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해서는 치사하고 아니꼬울 정도로 비굴하면서 국민들에게는 큰소리나 치는 이중적 태도가 문재인 정권의 실상인가?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27일자 자신 명의의 담화에서 조·미 관계를 중재하는 듯이 여론화하면서 몸값을 올려 보려 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에게도 한 마디 하고싶다며 "조·미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조·미 관계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 관계에 기초하여 나가고 있다"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조·미 사이에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고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하게 되는 것인 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라고 강조했다.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도 그 무슨 다양한 교류와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 "남조선 당국은 제 집의 일이나 똑바로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

남북 접촉에 나섰던 청와대와 정부의 대북라인에 대해 빈정거린 셈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에게 말해온 북한 관련 사실은 모두 거짓말이 된다. 한 마디로 북한과 미국이 직거래하거나 중국을 활용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을 통한 미국과 북한의 중재요청 따위는 필요없다는 경고나 다름없다. 북한은 이번뿐만이 아니라 이미 '오지랖 넓은 주제' 등 문재인 정부를 조롱하는 발언을 수 차례나 했다.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와 정부는 구걸하거나 짝사랑하듯 치사할 정도의 아부성 발언을 하고 있다.

북한이 싫다는데도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저자세 간청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빈정대고 수모를 주어도 북한의 그 소리가 자장가처럼 달콤하게만 들린다는 말인가?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비굴하고 추하고 지저분할 수가 있단 말인가? 무슨 약점이 그렇게 많기에 1억 달러어치의 식량을 무상지원하고 금강산관광 개방을 꺼내며 추파를 던지고 있는가. 삼척항에 입항한 북한 목선에 대한 허위조작 보고와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동승자 4명 가운데 2명을 그대로 돌려보낸 대국민 사기극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한 노이로제란 말인가?

이쯤 되면 관계자가 할복자살할 정도의 참상이 아닌가? 비참한 수모와 자존심 상할 정도가 아닌가? 문재인 정부는 계속 이렇게 하고 있을 것인가?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북한에 대해서는 치사하고 아니꼬울 정도로 비굴하면서 국민들에게는 큰소리나 치는 이중적 태도가 문재인 정권의 실상인가?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꼴불견을 보면서 조선일보 박정훈 논설실장은 "문 대통령은 고종의 길을 가려 하는가?" 하고 물었다. "오늘의 시국은 구한말같은 난세이고 나라 밖은 정글판인데 내부에 적을 만들어 우리끼리 지지고 볶고 편협한 리더십이 성공할 수 없다"고 꾸짖었다.

구한말 국가 통치자였던 고종은 어떤 짓을 했던가? 고종은 첫째 강대국의 역학관계를 잘못 읽고 치명적 판단미스를 했다. 둘째 힘이 있어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실력주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셋째 차지한 권력을 지키려 인적 역량을 제거하는 자해극을 벌였다. 고종은 이렇게 해서 국권을 빼앗기고 망국의 길로 들어갔다. 가장 큰 매국노가 바로 고종 자신이었다. 나라를 빼앗기고 팔아먹고 나서 왕족들만 일본으로부터 작위나 받고 호의호식한 아주 나쁜 군주의 모델이 되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녕 고종의 길을 가려고 하는가? 박정훈 논설실장은 묻고 있다. 문재인은 대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