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상파 방송에 노을이 드리우고 종합편성채널(종편채널)이 시청자를 많이 끌어들이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다 보니 종편채널 시사토크쇼에 출연하는 패널의 직업군도 다양하고 발언 수위도 각양각색이다. 권력 남용이나 부정부패, 비리 등에 대해 강하게 질타하는 패널이 있는가 하면 친여 집권세력을 끼고돌며 비호하는 패널도 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권력을 비판하고 잘못 돌아가고 있는 국정 전반에 대해 날카롭게 질타하는 패널에겐 관심과 호응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속 시원하다는 대리만족 같은 것을 느끼게도 된다. 대신 권력을 비호하거나 부정과 비리에 대해 궤변과 억지 주장을 하는 패널에겐 느끼함과 치사함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도 된다.

패널의 직업군 가운데 교수와 변호사들의 출연이 많다.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보자.
TV조선의 시사토크쇼 ‘강적들’에는 주로 4명이 출연한다. 그 가운데 거의 고정출연을 하고 있는 김 모 씨는 억지와 궤변, 막말이 도를 넘었다. 권력에 아부한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충돌에 있어 “일본을 무조건 공격하고 비난해야지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했다.

8월20일 TV조선의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한 김 모 변호사도 집권세력 비호 발언 패널 중의 한 사람이다. 조국 후보 내정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와 부산의학전문대학원의 장학금 문제도 비호했다. 그는 또 문정인 외교안보특보가 주미대사직을 자진 사양한 것에 대해서도 장황하게 개인적 견해를 밝히며 문정인을 아주 좋게 발언했다. 8월22일 채널A의 ‘정치LIVE’에 출연해서도 조국 후보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가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부정입학이라고 보기 어렵다. 근거서류를 잘 살펴봐야 한다. 고려대학에선 입학전형 서류를 5년 보관한다”는, 다른 패널들과는 상이한 주장을 했다.

서울 모 사립대학의 최 모 교수는 8월21일 JTBC의 시사토크쇼 ‘이슈ON’에 출연해서 “조국 후보의 딸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의 논문 제1저자 등재는 책임교수가 선정하는 것이다.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탁했으면 문제다. 책임은 책임저자에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책임교수가 조 모 양의 신분을 ‘한영외고 2학년’으로 밝히지 않고 단국대학 의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허위기재한 것과 박사학위가 없는 고등학생인데도 박사로 허위기재한 사실은 지적하지 않고 “제1저자는 논문작성에 공로가 많은 사람을 등재하면 된다”고만 했다.

대구 어느 사립대학교 김 모 교수는 8월21일 채널A의 ‘정치데스크’에 출연해서 “학자도 아닌 고등학생이 유명 학술지에 어떻게 등재됐는지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정치 공세화하는 측면이 있다. 조국 후보에게도 해명기회를 줘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청문회의 낙마 장관들과도 형평성도 고려해야지 조국 후보만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청문회를 빨리 개최해야 한다. 온 가족, 친인척, 선친의 묘비까지 공개한 것은 무리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열거한 네 명의 패널들은 종편채널에 자주 등장하는 약방 감초 같은 출연자들이다. 다른 패널들과는 달리 친여 집권세력에 대한 편향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패널들이다. 시사토크쇼의 패널들은 주제에 따라 적임자를 찾아내서 그들의 전문적 지식과 견해를 듣는 것이 원칙이다. 고정출연하면서 아무 주제나 전지전능한 것처럼 발언하게 하는 것은 방송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출연자도 자기 전공과 다르면 사양하는 것이 예의다. 요청한다고 해서 아무 주제나 출연하는 것은 주제넘은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