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지인(知人)의 아들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국회파견 판사에게 죄명(罪名)을 변경해 달라는 청탁을 한 사실이 밝혀져 말이 많다. 서영교 의원은 지인의 아들이 '강제추행 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자 죄명을 '공연음란죄'로 변경해줄 것을 판사에게 청탁했다는 것이다. 서영교 의원은 지인 아들의 억울한 사연을 판사에게 전달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서영교 의원의 이같은 청탁 사실은 임종현 전 대법원 행정처 차장의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여론화되자 검찰은 서 의원의 청탁 행위를 문제삼을 만한 법조항이 없어 처벌이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서 의원이 판사에게 한 행위는 억울한 사연의 전달이든 죄명변경 청탁이든 간에 '변호사법 위반'과 세칭 '김영란법' 위반이 될 수도 있고 '재판업무 방해' 혐의도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재판거래'란 용어는 법률용어가 아니다. 검찰이 사법부의 이른바 '적폐청산'을 위해 만들어 낸 신조어(新造語)일 뿐이다. 검찰이 재판거래란 용어를 들고 나오자 사법부는 재판거래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사법부 모욕의 대명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재판거래라는 명분 아래 임종헌 대법원 행정처 전 차장을 구속한 데 이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원 행정처장 출신의 전직 대법관들을 단두대에 올리기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거나 청구준비중에 있다. 검찰과 사법부의 진검 승부가 어떻게 귀결될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검찰이 권력의 시녀라는 누명에서 헤어나느냐? 사법부가 자존심을 지키느냐? 초미의 관심사다.

검찰의 입장대로 재판을 두고 뒷거래가 있었고 그것이 죄가 된다면 서영교 의원의 경우도 '억울한 사연전달'이거나 '죄명변경' 청탁이거나 간에 재판거래란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주장도 있다. 검찰이 판사들을 길들이기 위해 만들어 낸 신조어(新造語)가 민주당 서영교 의원에게 올가미가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그래서 인간지사 새옹지마라 했던가?