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자 피해보상도 중요하지만 핵구름은 우리의 生死와 직결된 절박한 현실문제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님, 요즘 심기가 아주 불편하시죠? 우리 속담에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고 했는데 북핵(北核)에 대한 김정은과의 흥정은 물아래로 흘러 간듯하고 아베와의 싸움은 말리는 사람 하나 없으니 참으로 답답하고 분통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정은은 불난 집에 부채질이나 하고 트럼프는 아베의 기습침공에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만 보고 있으니 고립무원(孤立無援)이란 사자성어가 절로 느껴지지 않습니까?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 피해보상 판결로 촉발된 일본의 한국에 대한 주요 소재 수출규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요? 철없는 참모는 죽창가(竹槍歌)를 들고나와 선동이나 하고, 어느 설쳐대는 국회의원은 의병(義兵)을 일으켜야 할 지경이라며 말썽이나 부리고, 참으로 중구난방(衆口難防)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대한해협을 넘나들며 외교 전선을 현장 지휘해야 할 외교통상부 장관은 머나먼 아프리카로 떠나고, 믿을만한 중재자 미국을 찾아가서 일 좀 하고 돌아오라고 보냈더니 국채보상운동이니, IMF 금 모으기 같은 잠꼬대나 하고 있으니… ‘참 대통령 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르기도 하지요? 시대착오적인 철부지 참모와 군주가 있는 나라는 멸망한다는 경구(警句)가 정말 틀린 말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요?

한국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피해보상 확보 실행에 대해 일본의 대응 보복을 두고 ‘경제보복’ ‘경제전쟁’ ‘경제침략’으로 규정하고 문재인 정부가 일본에 맞서 강경하게 나서는 것 그 자체가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다만 강(强)과 강(强)이 부닥치면 약한 한쪽이 부러지게 된다는 평범한 상식을 우려하는 것일 뿐이지요.

일본과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이 판국에 북한의 김정은은 한·일간의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부채질이나 하고 있고 트럼프는 때가 되면 나서겠다며 딴전이나 부리고 있으니 복장 칠 노릇이지요. 한·일 두 나라 어느 쪽에도 도움이 안 될 경제충돌을 기화로 김정은은 어부지리나 노리며 북한 핵 문제를 물아래로 떠내려 보내고 ‘핵보유 국가’로 등극하려는 엉큼한 책략을 꾸리고 있으니 답답할 손 문재인 정권이 아니겠습니까?

북핵 문제를 둘러싼 외교전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중재자도 아니요, 운전자도 아닌 왕따 당한 처지가 된 것 같으니 국민들은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G20 오사카 회의에선 주최국 일본으로부터 따돌림받고 판문점에선 트럼프와 김정은의 직거래에 뒤로 밀려나고, 이러한 형국에서 아베와의 일전불사(一戰不辭)도 마다하지 않으니 참으로 그 기백이 가상할 따름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한·일 경제충돌문제가 연일 언론의 관심사가 되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강제징용자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도 중요하지만 한반도 하늘을 뒤덮을 공포의 핵구름은 우리의 생사(生死)와 국가의 존망지추((存亡之秋)와 직결된 절박한 현실문제 아닙니까? 경중(輕重)을 따지고 우선(優先)을 따져서 시급한 것부터 해결하는 것이 일의 순서가 아닙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가 이명박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문 대통령의 권력 영향권은 일본 열도에까지 미치지 않는 국내용이란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적폐청산의 이름 아래 ‘사법농단’과 ‘사법거래’ ‘국정농단’으로 몰아붙이는 위장된 법치(法治)는 아베에겐 통용되지 않습니다. G3의 일본과 G13의 한국이 맞붙으면 어떻게 될까요?

북핵 문제 외교에 있어 김정은은 성공의 길로 가고 있는 듯하고, 문재인은 낭패(狼狽)의 길로 가고 있는 듯한 우려가 팽배합니다. 김정은은 시진핑과 푸틴과 손잡고 동맹을 과시하고 트럼프와도 직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가요? 동맹국인 일본과 실익 없는 싸움하며 사이가 벌어지고 있고 미국과도 탄탄대로의 동맹 관계에 틈이 벌어진 듯한 우려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일 두 나라에 모두 득이 되지 않을 경제충돌은 누가 나서든 현명한 방법으로 해결돼야 합니다. 일본과 한국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요,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역사상의 앙숙이요, 이웃 나라입니다. 원수요, 선린(善隣)입니다.

문재인 정권의 말깨나 하는 사람들이 국민과 야당을 향해 내뱉은 수준 낮은 추한 언행을 소개합니다.

“토착왜구(土着倭寇)”
“나베(나경원 원내대표를 비하하면서 나경원+아베)”
“경제침략”
“죽창가(竹槍歌)”
“신친일파”
“일본경제보복에 대해 연구하겠다”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
“매국이냐, 애국이냐”
“일본금융기관이 돈 빼가도 빌려 올 곳 많다”
“강경화 장관은 외교관 영어실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등

일본과 한판 붙어보자는 이 판국에 문재인 정권의 장·차관과 국회의원,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이 경솔하고 막말 수준의 난폭·저급한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품격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가 잘못해놓고 국민과 야당을 보며 정부 편들지 않는다고 시비 거는 것은 참으로 웃기는 책임전가입니다. 정구죽천(丁口竹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