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영입은 권력 주변에서 서성거리던 사람을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초야에 묻혀 사는 덕망과 경륜을 쌓은 지도자를 삼고초려하여 모셔 오는 것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니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여야 정당이 앞다투어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했다. 정치 지망생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설치고 있다. 특히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기선을 잡고 인재영입을 발표하고 있다. 새롭고 참신한 사람보다는 민주당 계보에 가까이 서 있었거나 문재인 정부 들어 발탁한 인사들을 내세워 인재영입이라고 내세우는 것은 부적절한 면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은 장애인 등 5명을 인재 영입했다고 자랑하고 있으나 그 가운데 3명은 인재 영입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청년 소방관 출신이라는 오영환은 조국의 아들 스펙쌓기가 학부모들의 관행이었다고 말하는 시대착오적인 인물이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준 육군 예비역대장과 소병철 전 고검장도 그렇다. 김병준은 문재인 정부가 승진 발령한 예비역 장성이고 소병철은 호남 인맥을 타고 역대 정부의 인사 때마다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 후보로 자주 거론된 사람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인데 굳이 인재영입이라고 자랑할 만한 인물들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소병철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광주제일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6년 사법시험 25기로 합격, 검사에 임관됐다. 검찰청 연구관, 법무부 검찰과장, 기획조정실장, 대전지검장, 대구고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소병철은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는 로펌을 택하지 않고 교수의 길을 택한 것으로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소병철이 검찰 고위직을 두루 거친 배경에는 호남인맥을 타고 김대중 정부 때 크게 성장한 것으로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법무장관이었던 김태정 장관의 핵심참모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공안검사들이 좌파 정권에서 된서리를 맞을 때 능력을 발휘해서 공안검사 출신 모(某) 검사를 지방검사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데 힘을 보태 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도 있다.
인재 영입은 관계(官界)나 권력 주변에서 서성거리던 사람을 유인하는 것이 아니라 덕망과 경륜을 갖춘 인사나 각계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셔 오는 것이다. 권력 주변에서 때묻은 사람을 선거 때 급조하여 이용해 먹고 버리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인재 영입이라고 볼 수 없다. 소병철은 "권력을 쫒지 않고 정의를 실천하는 바른 검사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는 한 검찰개혁은 성공하리라고 믿는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소병철은 말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권력의 횡포를 단죄하려는 검찰을 무력화시키려고 칼을 들여대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도 정의로운 비판을 해야 한다.
김병준 예비역 대장도 한미관계 복원 운운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김정은의 핵위협 앞에 놓여 있는 대한민국의 안보 위기에 대해 군인다운 용기와 충성심을 보여 줘야 한다. 권력의 품 안에 안기는 꽃가마를 탈 것이 아니라 기울어져 가는 국가안보를 바로 세우는 데 기여하는 인재영입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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