계속 재정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많은 과학 인재와 풍부한 기술 자원을 보유한 인도의 장래는 아주 밝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미 인도의 과학은 세계의 중심에 섰다고 했다. 그런데 이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들이 말하길, “인도 국내 총생산(GDP)으로 보면 당신 말은 맞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아직 멀었다. 빈부의 격차는 더 심화됐다. 예를 들면 인도엔 세계 최고 갑부가 한둘이 아니다. 가령, 카를로스 슬림, 고탐 아다니, 시브 나다르 등. 그러나 아직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은 3000달러가 안 된다. 올드 델리와 콜카타도 그렇지만 뭄바이는 최악이다. 당신도 뭄바이를 돌아봤다고 하니 그 실상을 잘 알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도의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정말 우리가 원하는 빈부(貧富) 격차 해소에는 거의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면에는 종교적 갈등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두바이에서 몇 년 살고 있다. 인도와 확연히 다른 점이 바로 종교의 갈등도 없고 빈부의 격차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왕족만 잘사는 게 아니었다. 우리는 중국을 생각하면 더 울화가 치민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악랄한 공산국가 중 하나이다. 그런데도 그들의 1인당 국민소득은 만 불을 넘었다. 이는 불가사의하지만, 사실인 것 같다.”
내가 말했다. “나는 인도의 어두운 부분을 많이 봤다. 그러나 중국의 어두운 부분을 더 많이 봤다. 인도는 희망이 보였지만 중국은 절망만 보였다. 그것이 내가 본 양국(兩國)에 대한 소견이다. 한편 당신들이 말하는 빈부 격차는 아이러니하게도 평등을 주장하는 공산 국가들과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들이 더 심했다. 아니 최악이었다. 베네수엘라, 쿠바 등 다수의 남미 국가와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는 게 나의 직접 경험이다. 만약 ‘두바이’에서는 모두가 왕족처럼 평등하다면 그것은 비정상이라고 확신한다. 한편, 미국과 EU 국가들 그리고 일본은 어떤가. 정도의 차이일 뿐 그곳에도 노숙자가 있었고 거지도 있었고 삶을 포기한 듯한 알코올 중독자와 마약에 취한 폐인(廢人)들이 거리와 공원에도 있었다. 이 나라들은 자타(自他)가 공인하는 복지 국가요 인명과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진짜 자유민주주의 선진국임에도 그렇다. 이는 인류가 출현할 때부터 빈부는 항상 함께했으며, 인류가 망할 때까지도 역시 공존한다는 것이 내가 보는 인류관이고 세계관이다.”
“물론 한국도 전혀 다르지 않다. 빛과 그림자는 공존한다.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에. 잘 알다시피 한국이야말로 맨손으로 시작해 오늘에 이른 나라이다. 너무 급성장해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에는 인도를 포함 세계의 많은 인재와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계속 모여든다. 그래서 나는 인도를 포함 자유민주주의를 믿는다. 두고 보시라. 인도에 대한 당신들의 우려(憂慮)는 조만간에 해소될 것이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 중심에 우뚝 설 것이다.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는 한.”
내가 그들에게 인도의 밝은 미래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그들은 이미 핵보유국이고, 우주 산업에도 뒤지지 않으며, 첨단 과학의 상징인 메타버스, 챗GPT 같은 초거대(超巨大) AI 등 그들의 첨단 과학 기술은 무궁무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인도는 세계의 IT 시장을 밑바닥부터 상층부까지 파고들었다. 이들은 단순한 엔지니어들이 아니다. 첨단기술과 함께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능력도 겸비(兼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많이 비교되는 부분이다.
사실 인도의 경쟁력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수재급 인도공과대학 출신들이 한국 미국을 포함 전 세계에 많이 퍼져있음에서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은 한국에 대한 민감한 뉴스도 많이 알고 있었다. 이들은 말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 SK 등에 우리 친구들도 근무한다. 친구들 말에 의하면 특히 세계가 부러워하는 국제기업인 삼성전자를 한국인들이 가장 싫어한다고 하더라. 이재용 회장을 감옥에 넣고 삼성 본사 앞에는 매일 고성능 마이크를 털어놓고 시위를 한다는 것도 그렇고.”
“사실 우리 인도도 한국 기업 중 가장 좋아하고 또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것이 삼성전자이다. 쉽게 말해 삼성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듯이, 인도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기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도에 삼성이 있다면 아마도 진작에 뭄바이 등에서 볼 수 있는 최악의 빈곤층은 이미 해결되었을 것이다. 또한, 요즘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사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 사태도 그렇다. 인도는 의약품 경쟁력은 강한 나라이지만, 의사들은 많이 부족하다. 한국과는 반대로 수재들이 의대에 몰리지 않고 공대에 몰리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인도 정부가 한국처럼 의대생을 대폭 늘려준다면 인도 의사들은 당연히 대환영할 것이다. 왜 한국에선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이런 문제들이 계속 이어지는가?”
