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때부터 시작, 문재인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에 와서 감투를 벗어놓은 사람이 정치를 모르면 누가 알겠나? 더민당 혁신위장 김은경이가 연달아 구설수에 오르거나 말실수 또는 설화를 일으킨다. 최근에도, 국회의원 불체포 투표는 공개투표로 해야 한다며 국회법에도 어긋난 발언이자 이재명 방탄용 발언을 하고, 자기 아들의 익지 않은 생각을 빌려서 노인 폄하 발언을 하고, 윤석열 밑에서 일한 게 치욕이었다는 말도 했다. 이러자 의분(義憤) 있는 사람치고 비판에 나서지 않은 이가 없었다. 김은경은 속으로 즐기며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더민당 안에는, 국민과 언론의 비판을 거칠게 받아도 좋으니 내 이름이 언론에 방방 뜨면 좋겠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한다. 그래야 투사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다. 김은경이 말실수를 쉴새 없이 하는 것도 마음먹고 하는 짓이고, 사과하기를 거부하는 것도 작전이다. 거부해야 자기 이름이 오래도록 언론의 중심에 있을 텐데 왜 하겠나.

김은경은 박사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저런 발언을 하면 당장 비판이 콩 볶듯 할 것이란 것을 몰랐을까? 박사가 보통선거. 평등선거. 직접선거. 비밀선거를 몰라서 노인의 투표권을 줄이자 했을까? 또 혹자는 그가 정치를 안 해 봐서 정치를 모른다고도 말하는데 이는 그래서 저런 말실수를 한다는 감싸주기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때부터 감투를 쓰기 시작하여 문재인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에 와서 감투를 벗어놓은 사람이 정치를 모르면 누가 알겠나?

꼭 정치를 해봐야 정치를 아는 것도 아니다. 5선, 6선, 7선의 화려한 정치 경력을 가진 사람은 대통령을 못 해 보지만 국회의원도 안 해 본 윤석열은 대통령을 하고 초선의 국회의원 문재인도 대통령을 했다. 더민당은 왜 정치를 안 해 본 김은경에게 정당의 혁신위장을 맡겼나? 그리고 우리 생활 전부가 정치이다. 정치가 우리 생활 전반에 속속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 아니 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정상배의 잔꾀나 나쁜 술수를 모를 뿐이다.

금융원 원장이 교체되면 부원장은 모두 사직했다고 하는데 김은경만이 유일하게 사직하지 않고 임기를 다 채우고 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와서 윤석열 밑에서 일한 것이 치욕이라고 말했다. 자기 이익을 위해 치욕을 참아 낼 줄 아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한신의 과하지욕(跨下之辱)은 단 한 번의 치욕이었지만 김은경은 장장 열 달이나 치욕을 견뎌냈다. 그러한데 일시적 비판을 못 견뎌서 정치적 이익인 말실수를 포기하겠나? 말실수를 하면 잃을 것보다 얻을 게 많다고 골백번도 더 계산했을 사람으로 보인다. 그의 말실수는 정밀하게 의도되고 계산된 발언인 것이다. 게다가 치욕을 열 달이나 참아 낸 사람이니 민주당원이 평가할 때 “아. 저 사람 돈 될 물건이다”고 왜 아니 쳐주랴.

그렇다고 하여 그의 말실수를 비판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계획된 의도를 알고 비판하면 정곡을 정확히 찌를 수 있고 효과도 더 커진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