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청주변을 기웃거리며 용역비나 받아 챙기고 권력이나 넘겨다 보는 그런 교수를 사람들은 관변교수(官邊敎授)라 부른다. 권력주변에 얼쩡거리다가 한 자리 차지한 뒤에는 권력의 앞잡이나 시키는 대로 놀아 나는 주구(走狗) 노릇을 하는 교수를 가리켜 세상은 어용교수(御用敎授)라고도 한다.

관변교수나 어용교수의 공통점은 곡학아세(曲學阿世)에 있다. 학문을 왜곡하고 권력에 아부하며 부귀영화를 누리는 무리들이다. 그래서 시인 조지훈은 그의 저서 ‘지조론(志操論)’에서 호통쳤다. “창녀는 먹고 살기 위해 몸을 판다는 명분이라도 있지만 이 시대 지식인들은 무엇을 위해 학문을 팔고 지조를 팔며 명예를 파는가?”

오늘 아침 중앙일보에 전 서울대학교 교수이자 이승만 학당교장인 이영훈 교수가 전면광고를 냈다. “조국 교수는 답하라, 조국은 지난 8월 5일자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와 동료연구자의 책 ‘반일종족주의’가 대한민국민주공화국의 정통성과 헌법정신을 부정하고 일본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구역질나는 책’이라고 비난했다. 또 나와 동료 필자들을 부역, 매국노, 친일파라고도 했다. ‘반일종족주의’란 책 어디에 그런 내용이 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조국은 이영훈교수의 저서를 ‘구역질나는 책’이라고 욕설을 퍼부었고 이영훈 교수와 공동집필자를 ‘부역, 매국노, 친일파’로 몰아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에 이영훈교수의 질문과 요구에 답할 의무가 있다. 오랫동안 같은 대학에서 동료교수로 한솥밥을 먹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친 조국이 동료교수를 형편없이 짓밟고 욕한 행위는 교수이기 전에 조국의 인격과 인간성에 대해 의심을 가지게 한다. 조국은 또 서울대학교 법대학생들이 청와대 민정수석직에서 물러난 뒤 복직하자 “조국 교수는 학교로 돌아 오지 말고 정치를 계속하시라”고 권고하자 조국은 “선생은 학생을 비난하지 않는다. 서울대 안에 태극기 부대와 같이 극우사상을 가진 학생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라고 SNS에 글을 올렸다.

제자들을 극우라고 몰아 부친 것은 학생들을 비난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금방 거짓말이 들어 나는데도 조국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처럼 헛소리를 질러 댄다. 조국의 이같은 짓에 대해 하태경의원은 “어떻게 스승이 제자를 극우라고 부를 수 있는가? 자신을 비판하는 학생들을 극우로 매도하는 것은 과거 독재 비판하는 학생들을 종북으로 매도하던 것과 본질적으로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아무리 학생들이 자신을 비난한다고 해도 교수는 넘어서는 안될 선이 있다. 폴리페서는 “캠퍼스를 떠나라고 비판하는 학생들이 어떻게 모두 극우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서울법대 학생들은 “과거 폴리페서를 비판한 조국 교수가 자신에게는 그렇게 관대하냐?”고 물었다. 조국은 또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간 것은 ‘앙가쥬망(Engagement)’이라고 했다. 앙가쥬망의 뜻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서울법대 교수를 했는지에 대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앙가쥬망은 ‘현실참여’란 조국의 주장과는 의미가 멀다. 진정한 앙가쥬망이란 단어는 본래 계약, 구속 약혼 등을 의미한다.

문학에서의 앙가쥬망은 주창자인 프랑스 사상가 ‘장폴 사르트르’에 따르면 “의식존재인 인간은 각자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과거를 초월하고 현재의 자기를 부정함으로써 실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 나간다”고 했다. 창작은 자유를 실현하는 방식이며 산문은 민주주의를 전제로 한다고 주장한 이후 실존주의자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문학이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앙가쥬망은 조국처럼 권력에 빌붙어서 호가호위 하는 것이 아니고 권력과 부정부패에 대해 반대 저항하거나 문학작품을 통해 정치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점을 적극적으로 보여 주는 것을 말한다.

이영훈 교수의 저서 ‘반일종족주의’가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비난한 조국은 논문표절을 비롯한 교수 시절 함부로 읊어 댄 언행은 얼마나 깨끗했는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인사검증도 제대로 하지 못한 무능함에 대해선 어떤 반성을 하고 있는가? 법무부장관이 되고도 페이스북이나 날리며 법대생들 욕이나 하고 있을 것인가?

조국이 욕한 극우세력은 대한민국을 오늘처럼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진 않았다. 번영과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건설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극좌 정권처럼 국력을 이렇게 망가뜨리진 않았다. 뭘 좀 알고나 함부로 씨부렁대는가? 김정은으로부터 “매 맞을 짓 하지 말라”거나 “주제 파악하라”고 협박 받지도 않았다. 사면초가가 아니라 오면초가의 낭떠러지로 대한민국을 전락시킨 장본인들이 헛소리만 왜 하고 있는가? 관변교수, 어용교수가 우글거리는 시궁창의 썩은 냄새에 국민들이 구역질과 구토(口吐)하며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을 문재인 정권은 직시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