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랑캐가 전파한 ‘코로나19’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자제 등으로 ‘방콕 생활’이 석 달째 계속되고 있다. 괴질(怪疾)을 이겨내려고 몸부림치는 국민과 의료진, 그리고 마스크 행렬과 기부 행렬 등의 모습은 눈물겹다. 방역 당국 실무 관계자들의 노력도 지쳐가는 듯도 하다. 그러나 대통령과 총리, 장관 등의 질둑 없는 헛소리나 자화자찬이 질병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마음에 대못질을 할 때면 분통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집안에 갇혀 있다 보니 바깥소식은 주로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듣고 보는데, 종편방송 앵커나 패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질병 못지않게 불쾌하고 고통을 줄 때가 많다. 언론의 정도를 벗어나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권력의 편에 서서 궤변을 늘어놓으면 울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다. 특히 종편채널 앵커들의 횡포가 심하다.

MBN의 오후 시사프로그램 ‘이슈 파헤치기’의 담당 앵커 김 모 기자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는 부적격자로 보인다. 오디오, 비디오가 방송 앵커로는 부적격이다. 김 기자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소리지르고 막말하며 소란을 피우듯하는 표정으로 방송을 진행한다. 패널들에게도 거칠게 대한다. 앵커는 냉정해야 한다. 예리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에 분명 확실해야 한다.

3월25일 방송의 경우 성착취 혐의자 조주빈에 대해 “이 인간이…”하면서 방송용어로는 부적절한 표현을 함부로 뱉어냈다. 앵커가 사건 속으로 빠져들거나 방송내용에 함몰돼 냉정을 잃어버리면 그 시사프로그램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한다. 종편채널 프로그램 진행자의 대부분이 방송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패널 선정도 수준 이하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방송에서도 의학 전문가를 제치고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교수가 출연해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은 정말 꼴불견이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는 자기의 사견(私見)이나 지나친 주석(註釋)을 달아 내용을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 편향된 시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해서도 안 된다. 앵커와 리포트를 하는 기자는 구별돼야 한다. 앵커는 감정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언론의 사명이 권력을 감시 감독하는 감시견이란 사실을 망각하고 권력에 부화뇌동해서도 안 된다. 언론사에 노동조합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이익집단인 노동조합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특정 정파의 입장만을 옹호, 대변하는 폐단이 심해졌다. 한국언론의 병폐가 고질병으로 점점 굳어져 가고 있음은 한국언론의 앞날을 생각해서도 불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