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이 그동안 부려 온 말장난과 꼼수는 참으로 놀랍다. 마치 김유신 앞에서 변신술로 온갖 재롱을 떨다가 개가 되어 가출해 버렸다는 신라설화 ‘노옹화구(老翁化狗)’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유시민은 아직 ‘노옹(老翁)’ 소리를 들을 만한 나이는 아니다. 한마디로 늙도 젊도 않은 어중간한 나이인데도 놀아나는 변신술의 신출귀몰함이 시공을 뛰어넘어 오늘에 되살아 나는듯하다.

이런 유시민의 꼴불견 재롱과 아부 놀음을 빗대어 어떤 신문은 ‘어용(御用) 지식인’이라 표현하기도 하고 ‘조국 수호’를 외치는 사교집단의 ‘교주’같기도 하다는 지적도 했다. 그러나 유시민은 스스로 ‘정치인’이 아니라 ‘작가’라고 했다가 조국게이트가 터지자 취재 운운하며 기자행세도 하고 다닌다. 기자행세도 하면서 ‘언론조작’의 변신술을 능수능란하게 발휘하고도 있다.

유시민의 언론조작 기술 연출 무대는 유시민의 일인 방송 ‘알릴레오’다. ‘알릴레오’는 모든 것을 제대로 국민에 알리는 ‘알릴레오’가 아니라, 불리한 것은 감추는 ‘감출레오’이기도 하고, 부끄러운 것은 숨기고 나발 부는 ‘숨길레오’이기도 한 변신술의 요술사같기도 하다. 대표적인 묘기가 조국의 부인 정경심이 동양대학교 자신의 연구실에서 모 증권회사 직원 김경록과 함께 컴퓨터 등 수사대상 자료를 몰래 빼내온 것은 “증거인멸이 아니라 증거보전”이라고 헛소리한 것이다. 또 김경록을 자신의 일인 사설(私設) 녹음실로 불러 내 90분간 녹음해 놓고도 조국과 정경심에게 불리한 것은 빼버리고 유리한 것만 골라 20분간으로 편집해서 내보낸 사실이 구체적 언론조작기술 묘기 사례다.

유시민의 언론조작기술 또는 여론조작기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영방송 KBS의 조국게이트 취재팀이 검찰과 내통해서 취재자료를 검찰에 넘겨줬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내가 공영방송 CEO라면 조사할만한 사항”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시민의 이러한 발언이 있자 KBS는 곧바로 “조국게이트를 두 달간이나 취재해온 법조팀 기자들을 취재에서 배제하고 이들의 취재 과정에서 잘못이 없었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의 말 한마디에 놀아난 KBS 사장 양승동 등 경영진은 3개 노조가 반발하고 사회부장이 보직 사퇴를 선언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자 한발 물러서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일개 사인(私人) 유시민의 말 한마디에 국가 공영방송 KBS가 벌벌 떤 꼴이 됐다.

조선총독부 홍보방송의 혈통을 이어받은 후예답다. 아직도 권력 앞에 굽실거리는 KBS의 처지가 처량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유시민이란 자가 어떤 존재인가? 유시민이 스스로 말했듯이 정치인도 아니고 공직자도 아니다. 자기 편리한 대로 떠들어 대고 자기 유리한 대로 헛수작이나 하는 낭인에 불과하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라면서 노무현 무덤 앞에 새겨놓은 ‘노무현 추모의 마음’ 보판(步板)을 짓밟아가면서 으스대는 촌극을 벌이는 자가 유시민이다. 권력자 앞에서 온갖 재롱과 몸짓으로 요설이나 지저귀는 앵무새 행색의 가련한 자가 유시민이다. 유시민은 무엇을 노리고 이런 유치한 언론유희(言論遊戱)로 국민을 농락하고 희롱하는가? 불쌍하고 가소롭기 짝이 없는 ‘피에로’여, 위선과 거짓의 가면(假面)을 벗어 던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