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드디어 초조하고 불안해하며 안달이나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조국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학농민혁명을 지지, 찬양하는 내용의 노래 ‘죽창가(竹槍歌)’를 소개했다. 모 지상파 방송의 드라마 ‘녹두꽃’에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반겼다. 조국 수석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불교방송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서 “우리가 고민하지 않고 노래나 부르고 페북질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공감은 가지만 전략가들이 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 지금은 전략가가 필요하다. 아주 냉철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오늘의 한.일간 경제충돌은 전략가의 입장에서 보고 싶은데 지금 패권전략, 미·중간 무역분쟁, 이건 한국의 재앙임으로 지금 우리 생존에 어떤 중대한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해 반일(反日)감정을 내세워 대응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란 지적으로 보인다. 조국 수석의 페북 선동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라 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로 호남인들과 함께 왜적들을 물리쳤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일감정을 부추기거나 과거 국채보상운동, IMF 때의 금모으기 같은 소극적이고 시대착오적 행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란 지적을 하고 있다. 외교관계를 통한 타결이 먼저란 지적이다. 동학농민 혁명은 ‘반봉건타도를 위한 체제 개혁 운동’이란 주장이 있는가 하면 ‘수령과 탐관오리들의 농민착취·보부상들의 행패 등에 대한 시정을 촉구한 민란’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어쨌든 조국 수석이 동학농민혁명에서 나타난 적대적 분노의 깃발을 노래한 ‘죽창가’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은 반일감정을 선동하려는 저의를 의심받게 하고 있다. 당당한 외교관계와 적극적인 대응의 마련 없이 시대착오적인 선동술책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조국 수석이 동학의 상징인 ‘녹두꽃’의 배경음악으로 깔린 선동음악 ‘죽창가’를 페북에 올린 것은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그의 초조하고 불안한 심사를 드러낸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조국 수석은 성급했다. 동학농민들이 일어나야 할 정도로 그때의 시대상황과 오늘의 문재인 정부의 시대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죽창가’를 굳이 들고 나와 우리국민이 나서서 일본을 무찌르도록 하게 하는 적개심을 기대한다는 것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민정수석이 해서는 안될 무모한 짓이다. 오늘의 문재인 정부는 동학농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할 정도로 부패하고 국민을 착취하는 관리들이 많다고 스스로 인정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동학농민운동에 참여한 일부 인사들이 ‘일진회’와 한때 손잡았던 오점(汚點)도 있다. ‘일진회’ 회장이었던 이용구는 ‘을사늑약 5적’의 하나인 송병준에 매수돼 한일합방에 협조한 인물이다. 1894년 전북일대에서 일어난 당시의 동학농민봉기는 안으로는 갑오경장과 밖으로는 청·일전쟁의 시발점이 됐고 일본·청·러시아 등 외세를 불러들이는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조국수석은 ‘죽창가’에 대한 어설픈 미련과 오해를 버려야 한다. 지금 전개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섣불리 ‘죽창가’를 노래 불러대서는 안 된다. 조국 수석이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하면 산업자원부가 ‘엠바고’를 걸어놓은 보도자료를 7시간이나 앞당겨 자신의 페이스북에다 날려보내고 있을까? 안달이 나고 초조하다고 해서 날뛰는 것은 아주 위험한 짓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장관으로 가는 길은 점점 더 멀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