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 가까이 있는 물건이나 사람을 제대로 찾지 못할 때 쓰는 말이 ‘등하불명(燈下不明)’이란 사자성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업은 아이 삼 년 찾는다”는 말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이 바로 ‘등하불명’을 닮았다.

법무부장관 후보로 내정된 조국(曺國)이 법과 제도를 용하게 피해가며 분탕질을 한 의혹이 사례별로 속속 들어나고 있다. 조국 본인은 물론 딸의 각급학교 금수저 입학과 논문 제1저자 등재 등 ‘스팩 쌓기 루트개발’, ‘유급낙제생에 대한 연속 6회 장학금수여’, ‘웅동학원 재단 관련 채권채무 문제’, ‘사모펀드 투자’, ‘부인의 딸에 대한 인턴 만들기 치맛바람’, ‘동생 내외의 위장이혼 의혹’, ‘모친의 부산의대 그림 기증 의혹’ 등은 범죄를 방불케 하고 있다.

조국일가의 이런 의혹은 정의와 평등을 부르짖어 온 ‘위장 가짜 좌파’들의 자존심을 짓밟아 놓았다. 파도파도 끝이 없고, 까도까도 터져 나오는 조국 후보자의 법망 피하기와 도덕적 탈선은 ‘양파조국’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특히 조국의 인기관리사업의 고객(顧客)이었던 2030세대들은 그의 배신적 행동에 대해 격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처럼 염치없고 낯이 두꺼운 조국을 가장 신뢰하는 측근으로 데리고 있었다. 그것도 부족해서 법치의 중심인 법무부장관후보로 내정했다.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문재인은 이렇게 사람을 볼 줄 모르는가? 대통령에게는 아양을 떨어가며 권력의 그늘아래서 호사하고 밖으로는 검찰개혁을 부르짖으며 큰소리치는 불량충신(不良忠臣)을 마치 능력 있는 인재인양 가까이 데리고 있으려는 대통령의 속셈은 과연 어떤 것인가? 인재를 발탁하는 대통령의 눈이 어둡고 귀가 멀어지면 간신배들이 우글거리게 된다. 그 우글거림 속에는 X파리도 있고 X개도 있다. 그들은 도둑 지키는 것은 뒷전이고 고기덩어리 뜯어먹기에 정신을 팔고 있다. 그렇게 해서 서서히 권력은 무너지고 나라는 흔들리게 된다. 어리석은 군주는 국민 탓만하며 허송세월 한다. 대통령의 등하불명, 이것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