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가운데 ‘도로 남’이란 노래가 있다.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지우고
님이 되어 만난 사람도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님’과 ‘남’, 사랑의 기로(岐路)에서 점(點) 하나 때문에 울고 웃는 것이 인생사(人生事)이듯이 세상사(世上事) 모든 것도 점(點)에서 부터 시작되며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불러오기도 한다.

자유당(自由黨) 시절, 점 하나 때문에 언론계와 정치권에서 일대 소란(騷亂)이 일어난 적이 있다. 당시 모(某) 일간지에서 대통령 관련 기사의 활자를 뽑던 문선공(文選工)이 대통령(大統領)의 큰 대(大)자(字)를 뽑는다는 것이 순간 착각으로 인하여 개 견(犬)자를 문선해서 인쇄가 됐다. 그 결과 ‘이승만 대통령’이 아니라 ‘이승만 견통령(犬統領)’으로 만든 것이다. 점 하나로 인해 해당 신문사가 곤욕을 치룬 것이다.

영욕(榮辱)의 교차점에서 점 하나는 ‘님’도 되고 ‘남’도 되게 만든다. 역사적 사례도 많다. 역사에 기록될 훌륭한 개혁군주(改革君主)가 되거나, 아니면 대통령은커녕 짐승만도 못한 ‘계간군주(鷄姦君主)’가 되거나의 갈림길에서 점 하나는 운명을 갈라놓는 판가름의 잣대가 될 것이다. 그 판가름의 점 하나는 민심(民心)이요, 그 민심은 곧 천심(天心)이 아니겠는가? 국민을 믿게 하거나 불신(不信)하게 하거나 하는 것은 당대를 이끌어 나가는 통치자의 점 하나 같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본다. 통치자의 경우도 양심에 점 하나를 지우면 앙심이 될 수 있다. 마음가짐이 비뚤어져 있으면 국민이 믿지 않을 것이고 마음 씀씀이가 올곧고 바르면 존경과 숭앙(崇仰)의 대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