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여성들의 슬픈 스페인 行!
베네수엘라 여성들의 슬픈 스페인 行!
경제 파탄 때문에 생계가 어려워 베네수엘라를 탈출해 스페인에서 매춘업에 종사하는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22세의 루시아는 스페인 남부 말라가 지역의 유명 관광지 "태양의 해변 (코스타 델 솔)"에서 영국인, 독일인, 프랑스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몸을 팔고 있다. 루시아는 마라카이에서 간호학과에 다니던 여대생이었다.
베네수엘라에서 탈출해온 사람들은 외국땅에서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돈이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팔고 있다. 내다 팔 물건조차 없는 이들은 휴지조각이 된 된 자국 화폐로 만든 공예품과 몸, 머리카락, 하물며 모유까지 젖이 모자라는 산모에게 팔고 있다고 한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변호사나, 경찰, 교사 같은 번듯한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까지 생계를 위해 고국을 탈출해 남미는 물론 미국, 스페인 등지로 따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3월 10일, 베네수엘라에는 나라 전체가 나흘째 블랙아웃(Black out)에 빠져 있다. 지난 7일 오후부터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25개 주 가운데 24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해 아직도 복구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수도 카라카스에는 지하철 운항이 중단되고 신호등마저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도로에는 차들이 뒤엉켜 옴직이지 못하고 잇다. 공장, 학교는 문을 닫았고 가정의 냉장고 식품까지 상해서 못 먹게 되어 비상식량을 구해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무선통신 네트워크도 96%나 먹통이 됐다. 베네수엘라 총 인구 3277만 명 가운데 340만 명이 외국으로 탈출했다고 한다.
대를 이어 집권한 차베스와 마두로 좌파 정권은 국영석유 기업에서 전문가들을 내쫓고 측근과 군부 인사들을 요직에 앉혔다. 비전문가들이 장기간 운영을 맡다보니 국영 석유 기업은 생산이 크게 떨어지고 생산한 원유조차 제대로 정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마두로 정권은 이번 정전 사태가 "미국의 사이버 공격과 야권의 사보타주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보다 훨씬 더 잘 살았다. 두 나라 다 산유국으로 석탄, 철광석, 아연 등 광물자원도 풍부한 나라였다. 그런데 지금은 정반대가 됐다.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난민들이 콜롬비아로 넘어가고 있다. 국가 지도자와 체제를 잘못 선택하면 어던 결과를 초래하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고로 나라가 망하면 제일 먼저 무너지는 게 여성의 정조다. 가까운 일본이 그랬고 1990년대에 붕괴된 러시아가 그랬다. 태평양 전쟁 중에는 영미 귀축(鬼畜)이라고 짐승 취급하던 미국 병사를 패전으로 전쟁이 끝나자 일본 여성들이 손님으로 받아들였다.
나라에서 공평하게 의식주를 공급하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매춘부가 없다. 발각되면 잡혀간다. 그러나 1990년대 공산주의가 몰락하자 러시아, 우크라이나에서는 공장이 정지되고 배급이 끊어지자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돈 될 만한 물건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굼(백화점)을 에워싸고 거리 시장이 열렸다. 어린 아이가 셋이나 되는 어느 어머니는 제 손으로 아이들을 목졸라 죽이고 경찰에 자수를 했다. "게라쿨레스(보리죽)도 못 먹여 굶어 죽이느니 차라리 내 손으로 죽이고 세상에 알리고 싶어 그랬다."라고 실토했다. 내다 팔 물건조차 없는 여인에게 남은 건 몸뚱이밖에 없었다.
1992년, 내가 타던 배가 바나나를 싣고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그 항에 입항했다. 낮에만 하역작업을 하는 바람에 열흘이나 정박하게 되었다. 날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면 마피아 행동대원들이 배에 올라왔다. 공짜로 밥을 얻어먹고 선원들을 부추겼다.
"멀리 상트 페트르부르그까지 와서 태극기도 한번 안 꽂아보고 그냥 갈 거냐? 파트너는 얼마든지 있다. 매춘부 아니다. 전부 직장에 다니는 아가씨들이다. 그런데 월급도 못받고 배급도 안 나오니 굶어죽을 판이다. 월급을 준다고 해도 물가가 열 배, 백 배로 올라 그 돈 가지고 먹고 살 수도 없다. 그러니 우짜겄노. 몸이라도 팔아야지. 그래도 우리가 소개하는 아가씨들은 운이 좋은 편이다. 하도 경쟁자가 많아서…"
마피아 행동대원들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까지 얻어서 공공연하게 영업을 했다. 아무도 그들의 조직을 건드릴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선원들은 꽁공 아껴두었던 달러를 복은 콩 집어먹듯 한 움큼 한 움큼 다 집어먹고 말았다. 아침을 연유 커피 한 잔으로 때우는 청순한 아가씨들에게 정이 들어 라면도 갖다 주고 하다가 나중에는 세수비누까지 선물을 하고 출항할 때는 눈물로 작별을 했다.
그 무렵 러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고려인 2세 빅토르 최가 불렀던 노래가 <페레스트로이카>의 원동력이 되었다고들 한다. 빅토르 최는 인기 록그룹 '키노'의 리더였다. 그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병사들의 구두코엔 먼지만 쌓이고
공장의 기계는 녹슬기만 한다.
호밀빵 배급소 대기 줄은 길어만 가고
노동자의 허리는 줄어만 간다.
이대로는 싫다 이대로는 싫다.
우리는 원한다, 변화된 내일을!"
나라가 망하면 제일 먼저 무너지는 것
- 대서양의 민들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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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3-12, 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