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산불 피해현장인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현지를 찾아갔을 때 산불피해 이재민들이 대통령에게 던진 핀잔의 목소리는 “대통령이 뭐하고 있는겨?” “국민이 있어야 대통령도 있잖소”였다.

문 대통령은 미국에 이어 중앙아시아 3국 순방 등 숨 가쁘게 열심히 돌아다니는데, 정작 산불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강원도 주민들은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다며 핀잔을 줬다고 보도됐다. 매일경제신문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지주민 A 씨는 “딸이 지어 준 집인데 13년 만에 벼락을 맞았다. 팔십 노인이 거리에 나앉게 되었다. 밖에서 죽지 않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이 있어야 대통령도 있잖소? 대통령이 뭐 하는 겨?”라고 원망을 늘어놓았다.

B 씨는 “평생 해군 잠수함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집 하나 남겨 주고 5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하루아침에 아무것도 없게 됐다”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주민들의 핀잔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최대한 복구하겠다”며 “복구될 때까지 버텨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방문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 미국에 왜 갔습니까?”라는 질문을 국민으로부터 받은 바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 방문 때는 카자흐스탄 정부가 주기로 했던 훈장 수여를 갑자기 취소하는 외교 결례의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외국에 나가서는 외교 망신, 강원도에 가서는 “국민이 있어야 대통령도 있잖소”하는 핀잔이나 받고 오는 ‘대통령의 행차(行次)’가 체면(體面)이 말이 아니다. 긴급수혈(緊急輸血)이 필요한 응급환자에게 막연히 버텨 달라고만 당부하는 대통령의 말이 이재민에겐 허공에 날려 보내는 한낱 메아리로 느껴지지 않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