나는 이 질문에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답변을 하지 못했다. 어떤 면에선 그들이 나보다 한국에 대한 것을 더 깊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역시 정확한 사실과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자를 당할 재간은 없지 싶다. 이는 나이와 전혀 관련이 없다. 꾸준히 보고 듣고 읽고 말하면서 배우는 것 외 배움의 왕도(王道)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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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met on my backpacking190 - Indian Engineering Students' Perceptions on Korean Society
The two young men I met today were also rather distinctive. They were from Amritsar, northern India. This is the road to Pakistan. They usually stay overnight here. In 1996, I also passed through here on my way to Pakistan. The tasks of Indian and Pakistani border guards have shifted. It was a show stage filled with laughs. One of the sights at Amritsar was a massive golden temple that appeared to be floating on a lake. It is the largest sacred place in Sikhism.
They were working in Dubai. They were university classmates. Coincidentally, they were sent to a Dubai subsidiary as engineers to oversee computer development. They came from the Mumbai Institute of Technology, one of India's most prestigious institutes in the world. I informed them that during my 14-month backpacking of India, I once visited Nehru University in New Delhi and Mumbai National University. I told them a lot about my time in India and the Nehru University I attended.
Each took a three-day holiday and flew to Pattaya. They described it as a site they had always longed to visit. When I questioned why, their response was somewhat amusing. They stated that if they were accepted into an Indian engineering school, they would visit Pattaya to celebrate. In other words, if they came here, they could release the stress that had built up so far. Everything is free here, even religion, which is not common in India. Having experienced both cultures, I quickly grasped what they meant.
I spoke my views on India. "India is quite different now from the India I have known. Since Prime Minister Modi took office, the economy has expanded dramatically. This is because the Modi administration has continued to offer financial assistance to the scientific community. As a result, I believe India has a very bright future due to its tremendous scientific skill and technology resources." I informed them that India's science was already at the forefront of the globe. However, their reaction was disagreeable.
They explained why. "In terms of India's GDP, you are correct. However, per capita income remains a long way off. The divide between affluent and poor has grown. India, for example, boasts several of the world's wealthiest people. Carlos Slim, Gautam Adani, Shiv Nadar, among others. However, India's per capita income remains less than 3,000 dollars. The worst cities include Mumbai, Old Delhi, and Kolkata. Since you've been to Mumbai, you should know the truth.“
"So we believe that no matter how excellent India's science is, it will do little to narrow the wealth divide in India. I believe there is also a religious struggle involved. We've lived in Dubai for a few years. What distinguishes this region from India is the lack of religious turmoil and the little gap between the affluent and the poor. Everyone lives like royalty. When we think about China, we become angrier. They are one of the most ruthless communist governments in the world. Nonetheless, their per capita income was above $10,000. It's strange, yet it appears to be true.“
I explained, "I've seen a lot of India's dark side. But I've witnessed more of China's darker side. India displayed optimism, while China only showed grief. Meanwhile, the disparity between the affluent and the poor was strangely greater in communist and socialist nations that emphasized equality. Syria, Venezuela, Russia, China, etc. Of course, the USA, the EU, and Japan also had homeless people, beggars, and drug addicts on the streets and in parks. They are the finest welfare states, despite being mature liberal democracies that place the highest importance on people and human rights, but I think it won't change from birth to death. This is the worldview that I perceive.“
Of course, Korea is not an exception. Light and darkness coexist. Because it is a natural premise. Korea is a country that has created something from nothing. However, rapid expansion has led to some adverse effects. Despite challenges, skilled people from other countries, including India, continue to work in Korea. Wait and see. Your concerns about India will soon be solved, and you will surpass China to become the world's center. "If free democracy does not collapse.“
I can confidently tell them about India's bright future since they are already a nuclear power, second only to the space sector, and have limitless cutting-edge technologies like as the metaverse and super huge AI such as Chet GPT, both of which are symbols of superior science. India has already entered the global IT sector from the bottom up. They are not simply engineers. They have superior technology and the capacity to freely speak English, the world's official language. This compares significantly to Korea.
Indeed, India's competitiveness is demonstrated by the widespread employment of elite Indian engineering graduates from India's top colleges across the world, including Korea and the USA. As a result, they were knowledgeable on sensitive Korean news. They said, "Our pals work at Samsung Electronics, LG, and SK in Korea. They claim that Koreans despise Samsung Electronics, the multinational firm that the rest of the world admires. Putting Chairman Lee Jae-yong in jail and organizing daily demonstrations with high-performance microphones in front of Samsung headquarters.“
"In reality, we prefer Samsung Electronics over other Korean firms and want to win the competition. Simply said, just as Samsung feeds Korea, India requires businesses that can do the same. If Samsung existed in India, the worst forms of poverty in Mumbai and others would have been eliminated. Similarly, the doctor's strike. India has robust drug competition, but it lacks a large number of physicians. Unlike Korea, India's brightest students prefer engineering universities over medical schools. Indian physicians would undoubtedly appreciate the government's decision to considerably boost the number of medical students, as Korea has done. Why do Korea's unsolvable issues persist?“
I did not provide a clear answer to this question. Because in some respects, they appeared to know more about Korea than I did. Again, it was critical to have plenty of precise information and understanding. I felt it had nothing to do with age at all. I realized once more that the only way to become smart is to continually look, listen, read, and learn by speaking.
Thanks for re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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